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울 청담동]음악회 참관기(수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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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10-28 | 조회수2,457 | 추천수8 | |
깊어가는 늦 가을 밤에....
성가대 지휘자는 하느님을 향한 찬미노래를 해야 합니다. 신자나 사제의 취향을 맞추려해서는 아니됩니다. 합창단 지휘자는 관객을 위한 연주를 해야 합니다. 관객의 외면을 받으면 무대를 떠나야합니다. 국가 경영을 맡은 정치가, 행정가는 국민을 두려워 해야합니다. 시차가 있지만 역사의 심판을 받습니다.
10월27일,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서울 청담동 성당에서는 색다른 연주회가 있었습니다. 요즘 많이 연주하는 성가대의 발표회를 초월한 음악회라서 발길을 향하게 되었습니다.이름하여"성 유대철 베드로 현양 음악회"입니다. 유대철 성인은 청담동 성당의 주보성인이며 10월 30일이 축일이지요
청담동 성당은 신자 수 약 1만 5천명의 큰 성당입니다. 군대에 복무했던분들은 잘 알겠으나 보병 1개 사단이 약 1만명이고 보면 엄청난 신자이지요. 게다가 강남 요지의 부촌 지역이라 그만큼 문화 예술 활동이 활발한 여건을 갖춘 본당입니다. 제대 옆에 열 네 살의 최연소 나이로 순교한 유대철 성인의 초상이 모셔져 있는 것도 유의할 점입니다. 이 성당의 현양음악회 모습 스케치한 사항을 나누고자 합니다.
연주에 나온 성가대는 본당 주력 성가대인 세실리아 성가단이다. 세실리아 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협회 회원 가입자가 많다. 성당 구조는 평범하나 모든 벽이 대리석과 벽돌이라 울림이 너무 좋다. 피아노 반주만 있을때는 좀 건조(Dry)함을 느꼈다. 오늘 관객은 약 500 여명....
지휘자;박재광 반주자;김지영(그랜드 피아노), 변재선(오르간) 협연 ;청담 챔버단 18인조 독창자;소프라노 김인숙, 테너;김창남, 베이스 이용운 성가대;38명, 소프라노 12명, 앨토 10명, 테너 7명, 베이스 9명, 좋은 구성이다.
저녁 7시 50분에 연주 시작!
제1부 전례용 모테트/25분간 연주 Ubi Caritas(애덕이 있는 곳에) Durfule 성 목요일 미사 때(봉헌) 적합한 곡이다. 그레고리오 선율을 응용한 고전 작곡 형식이다. 피아노 첫 음을 주고 베이스 독창이 나온 후 합창이 받는다. 아까펠라...
Popule Meus(비탄의 노래) Victoria 성 금요일 미사(십자가 경배) 용이다. 난이도로 보아 성가대만 할 수 있는 곡이다.
여섯 번 째 말씀(십자가상 일곱말씀 중) Dubois 테너 독창이 먼저 나온 후 합창이 받는다. 피아노 반주를 부쳤다.
Pie Jesu(자비로우신 예수) L. Webber 연주회에서 많이 불리는 아름다운 곡이다. 소프라노 독창의 비중이 크고 2중창도 좋은 화성 구조를 가진 곡이다. 소프라노 김인숙의 쭉쭉 뽑아올리고, 자신감있는 음질이 좋다.
Ave Maria(성모송) Caccini 역시 소프라노 독창의 역할이 중요한 곡이고 쉽지 않은 곡이다.
St. Caeciliae(성녀 체칠리아) Liszt 1부에서 모처럼 성량을 ff로 부른 노래. 오르간 반주가 2층에서 가세했다.
제2부 미사곡 MISSA Choralis Schbert 이 미사곡은 슈베르트가 18세에 작곡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지금 같으면 고3 학생인데....참으로 천재로다. [슈베르트는 개신교 지역에 살았기 때문에 개신교 입장에서 가톨릭 교리와 다른 작사를 많이했다. Credo 에도 중요한 가사를 삭제하기도 했고 성모송도 개작을 했다. 그래서 교황청에서는 1971년에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는 비전례적이므로 전례에 연주를 지양하도록 발표한 적이 있다]
Kyrie부터 Agnus Dei 까지 약 23분 짜리 미사곡을 챔버단과 협연했다.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의 독창과 3중창이 군데 군데 나오는데 성악 전공자와 아마추어가 화음을 이루며 열창하는데 좋게 느꼈다. 슈베르트는 어린 시절 사랑한 연인이 소프라노여서 그랬는지 작곡을 하며 독창을 많이 넣은 모양이다. 약한 중창부분에서는 저음 악기(첼로, 더블베이스)가 피치카토 로 부드럽게 맞춰준다. 글로리아같은 신나는 부분에서는 팀파니와 금관악기가 존재를 과시한다.
헨델의 메시아 중 주의 영광, 보라 천주의 어린양, 평화의 복음, 3곡이 이어졌다. 우리말 가사이다. 지휘자가 이미 20 년 전에 명동 로고스 합창단, 시절 전곡을 연주한 바 있으므로 쉽게 소화할수 있는 곡일 듯...
오페라 "동방의 별이여!" 중 제2곡 과 마지막 제20곡. 박상중 작곡 성 김대건 신부님의 일대기를 오페라로 약3년 전에 작곡한 대곡인데 아직 햇빛을 보지 못하고 삭이는 중이다. [오페라를 발표하려면 수 천만원이 든다....] 오늘 연주에 두 곡만을 선 보이는 것이다. 박상중(그레고리오) 선생은 작곡과 편곡(주로 합창곡에 오케스트라 반주)을 많이하시는 분이다.
제 2곡 탄생의 빛과 소리 제20곡 순교자 찬가 노래를 들으니 코끝이 시큼해지고 눈물이 날라한다. 우리 곡도 이렇게 좋은 것을 .........
앵콜 곡으로 헨델의 할렐루야를 신나게 연주했다. 합창과 더불어 관현악의 효과가 컸다. 지휘자가, 원래 경건하게 기립하여 듣는 곡이지만 앉아서 들으시라고 완곡하게 환기했으나 신심깊은 신자가 대다수라 한 두 명이 일어서자 모두 일어서서 경청했다.( 신앙인이 아닌 몇 사람은 자의대로 앉아서 듣는이도 있기는 했다). 좋은 모습이다.
오늘 유대철 성인 현양 음악회는 경건하고 화려한 연주였다. 본당성가대가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은 규모인데 잘- 했다. 장년 성가대라서 반 이상이 안경을 섰고 악보 든 자세를 보니 원시가 적지 않다. 손자 손녀 있는 분이 적지 않을 듯 하다. 잦은 본당의 봉사활동으로 심신이 고단할 터인데 맹연습에 참...대단하다. 이런 본당, 현양음악회가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도 많으면 좋겠다.
쓴소리는 아니고..... 단원의 실력 평준화가 앞으로의 과제이다. 어느 성가대나 편차가 있게마련이지만.... . 삐에 예수에서 열창한 소프라노 독창자(김아네스?) 역할도 잘했는데 왜 독창자 명단에는 빠트렸을까?
좋은 연주회를 마련한 청담동 성당과 연주자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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