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에 필요한 음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4)
작성자김종헌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0 조회수3,114 추천수0

성가 이야기 - 2013. 9월호 월간 게재

전례에 필요한 음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4)

김종헌(발다살)신부, 한티순교성지 관장, 대구가톨릭음악원 원장

우리는 3회에 걸쳐 전례음악을 작곡하고 선곡하는데 필요한 기준들을 공부하였습니다. 첫 번째 기준인 음악적 판단에서는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의 예배행위인 전례를 위해서 사용할 음악은 음악적(기교적)으로나 심미적으로, 그리고 표현상으로 매우 훌륭한 음악이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진부하고 아무런 특색도 없는 음악, 그리고 동요나 대중가요 같은 성가음악도 지양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음악으로는 우리가 세속적인 것을 초월하여 영원한 것으로, 즉 하느님과의 통교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요소인 전례적인 판단에 대해서도 공부하였습니다. 전례에 사용할 음악은 단순히 작품의 완성도만을 따져서는 안 되고, 미사를 구성하는 여러 예식들의 기능을 잘 알고 그 봉사적 기능에 알맞은 음악이어야 합니다. 전례예식의 어떤 부분이 주된 것이고 부차적인 것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차적인 예식이, 부차적인 음악이 일차적인 예식과 음악을 볼품없이 만든다면 그것은 나쁜 전례이고 잘못된 성가의 사용입니다. 한국교회의 경우, 이 전례적인 판단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신자들에게 주는 폐해가 엄청납니다. 교회음악 봉사자들에게 전례, 특별히 미사전례에 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마지막 판단의 기준인 사목적 판단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3. 사목적 판단

사목적인 판단은 전례 때 사용하고자 하는 음악이 전례에 참석한 신자들의 신앙을 잘 표현하고 기도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느 특별한 공동체, 특별한 장소, 특별한 문화에 알맞은 음악인지를 판단해 보는 것입니다.Music in Catholic Worship39항은 예배에서 음악이 백성들로 하여금 지금 이 장소, 이 시점, 그리고 이 문화권 안에서 자신들의 신앙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주는가?”라는 질문이 사목적 판단의 근거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목적 판단을 위해 필요한 것은 먼저 음악 봉사자들 스스로 봉사하고자 하는 대상인 공동체의 신자들을 잘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전례에 함께 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성별, 나이, 신앙의 정도, 문화적인 배경과 차이점, 악보를 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다양성과 사회적인 환경이 음악을 선택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신자들의 이런 특성을 잘 알수록 사목적인 판단은 더욱 훌륭한 것이 됩니다. 또 이것은 본당의 다른 음악 봉사자들과 사목자들과의 상의를 통해 가장 잘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음악가든 혼자서 판단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신자들이 우리가 선곡한 이 성가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영성체 행렬 성가의 경우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성사를 받으러 나아가는 신자들이 선율과 잘 결합된 가사로 인해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지체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악인지 살펴보고, 성가책 없이도 후렴을 노래할 수 있는 성가인지 살펴야 합니다. 어떤 성가는 공동체의 기도를 도와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인들이 주를 이루는 교중미사에서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찬미가들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고, 청소년미사에서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찬미가들 혹은 그레고리오성가가 환영받지 못하고 부르려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일치의 봉사에 사용하는 음악

본당에는 여러 가지 음악형태의 미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folk 미사 그리고 성가대가 노래하는 주일 교중미사가 있습니다. 이렇게 주일의 각 미사가 다른 형태의 음악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의 공동체, 즉 한 본당 가족들을 위하여 봉사한다는 것과 몇 가지의 성가는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의 성찬 환호송이 본당의 모든 미사에서 불려야 합니다. 환호송 음악의 일치는 본당이 바라는 공동체의 일치를 지속적으로 도와줍니다. 본당 공동체가 진정 하나 됨을 느끼기 위해서는 적어도 환호송만큼은 본당의 모든 미사에서 똑같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례시기에 따라 이 환호송의 본문들은 변할 수 있지만 신자들은 어느 미사에 참여하든 환호송들을 부를 권리가 있습니다. 가장 거룩한 날인 성삼일과 예수 부활 대축일, 그리고 예수 성탄 대축일에 어린이가 모르는, 청년들이 모르는, 성인들이 모르는 환호송을 불러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음악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음악에 대한 사목적 판단이 잘못된 것입니다.

진정한 기도가 되기 위해서는 성가를 외워서 불러야 합니다.

어떤 성가를 안다는 것과 그 음악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구별되어야 함을 늘 생각합시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가 진정한 기도가 되게 하려면 그 노래가 자신 안에서 소화되어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자신의 내부로부터 흘러나와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났을 때 생기는 기쁨과 반가움의 감정같이 무의식적으로 또 즉각적으로 음악이 흘러나와야 합니다. 특별히 미사 중의 환호송들이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익히 아는 하나의 환호송을 기쁨으로, 환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도의 한 표현인 것입니다. 사목자들과 전례음악에 봉사하는 여러분, 전례에 사용하는 음악의 작곡이나 선택은 그 음악을 노래할 신자들을 위하여 지극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사목자들과 음악 봉사자들은 음악을 작곡하고 선곡하는데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많은 본당에서는 먼저 전례시기를 고려하고 그날 배정된 성경들에서 주제를 찾으며, 전례와도 잘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다분히 개인적이고 일반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 주교회의에서 발행한 문헌에서 미사전례에 사용할 음악을 선택하는 판단의 기준은 음악적, 전례적, 그리고 사목적이어야 한다고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판단들은 신자들의 역할과 기도를 존중한다면 결코 서로 떨어져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회 음악가들은 전례에 사용할 좋은 곡을 만들고 선곡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과 통교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기도하도록 신자들을 이끌어 주고 도와주어야겠습니다. 이것이 교회음악가들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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