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성탄곡과 크리스마스 캐롤
작성자윤성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2-10-17 조회수4,619 추천수0

성탄곡과 크리스마스 캐럴

 

 

  큰 기쁨으로 맞이하는 성탄절에 있어서 음악은 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리스천들은 대개 크리스마스 노래와 함께 즐기게 되기 마련이다.   

 

"크리스마스 노래"라고 하면 사실 좀 애매한데, 성당 안팎에서 불려지는 성탄절과 관계 있는 음악은 단 한가지의 쟝르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년 성탄절에 연주한 곡은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중 몇 곡인데, 다른 해에는 칸타타를 연주한 적도 있고 서로 관계가 없는 많은 곡을 모아서 함께 연주한 적도 있다.

 

크리스마스 음악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말은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현대인들이 흔히 쓰는 특수용어로서, 크리스마스에 불리는 노래면 아무 노래나 다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즉, "실버 벨즈",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오, 크리스마스 트리", "루돌프 사슴코", "만 백성 기뻐하여라" 등은 다 "캐럴"이라고 생각하며, 따라서 교회에서 노래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캐럴"이란 뚜렷한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크리스마스 성가, 전통 크리스마스 노래, 대중 크리스마스 음악이나 팝송, 가요와 확실히 구별된다. 그렇다면 과연 "캐럴"이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 캐럴의 정의 및 내용

 

 캐럴이란 종교적인 내용의 단순하며 유쾌한 그 시대의 민속노래이며, 춤을 추기 위한 음악이다. 캐롤이란 단어의 어원은 ’원을 그려서 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캐럴은 영국 계통 캐럴이 제일 많고, 오래된 것들은 거의 모두가 1400년과 1647년 사이부터 내려온 것들이다. 캐럴은 꼭 성탄절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Advent, New Year,  Epiphany, Annunciation, 사순절, Passiontide, 부활절 (Easter), 성모승천, Pentecost, 성인축일 (Saints Days), 봄, 여름, 가을, 겨울용 (Seasonal Carols), 5월1일 (May Day), Thanksgiving, 심지어 특별한 절기와 관련 없는 캐럴도 대단히 많이 있다.

 

세속적인 내용의 전통 캐럴도 많은데 그 중에서 유명한 예는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이다.

 

* 캐럴의 여러 형태

 

1. 중세기의 가장 두드러지는 캐럴 구성은 "Burden and Stanza" (후렴과 절) 형식이다. 원칙적으로 후렴이 먼저 나오고 나서 1절로 들어가게 되며, 각 절을 노래한 후에도 후렴이 있다. 이 형식은 중세기의 "행진 춤 (processional dance)"과 같은데, 이는 그 당시 교회 행사에 평민이 보다 많이 참가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다양하며 새롭고 흥미로운 행사 중 하나이다. 이것은 관객이 춤추는 사람을 위하여 burden을 노래하고 춤을 추는 도중에 좀 쉬기 위해 독창자가 stanza (연)를 노래하였다. 이와 같은 형식을 가진 캐럴은 우리 성가에는 없다.

 

2. 발라드(Ballad carol) 형식으로 된 캐럴도 많다. 발라드 역시 중세의 춤 형식이며 전통 영국 캐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간단한 詩로 된 여러 짧은 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잘 알려진 이야기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중세의 발라드 중에는 매우 긴 곡들도 있는데, 한 유명한 발라드는 456절로 구성되어 있다! 발라드식 캐럴은 보통 별로 길지 않으나 7절 또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성가에도  발라드 캐럴은  있지 않은가. 대표적인 구성은 14개 음절로 된 3개 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후렴을 가진다.

 

3. 자장가 형식 (Lullaby carol) - 아기 예수에 대한 캐럴은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이 형식은 목자나 동방박사, 천사, 성모 마리아, 요셉과 마리아 또는 구세주로 오신 하나님의 외아들이나 세상의 빛 등 다른 인물이나 신학적인 개념 없이 그저 예수를 아기로만 보고 "고요히 잠자는" 분위기를 제시하는 특징을 가지는 캐럴이다. 유명한 "Lully, lulla, thou little tiny child"가 이 분류에 속하며 우리 성가 99번 "고요한 밤, 거룩한 밤"과  "그 어린  예수"도 여기에 속한다.  

 

4. 성가-캐럴 (Hymn-carol) - 보통 성탄절과 관계가 있는데, 성탄절 때만 부르는 인기 있는  곡들이 꽤 많이 있으며, 우리 성가에는 캐럴보다 성가-캐럴이 더 많이 있다. 즉,  "그 맑고 환한 밤중에",  "기쁘다! 구주 오셨네",  "오 작은 베들레헴 ",  "천사 찬송하기를" 등이다. 이와 같은 성가는 여러 모습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그 깊은 참 의미를 설명해 주는 작품들이다. 여기서 언급한 성탄 성가들은 모두 같은 형식은 아니다.   사도신경 가운데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 마리아께 나시고"라는 말씀은 어린이에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누가복음 2장 8-12절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되 패러프레이즈 된 것이다.  

 

5. "Fa-la-la" 부분이 달린 캐럴 - 영어로는 이런 캐럴을 그냥 "fa-la-la chorus"라고 하는데, chorus가 아니라 보통 한 구 (phrase) 다음에 "fa-la-la" 부분이 나온다. 경쾌한 이런 캐럴은 모두가 세속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Fa-la-la"는 특별한 뜻이 없고, 기쁨을 표시하는 것이다. 유명한 예는 "Deck the hall with boughs of holly"이다.

 

6. 노엘 - "노엘 (noel)"은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를 의미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국 사람은 이 단어를 "nowell"이라고 하며 여러 캐럴 속에 이 단어가 나타나는데, 하나는  "The first nowell"이다. 불란서식 "노엘"에는 "Angels we have heard on high"가 있다.  

 

위에서 살펴 본대로 크리스마스 캐럴이란 여러 가지의 형식이 있으며 배경은 각각 그 사회의 전통적인 문화와 교회생활과 관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시대에도 이런 것을 계속 노래하면서 즐길 수 있는데, 단 교회에서는 완전히 세속적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와 관계가 되는 것 등은 피하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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