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 음악24: 가상칠언(架上七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7 조회수4,871 추천수0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24) 가상칠언(架上七言)


십자가상 일곱 말씀, 교회음악에 큰 영감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신약성경의 네 복음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부분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에 기록된 이 말씀들을 모으니 ‘일곱 개의 말씀’이 됩니다. 가톨릭 교회는 7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7은 완전한 숫자이고, 6일간의 창조후 거룩한 날을 의미하며, 나아가 영원성과 불변성의 부활을 의미하는 8을 향하고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개의 말씀은 완전한 말씀이며, 당신의 삶 속에서 드러난 말씀과 행적의 요약이고, 죽음 후에 맞이할 부활에 대한 준비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가상칠언’의 각 말씀과 그 성서적 문맥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젠 들라크루아,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 1845,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로테르담, 네덜란드.

첫 번째 말씀 : Pater, dimitte illis nesciunt enim quid faciunt.

그들은 다른 두 죄수도 처형하려고 예수님과 함께 끌고 갔다.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두 죄수도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하나는 그분의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못 박았다. 그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다(루카 23,32-34).

두 번째 말씀 : Hodie mecum eris in Paradiso.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하며 그분을 모독하였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2-43).

세 번째 말씀 : Mulier, ecce filius tuus, Ecce Mater tua.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6-27).

네 번째 말씀 : Eli, Eli(Heloi, Heloi), lema sabacthani.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마태 27,46 마르 15,34).

다섯 번째 말씀 : Sitio.

그 뒤에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목마르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8).

여섯 번째 말씀 : Pater, in manus tuas commendo spiritum meum.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 되었다.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대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루카 23,44-46).

일곱 번째 말씀 : Consummatum est.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초 가지에 꽂아 예수님의 입에 갖다 대었다.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다 이루어졌다.”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요한 19,29-30).

이러한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일곱 말씀은 교회음악의 역사 안에서 많은 음악가들의 신앙적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에 하인리히 쉿쯔(Heinrich Schuetz), 요셉 하이든(Joseph Haydn), 샤를르 구노(Charles Gounod), 세자르 프랑크(Cesar Franck), 샤를르 투르느미르(Charles Tournemire : 오르간곡), 테오도르 뒤브와(Theodore Dubois) 등 많은 작곡가들이 작품을 남겼는데, 어떤 곡은 예수님 일곱 말씀에 따라 일곱 개의 곡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또는 일곱 말씀의 전에 도입곡, 후에 마침곡을 첨가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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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4년 3월 23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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