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돌 : ‘노들’의 옛말, 조찰히 : ‘깨끗이’ '거룩히'<추정>
신부님께서 순교하시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참수를 당하신 ‘새남터’는 새나무터가 줄여진 이름으로 ‘새’는 억새를 나타냅니다. 억새와 나무가 많은 땅이라는 뜻이며 한강을 사이로 지금의 노량진인 노들나루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새남터에서 노들섬까지는 백사장으로 이어져 걸어서도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조찰’이란 표현은 현재 사전에 ‘照察-사정이나 형편 따위를 비추어 보아 잘잘못을 살핌’이란 뜻이 남아 있는데 그렇게 해석하기에는 어색하고, 근대시에서 ‘깨끗하다’는 의미로 사용된 예가 많습니다.
최민순신부님께서 정지용 시인과 같이 활동한 적이 있는데, 정지용의 시에 ‘조찰하다’는 표현이 몇 군데 등장합니다. <백록담>이란 시에서는 ‘백록담 조찰한 물을 그리여’, <온정>이란 시에서는 ‘조찰한 벼개로 그대 예시니’, 그리고 무엇보다도 <승리자 김안드레아>라는 시에서는 세차례 ‘조찰한’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후 맥락으로 보아 '깨끗이' 혹은 '거룩히'로 옮기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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