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와 음악의 싸움?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07 조회수2,130 추천수9

더위도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요즘...방학중인 성가대는... 없는지요?

...성가대의 방학과 성가대원의 휴가는 다릅니다만....

 

제가 근 2년동안 광야에서 홀로 외치듯이 전례성가의 선곡, 성가대원 특히 지휘자의 단복(예복, 또는 까운)

착용문제, 미사 전 신자들에 대한 성가교육 방법, 이문근 신부 곡 미사곡을 엉터리로 부르는 실태(성가대/회중), 오르간 연주 방법 등...쓴 소리를 많이 했는데 아직도 이런 성가게시판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성가 봉사자들이 많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예술이 종교를 필요로 하는가? 종교가 예술을 필요로 하는가?

매우 철학적인 문제인 듯 하지만 음악이라는 예술분야를 볼 때 교회 역사나 음악 역사는 상호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개신교는 음악을 선교 도구로 활용하여 코랄이라는 회중 제창을 먼저 시작하였고 또 성공하기도 했지요.특히 한국에서...그러나 예술이라는 분야나 음악이라는 세분된 분야는 종교의 보호를 받아 발전했지만 그 목적은 종교로 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전례와 음악....] 어떤 관계일까요?  이론은 아주 쉽지만 실제 미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미 1900년대 초 교황 비오 10세, 11세, 12세께서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음악은  전례의 종, 전례에 봉사하는 좋은 종, 시녀....그런 획을 분명히 그으셨습니다. 제2차 바티간 공의회 문헌(전례헌장 등)도 같은 맥락입니다.

 

어렸을 때 많은 질문을 받고 자랐습니다. 어른 들이 놀리느라고 " 얘야, 니네 아빠와 엄마가 싸우면 누가 이기니?"

요즘은 엄마가 이기는 집도 있습니다만 60년대에는 100% 아빠가 이겼지요( 그게 뭐 자랑이겠습니까?)

아빠가 물리적인 힘이 세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권위가 중요해서가 아닐까...합니다만..

 

전례는 산 위에서 부터 바다까지 널려있는 바위, 돌, 자갈, 모래와도 같습니다. 절차가 신비롭고 의미있는 동작, 시간 흐름,

침묵 등이 많습니다. 이에 봉사하는 음악은 흐르는 물과 같이 바위와 부딛치지 않고 허리를 감싸고 흘러가며 돌을 지나 바다로 갑니다. 촉촉한 물이 생명체를 살게하여 물고기와 수초가 공존하는것과 비슷합니다. 노래가 풍성한 미사는 그만큼 주님 찬미노래가 많은 것이고 신자들도 무의식 중에 성화 되지요.  

 

미사는 주일 교중미사를 기준으로 할 때 대개 입당송(시작성가)부터 퇴장성가에 이르기 까지 약 1시간이 걸립니다.

가장 큰 시간변수는 강론이지요. 미사 중 음악으로 진행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신적이 있는지요?

전례학을 원용하여 노래미사(창미사)로 하면 약 35분-40분 걸립니다. 즉 제1독서, 제2독서,복음, 그리고 강론 이외에는 모두 노래로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창미사는 주일에 한 번만 해야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 독서들도 낭송이라고 하여 크게 읽 듯 노래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강론"을 빼곤 모두 노래로 지내는 미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상형이고요, 실제 서울대교구의 큰 성당(성가대가 활발하고 주례사제가 전례음악에 관심이 많은 경우)은

약 30분 정도 가 되고 노래 부르는 시간이 적어질 수록 좀... 건조한 미사가 됩니다. 제 표현이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 협회 지도신부님이신 박대종 신부(대구 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 교수/성 베네딕도 수도원 소속 수사신부)님의 성음악 미사는 그레고리오 성가 위주로 거의 완전한 창미사를 하고도 50분이 넘지 않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주례자인 제사장은 전례의 총 책임자이고 주례자 이외의 전례를 맡은 이(전례지기)는 모든 전례와 전례음악을 지휘 감독합니다.

가끔 지휘자나 오르가니스트가 음악 이론적으로 "그리하면 안됩니다..." 하고 이의 제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전례지기가 음악 이론을 모르고 틀린것이라면, 겸허히 수용하고 시정하면 ...보기에 아름답지요.(이 때 "뭬요?" 하고 나오면 지휘자는 도망가는게 상책? 입니다. 맞서봐야 모양새만 구깁니다. 나중에 단단히 일러주기로 하고...일단 후퇴..

제대앞에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야 없지 않습니까?).

 

문제는 전례지기(큰 행사때 보좌신부나 전례위원장)이 음악을 잘 아는 사람인 경우에, 부득이 음악이론을 틀리게 해석하거나 악보를 무시하고 조기 종결하고자 했을 경우에는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것이므로 이에 따라야 하는것 입니다.

예를 들면 분명히 da capo 에서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종지 표시에서 끝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끝내라는 경우가 비근한

예 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성가대가 한창 특송을 연주하는 데 " 어이! 성가대 , 노래 그만..." 한다거나 환호노래를 위한

오르간 음이 나왔는데도 해설자가 말로 시작해 버리면....성가대원을 비롯하여 모든이를 더 덥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전례와 음악의 싸움]이란 존재해서는 안되는 명제입니다.

[전례와 음악의 조화]가 되어야 합니다.  

전례지기는 전례음악을 알아야 하고 반대로 전례음악 봉사자, 특히 지휘자는 전례를 알아야 하는 소이입니다.

 

오늘이 입춘이니 곧 가을이 오겠지요? 가을엔 무엇을 하시렵니까?

전례관련 책도 좀 읽고 교회 음악회도 부지런히 다니시기 권 합니다.

 

휴가철이라 성가게시판이 썰렁하여 평소에 느낀것을 써 보았습니다. 샬롬!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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