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가톨릭 성가 401번: 주를 찬미하여라(시편148)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3 조회수6,559 추천수0

[이달의 성가] 가톨릭성가 401번 "주를 찬미하여라"(시편148)

 

 

음악에 대해 거의 지식이 없는 분이라 하더라도 아마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정도는 알고 계시지 않을까 합니다. ‘빠바바 밤~’하면서 울리는 테마에 어떤 이가 ‘보라 운명은 이렇게 시작된다!’라고 말하면서 ‘운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지는데, 이 곡과 함께 베토벤의 9개 교향곡 중에서 그 못지않게 유명한 곡이 바로 ‘합창 교향곡’일 것입니다. 음악 역사에서 볼 때에 유독 베토벤만이 홀로 본래 순수한 기악음악이었던 교향곡(Symphony)에 성악 파트를 붙인 것은 아니지만, 성악이 붙은 교향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은 바로 이 곡이라 생각됩니다. 이 교향곡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최후의 교향곡이었으며,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이미 청력을 상실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가톨릭 성가 401번은 이 교향곡의 마지막 4악장에 나오는 합창의 주제 선율에 시편 가사를 붙인 성가입니다.

 

베토벤은 1822년에 영국의 런던 필하모닉 협회(현재의 왕립 필하모닉 협회)에서 의뢰를 받아 1822년에 시작하여 1824년에 9번 교향곡의 작곡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사실은 그가 젊은 시절에 접한 쉴러의 ‘환희의 송가’를 바탕으로 이러저러한 곡을 구상하기 시작한 시간은 꽤 오래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곡은 1824년 5월 7일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사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에 그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점차적으로 청력을 상실해 가고 있던 그에게 그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작은 나팔처럼 생긴 보청기도 점점 소용이 없어져 필담으로 밖에 대화를 나눌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조카 문제와 금전적 압박 등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완전히 청력을 상실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좌절과 절망에 빠져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베토벤은 쉴러의 ‘환희의 송가’를 다시 붙잡고, 유네스코에 의해 2003년에 음악 유산으로 공식 지정되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걸작을 작곡하게 된 것입니다.

 

‘환희의 송가’ 중에서 성가 401번에 해당되는 합창 파트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백만인이여, 서로 껴안으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형제여! 별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주님께서 계시는 곳이다. 억만의 인민이여 엎드려 빌겠는가? 세계의 만민이여, 창조주를 믿겠는가? 별의 저편에서 사랑하는 주님을 찾으라! 별들이 지는 곳에 주님께서 계신다.”

 

성가 401번을 노래할 때,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이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주님 안에서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고자 강렬한 열망을 담았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하며 우리도 같은 열망을 담아 노래하면 좋겠습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0년 3월호, 이상철 신부(가톨릭대학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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