성가대 좌석 위치에 관한 작은 연구
성가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훌륭하고 새로운 분들이 이 게시판에 속속 데뷔하시는 것을 보고 기뻐합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교육, 뭐하나 속 시원한 게 없는데(신문을 보니 한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이 성가게시판은 그래도 순수하고 생산적이라서 위안이 되고 공부도 됩니다.
제가 이래저래 오십 여 성당을 순례하고 다니며 성가대석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오래된 성당일수록 천편일률적이다 싶을 정도로 성가대석은 제대 맞은편(대개 입구)
2층에 위치합니다. 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2층이 성가대원 입장에서는 좋습니다.
주위 신자 신경 안써도 되고 편안한 자세도 취할 수 있고....소리도 잘 나가지요.
그런데 교회문헌 (전례헌장, 1963년)을 잘 읽어 보면 성음악 다음에 성미술 항목이
있습니다. 건축도 미술분야에 포함되어 있는데 성가대의 위치에 대한 규정이 있어요.
즉 제대와 신자석 중간입니다.[이 헌장은 보통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십 수명의 주교님과 수 십명의 전문가들이 만들고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입니다]
앞자리가 좋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최적 위치를 그렇게 정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한 이유중에 하나는 지휘자가 성가대와 회중을 동시에 지휘할 수 있고 영성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2층에서 내려와 1층 앞자리에서 성가대를 지휘해 본 분들은 아주 불편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신자들이 미사 중심인 제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자꾸 성가대원을 쳐다본다고 해요. 성가대원도 얌전히 앉아 있어야하고.....서로 분심이 생긴다고 합니다.
[개신교 에서도 연단과 신자석 중간에 성가대를 둔 곳이 대부분인데
혼기 맞은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며느리깜, 사위깜을 고르느라 성가대석을 보고 찬송하는 일이 많다고 실토합니다. 개신교는 우수한 처녀, 총각을 최우선적으로 성가대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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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유럽 큰 성당을 보면 대개 2층 뒤에 있는데 발코니 처럼 2층 좌 우에 위치한 곳도 있기는 합니다.
1.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교회에서 정한 위치에 성가대석을 설치한 곳은 어디일까요?
이미 미사 참례기에 다 올린바 있습니다만 기억이 안나실겁니다.
[이하 제가 순례한 성당 중에서 비교입니다. 더 좋은 답을 알고 계시면 충고해 주십시요]
서울 신수동성당( 백남용신부님 재임시 신축)은 1층 우측에 있고요, 혜화동은
1층 좌측에 있습니다. 서울 동작성당도 구조는 그렇게 되어 있지 않은데 1층 좌측으로 내려와서 성가를 부릅니다. 청주 내곡 2동 성당은 아예 제대 옆(날개)에 위치합니다.
분당 요한 성당은 국내 최대의 첨단 성당인데 2층 좌측에 있습니다.
파이프오르간의 파이프도 제대 좌우에 설치되어 있지요.
2.가장 좁은 성가대석은 어딜까요?
전주 전동성당입니다. 장정 18명이 못 앉을겁니다.오래 전에 가 보았지만
서울 중림(약현) 성당의 2층 성가대석도 매우 좁지요
3.가장 좌석이 불편한 곳은 ?
서울 명동 대성당입니다. 조금만 앉아 있어도 오금이 저려요. 유치원 학생의
북박이 의자 높이처럼 한 뼘 밖에 안 됩니다. 숙녀 정장 차림으로는 매우
곤란할 겁니다. 인체공학적으로 보면 이해가 안가지요....
4.가장 넓은 성당은?
많습니다. 경기도 일산 백석 성당과 제주 중앙성당 등 ...
5.천장이 낮은 곳은?
안동 목성동 성당입니다. 키큰 지휘자는 머리가 닿을 겁니다.
6.공명이 좋은 성당은?
서울 잠원동 성당과 명동 대성당, 그리고 목5동 성당 등입니다.
7.성가대가 3층에 있는 곳은?
안양 인덕원 성당입니다. 매우 높겠지요?
8.나선형 계단을 빙빙 돌아 올라가는 곳은?
서울 명동대성당과 대구 계산동, 전주 전동 성당 등(좁아서 일방통행)은
옛날식이고 춘천 죽림동 성당은 현대식 계단입니다.
9.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성가대석은?
인천 답동성당, 전주 전동성당 등
10.왜관(베네딕도)수도원은 어떨까요?
제대 옆에 미니 파이프오르간이 있고 성가대가 따로 있습니다.제대와 신자석 사이에 아주 넓게 가대(chorus)가 양편으로 나뉘어 아주 넓게 배치되어서 수사님들이 3열 횡대로 자리하여 마주보고 노래를 부릅니다.
11.수녀원은 어떨까요? 대개 2층에 있는데 샬트르 수녀원 본원(서울, 명동)에 가 보니 지휘자인 반주자만 2층으로 올라가고 성가대(수련 수녀 전체)는 중앙 앞자리에서 노래합니다. 워낙 훈련이 잘 되어서 지휘자가 없어도 오르간 소리만 듣고 다성음악도 잘- 부르지요. 이런게 진짜 아닐까요?
12.신학교 대성당은 어떨까요?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서울 혜화동)에는 일반 본당과 같이 2층에 성가대가 있습니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성가대원 모두가 남자(신학대학생)란 점이죠..좀 싱겁지요?
13.참고로 성공회 서울대성당은 성가대석이 제대 뒤에서 두 패가 마주보고 있지요. 특이합니다.
우리처럼 2층에 작은 발코니가 있긴 한데 특별한 때만 몇 명 올라간다고 합니다.
(전례성가 자료실:chant.catholic.or.kr에 가시면 참례기를 모아둔게 있습니다)
14.이스라엘의 텔아비브(야파)에 있는 성 안토니 성당에 가 보니 성가대가 회중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성음악 훈령에서 권유하는 방법은 아니지요.
우리는 2층 성가대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교구에서 앞으로는 성당
신축시 1층에 설치할 본당이 늘어날 추세라고 저는 봅니다. 2층에서 잘 부르면 천상의
소리처럼 들리는데... 그런 맛은 기대하기 어려울 상황이 오겠지요.
오르간의 위치와 스피커의 위치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음향과는 벽을 쌓고 오르간과 스피커를 설치한 곳에서 어렵게 수고
하시는 성가 가족 여러분 들께 격려 말씀 드립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