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udate Dominum +
안녕하세요, 성가가족 여러분.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는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값진 미사 참례를 한것 같아, 여기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들어왔습니다.
현재, 출장으로 독일 Essen이라는곳에 와 있는데, 주말을 틈타서 주변국가, 특히 천주교 국가위주로 여행을 하다가 급기야 지난 주에는 다소 멀리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가는 다소 험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두오모 성당(일명, 밀라노 대성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에서 교중 미사를 참례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곳 Essen에서 밀라노까지는 차로 쉬지않고 달려도 10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다소 먼거리이지만, 오고가는 길 모두 안전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먼저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참례기를 씁니다.
밀라노는 아시는 바와 같이 이태리 제2의 도시로, 로마 그리고 밀라노입니다. 교회 내에서 관구로도 아주 중요한 역사적 위치와 현재에도 그 무게를 지닌 곳인데, 패션으로도 유명하지만 북부 이태리의 상업중심지이며 가톨릭 입장에서는 두오모 성당이라는(규모면에서는 세계 두번째라 합니다) 아주 중요한 유적을 가진 도시입니다. 도시는 방사형으로 중앙에 두오모와 마주보는 광장을 중심으로 여러 중소 도시와 연결하는 도로들이 나있지요.
제가 밤을 거의 세워가며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경이였습니다. 이태리어를 전혀 모르는 저이기에 일단 도착해도 대성당을 찾는 일이 쉽지많은 않았습니다. 한데, 70대 노인 할머니의 친절한 안내로 무사히 성당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안내로는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밀라노 시내에는 차량입장이 통제되므로 전차를 타는것이 가장 좋을것이라는 귀뜸까지 해주셨지요. 사람이 몰리는것과, 환경을 생각한 당국의 처사가 돗보이는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11시에 거의 다해서 성당에 도착했는데, 첫번째 제눈에 들어오는 성당은 거의 ’경악’ 그 자체였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어찌나, 크고 화려하며 고딕양식의 극치를 보여주는 ’뾰족함’의 완성이라고 할까요.. 나폴레옹의 지시에 의해 건축이 시작되었다는데, 프랑스의 노틀담 성당과는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것 같더군요. 파리 노틀담의 벽돌은 주로 회색이지만, 두오모의 벽돌 색은 아이보리 백색 계열이여서 좀더 귀족적으로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관광은 일단 뒤로하고, 미사 봉헌을 해야겠기에 급히 성당으로 들어갔는데, 마악 미사사 시작했는지, 사제단의 행렬이 있었습니다. 끊이없이 들어오는 관광객을 미사와는 격리 시키기 위해서 미사 봉사자들이 깨끗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성당 입구에서 통제하는 모습이 관광과 미사 봉헌이 공존하는 모습이 다소 이색적이였다 하겠습니다.
다소 늦었지만, 비집고 앞좌석을 고집해서 앞에서 네번째 빈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동양인은 저 혼자인듯 해 보이더군요. 미사가 시작되었고, 제대를 보니, 자그마치 주교님만 8분, 그리고 대주교님이 미사를 집전하는 교중 미사였습니다. 밀라노 대주교님이신, 마르티니 주교님... 차기 교황 후보에 아주 유력하신 분이시란것 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밤을 세워 달려온것을 이런식으로 보상해주시는것 같아, 참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렸답니다. 따라서, 미사는 교중미사이고, 더욱 엄숙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교회 합창단은 중년 30여명, 소년 30여명의 규모는 큰 합창단인데, 노래를 그렇게 잘 소화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흔히들, 다른 유럽권의 합창단의 색보다 이태리 계열의 색이 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듣기에도 유명세를 달리는 성당에 비해서는 합창단의 실력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반으로만 들었지만, 영국의 Westminster Choir나, 독일의 Limsburg Choir...등에 비해서는 현저히 소리가 좀 떨어지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야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깊숙한 비교/분석은 피하겠습니다)
아무튼, 성당의 규모가 워낙에 크다보니, 소리를 삼켜버릴정도의 공간이므로 합창단도 마이크를 비교적 아주 가깝게 대어 소리를 내어 성당안에 울려퍼지니, 아름다운 공명을 감상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할까요. 한데, 나중에 한 아기의 울음이 터졌는데, 크게 퍼지지 않는것을 보고, 성당의 규모가 왠만한 소리는 삼키기에 합창단의 소리는 미리 계산된 마이크 사용법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동과는 달리 2층 성가대 부분도 없고, 그 위치에 파이프 오르간이 없었던것이 특징인데, 합창단은 제대를 향하여 왼편에 그리고 파이프 오르간도 그 부분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사방은 으례 유럽의 성당이 그렇듯이 스테인드 글라스로 완전히 ’도배’를 했고, 성화들이 즐비하게 걸려져 있던것이 우리나라 성당의 모습과는 달라 보였습니다.
화답송, 알렐루야는 한 소년의 cantor로 진행되었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합창단이 전례를 도맡아 하더군요. 한데, 특이한점은 ’평화의 인사’를 여기서는 봉헌이 시작하기 바로 전에 한것이 특이했습니다.
봉헌에 이어, 성찬의 전례가 시작되었는데, 교중 미사나, 대미사에 사용하는 향이 우리와 다른점이 또한 제눈에 들어왔습니다. 보통, 향을 앞/뒤로 흔드는것에 비해, 여기는 좌/우로 완전히 원을 그리면서 향을 피우고 향 예절을 드리더군요. 성당이 워낙에 크니 그런가 ? 했습니다.
성찬의 전례중에 거양 성체부분에 종이 울렸는데, 이는 성당 내부 종이아니라, 외부까지 울리는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외부 사람들도, 이 소리가 나면 시간을 알리는것이 아니라, 거양 성체중이니 경건히하라. 라는 의미일까요.
보통의 서양교회에서는 ’주님의 기도’를 노래로 봉헌하지 않는데, 노래로 봉헌한것이 특이했고, 이어지는 성체에서는 우리 가톨릭 성가 1번 성가를 불렀습니다. 성체를 영하러 나가면서, 이태리어로 부르진 않았지만, 한국어로 불렀더니 앞에 줄을 서서 가시던 나이제법 드신 신사가 저를 힐끗 쳐다보더군요. 하지만, 가톨릭의 좋은점이 이처럼 만국 공통이라는점이 참으로 감사드릴 순간이였습니다.
이 성가가 끝나니, 합창단의 특송이 있었는데, 폴리포니였고 단복을 같이 입은 30대 지휘자의 율동 모습이 단아해 보였습니다. 이태리어가 아닌 라틴어로 부르는듯 했는데, 제가 아는 곡이 아니라 특별하게 소개를 못하는점이 아쉽군요.
한시간이 조금 넘은 미사가 끝이나고, 다시 긴 행렬이 마쳐질때에 마르티니 주교님이 가장 후반에 걸어가시니, 저편에 있던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였는데, 미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박수가 나오는것은 다소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성당의 주인인 하느님인데, 아무리 유명한 성직자라 하더라도 그 분을 위한 제사가 완전히 마친 상태가 아닌데... 그 위로 군림해 보이는듯한 느낌을 주는것은 좋다고만 생각하게 되지 않더군요. 저만의 착각일까요.
미사가 끝나고, 제가 마침 옆에 앉아계셨던 이태리 분께 이야기를 걸었는데, 그 분의 영어가 다소 짧아 긴 이야기는 못했지만, 오늘의 중요한 포인트는 알려주시더군요. 즉, 오늘 교중은 보통과 같이 마르티니 주교님이 하시진 않지만, 오늘은 밀라노 대성당의 주보 성인의 축일이고 그래서, 특별한 날이라고 말입니다. 전, 정말로 운이 좋았던 것입니다. 한데, 그 분께서 알려주신 두오모 성당의 주보성인의 이름이 잘 기억도 안나고 처음듣는 이름이라 받아 적질 못했던것이 좀 아쉽습니다. St. Sch......라고 하셨는데....
그러면서, 성당 Crypt(지하성당)에 그 분의 유해가 있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말이 잘 안통하니, 저의 손을 잡으시고, 어디론가 데리고 가셨는데, 그곳은 미사를 마치신 마르티니 주교님이 제의실에서 나오시는 곳이라,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곳이였습니다. 제가 먼 길을 온것을 아시고 행동으로 보여주셨지요. 그리곤,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하셨는데, 미사 내내, 빨간 가죽커버를 한 성경을 자신의 심장에 꼬옥~~ 계속 대고 계셨을 정도로 믿음이 강직한 분이시라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대주교님이 나오시고, 3-4미터 앞에서 그 분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얻었지요. 그리고, 나와서는 주변을 관광하고 성당을 나왔습니다.
다시 독일로 올 길이 엄두가 나질 않았지만, 그래도 먼길을 달려와 좋은 환경속에서 대미사를 참석할 수 있는 기회 주심에 너무나 너무나 감사드렸지요.
그래서인지, 돌아오는 길도 무사히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오늘 길에는 스위스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밤에 일교차로 아주 심한 안개가 있어 정말로 위험한 길이였는데도 저를 자알 보살펴보신것을 보변 한 미사의 참례가 이토록 큰 은혜인가를 다시한번 느끼게끔 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자주 "xxx 미사 참례기’를 올리시는 김 건정(빠트리시오) 선생님의 요목조목한 비교/분석/기타... 의 내용은 아니지만 저로서는 참으롱 의미있었던 참례기라 이곳에 남기고자 합니다. 아울러, 김 선생님의 그런 참례기를 쓴다는것이 보통 정성과 노력 그리고 지식이 필요한것이 아닌것임을 새삼 이 글을 쓰면서 느낍니다. (정말 빠트리시오 형제님 대단하세요 !!!)
이곳에 와보신 분도 많으시리라 생각지만, 대주교님의 집전 미사를 참석하신 분들은 다소 드물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저의 경험이 이곳을 오시는 모든분들께도 간접 전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곳 밀라노 두오모 성당의 모습처럼 그런 하늘을 찌를듯한 믿음이 지금 우리에게도 존재하도록 기도를 청하면서 아퀴나스의 어슬픈 미사 참례기를 줄입니다.
독일 비오는 Essen에서
아퀴나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