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월 13일....주님이 죽으심으로써....인류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서양에서는 13일의 금요일을 매우 조신하며 지낸답니다.
오늘은 서울 세종로 성당에서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에 참례했습니다.
세종로 성당은 서울 한 복판, 광화문(사직 공원 앞)에 있고 청와대가 가까워서
가끔 김대통령이 미사참례 하기도 한답니다.
더욱이 제가 혈기왕성하던 해군 장교시절에 이 성당에서 약 1년간 청년성가대
지휘자였기에 감회가 있습니다. 약 16년 만에 와 본 셈입니다.
그 때는 청년성가대가 주력이라서 교중미사에 봉사했지요......지금은 저녁
미사를 맡았고 오늘 예절을 할애 받은 모양입니다.
당시 주임신부님은, 지금은 은퇴하신 최익철 신부님입니다(우표수집가로도
유명했지요."오늘의 미사" 책에 나오는 진귀한 우표가 최신부님 소장품일겁니다).
본당은 1945년에 설립되었고 신자 수 약 3,500명 정도의 아담한 규모이지요.
이 성당은 좌석 약 400석(2층 성가대석 약 40석 포함)으로 크지는 않습니다.
천장도 낮아서 키 큰 지휘자는 머리가 닿을 듯 한 높이이고 본당의 체적(볼룸)이
작아서 성가대가 작게 노래해도 잘- 들립니다. 제대 벽면과 바닥이 돌이라 더욱
그런 듯...합니다.예전엔 매우 큰 성당으로 보았는데 작아졌을리는 만무하고 제가
큰 성당을 많이 돌아다녀봐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가 봅니다..
(마치 고향에 가 보면 커 보이던 뒷산이 저렇게 작은 동산이었나...하듯이)
본론에 들어갑니다.
예식은 저녁 9시부터이다. 2층 성가대석을 올려다 보니, 어라?
옛날에 대학 1년생이던 테너 단원이 지휘자가 되어있다. 기특한 일이다.
청년성가대는 여성 약 20명에 남성 10명 정도로 괜찮은 규모이다.
단복도 전례시기에 맞는 자녹색의 어두운 색상이다.
오늘은 미사가 아니므로 입당송, 미사곡 등 없이 바로 복음 후 화답송으로 들어간다.
오르간이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퉁-) 첫음을 주고 합창이 시작된다.
독송부분은 남성 전체가 부드럽게 제창하는 데 듣기좋다.
십자가 경배때 비탄의노래(상지원 출판사 가톨릭 합창곡)가 나오는데 합창과
남성 제창(원래는 바리톤 독창)이 받고 "하기오스 데오스" 부분이 절정(f)이다.
화성은 좋은데 템포가 빨라져서 오늘의 전례분위기와 좀 안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 이어서 제창성가 118번을 부르고 성가대가 찬미가
(성실하다 십자나무...)를 잘-불렀다.
주님의 기도는 성가책 388번(최병철 곡)을 제창하는데 반주가 없다보니
성가대와 신자 사이에 약간의 첫 박 불일치가 있었다.
그래도 다른 본당에 비하여 음정이 정확하다. 성가수준이 높은 성당들도 이 노래를
정확히 부르는 곳이 거의 없는데 세종로 성당은 신자들도 거의 정확하다.
장년성가대와 청년성가대가 올바로 이끌어주고 보급했다는 반증도 된다.
성체성가는 평이한 곡으로 153번, 175번, 506번을 제창하고 특송을 불렀다.
506번, 사랑으로 오신 주...는 남녀 2성부 성가로 화성 진행이 쉽고 좋은 곡이다.
오늘 신자 수가 많아( 좌석이 꽉 차고 서있는 신자도 있었음) 영성체 행렬이
긴 편이었다.
특송은 Non mea, sed tua...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주제인데
생활성가팀인 "이노주사"를 이끄는 현정수 신부의 우리말 작곡/작사 이다.
성가대는 열창을 했는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단원 수가 많고 성당의 볼룸이
작아서 청년들이 성량을 조금만 키워도 매우 크게들린다.(목욕탕 효과가 난다)
즉 성가대원들이 2층에서 노래부르며 듣는 성량과 주례사제가 제대에서 듣는
성량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고향같은 본당에서 후배들과 함께한 성금요일 예식이 더욱 거룩하게 느껴졌다.
성가 가족 여러분! 내일 주님 부활을 증거하고 알렐루야를 맘껏 부릅시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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