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 음악19: 오라토리오(Oratorio)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9 조회수4,280 추천수0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19) 오라토리오(Oratorio)


무대는 없고 해설자는 있고 … 오페라 칸타타와 구별



‘오라토리오’(Oratorio)란 독창, 합창 그리고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 작품으로서, 근본적으로 종교적인 내용(후에는 세속적인 내용도 등장)을 주제로 하며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17세기 바로크 음악이 발전하면서 오페라, 칸타타와 함께 등장한 오라토리오는, 무대가 없다는 점에서 오페라와 구별되고, 히스토리쿠스(Historicus)라고 불리는 해설자가 있다는 면에서 칸타타와 구별된다.

성 필립보 네리(Filippo Neri, 1515~1595)가 1675년 로마에 ‘오라토리오 협회’(Congregazione dell Oratorio)를 조직하여 평신도들에게 강론과 더불어 영적지도를 하면서 음악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이 음악의 언어는 이탈리아어였으며 여러 성부가 아니라 하나의 성부 즉 단선율로 작곡되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모임은 성당이 아니라 성당 밖에서 진행되었으며, 음악은 전문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임을 하던 장소가 바로 ‘오라토리움’(Oratorium)으로서, 기도하는 곳(Orare:기도하다)을 의미하며,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오라토리움은 발리첼라(Vallicella)의 성 마리아(Sancta Maria) 성당에 있었다.

이 모임의 음악에는 무대 장치도 없고 등장인물도 없으며, 레치타티브(낭송)와 아리아(독창), 그리고 합창, 때로는 기악 반주를 통하여 성경의 한 부분을 고요하고 단순하게 묵상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1640년까지 로마에서 ‘오라토리움’에서 연주되던 이 음악은, 강론을 중심으로 그 앞뒤로 연주되는 음악 작품으로 발전하였으며, 이때부터 ‘오라토리오’란 장소가 아니라 음악 형식을 의미하게 되었다.

1600년에 로마에서 연주되었던 카발리에리(Emilio de Cavalierie, c.1550~1602)의 ‘영혼과 육체의 묘사’(La Rappresentazione de anima e di corpo)를 최초의 오라토리오로 간주하고 있다.

이태리어를 가사로 단선율로 작곡되었던 성 필립보 네리의 오라토리오는 시간이 지날수록 귀족과 문화인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다시 라틴어로 된 다성음악의 모테트 형식이 선호되었다. 그러나 이미 당시에 유행하던 단선율 음악의 영향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17세기 전반에는 오라토리오 볼가레(Oratorio volgare)와 오라토리오 라티노(Oratorio latino)로 발전하였다.

오라토리오 볼가레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도메니코 마초키, 도메니코 비르질리오, 피에트로 델라 발레, 루이지 로시, 마르코 마라촐리,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가 대표적인 음악가이다. 특히 델라 발레는 1640년 처음으로 ‘오라토리오’라는 말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오라토리오 라티노는 라틴어 가사를 사용하였고, 펠리체 아네리오, 스테파노 란디, 쟈코모 카릿시미,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 알레산드로 스카를라티 등이 대표적이다.

17세기 이후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작곡된 오라토리오 중에서 다음과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17세기 카릿시미의 ‘카인’, 스트라델라의 ‘성 세례자 요한’, 스카를라티의 ‘귀양간 하갈과 이스마엘’과 ‘근심하시는 동정녀’, 하인리히 쉬쯔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18세기 헨델의 ‘메시아’, 바흐의 ‘성탄 오라토리오’, 하이든의 ‘천지창조’, 19세기 멘델스존 의 ‘바오로’와 ‘엘리야’, 20세기 생상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오네게르의 ‘다윗왕’, 쇼스타코비치의 ‘숲의 노래’, 스트라빈스키의 ‘에디푸스 왕’ 등.


■ 생상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Oratorio de Noel)

생상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혼성 4부 합창, 5명의 솔로이스트, 관악기를 제외하고 현악기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 그리고 하프와 오르간이 함께 연주하는 이 작품은 총 10곡으로 구성된다.

- 제 1 곡 : 서곡(Prelude)

- 제 2 곡 : 낭송과 합창(Recit et Choeur) / 루카 2,8-14

“그 고장에는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다가오고, 주님의 영광이 그 목자들의 둘레를 비추었다…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 제 3 곡 : Air(아리아)

“내가 희망으로 주님을 바라보았더니, 그분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 제 4 곡 : 아리아와 합창(Air et Choeur)

“주님, 당신께서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시며,
이 세상에 오신 분이심을, 저는 믿습니다.”

- 제 5 곡 : 이중창(Duo)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빛을 비추셨다.
당신은 주 하느님이시며, 저는 당신을 찬미하나이다.
당신은 주 하느님이시며, 저는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 제 6 곡 : 합창(Choeur)/시편 2,1와 영광송

“어찌하여 민족들이 술렁거리며, 겨레들이 헛일을 꾸미는가?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제 7 곡 : 삼중창(Trio)

“당신 덕행의 날에 시작이 당신과 함께,
성인들의 영광 속에 시작이 당신과 함께.”

- 제 8 곡 : 사중창(Quatuor)

“알렐루야, 하늘아, 찬미하라, 땅아, 용약하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셨고, 당신의 가난한 이들을
불쌍히 여기실 것이다.”

- 제 9 곡 : 오중창과 합창(Quintette et Choeur)

“시온의 딸아, 일어나라.
알렐루야, 밤에, 깨어 지키는 시작에, 찬미하라.
알렐루야, 시온의 정의가 마치 광채로 비쳐지고,
그의 구원자가 등불처럼 밝혀지리라. 알렐루야.”

- 제 10 곡 : 합창(Choeur)

“희생제사를 드리고, 그의 거룩한 장소에서 주님을 찬미하라.
왜냐하면 그분이 오셨기에,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주님 앞에서 용약한다. 알렐루야.”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월 5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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