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가톨릭 성가 256번: 천상의 어머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17 조회수6,001 추천수0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56번 “천상의 어머니”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을 ‘성모 마리아의 달’로 봉헌하는 관습은 13세기부터였으며, 5월과 성모 마리아를 처음으로 연결시킨 사람은 카스티야의 왕 알폰소 10세(1221∼1284)였습니다. 로마에서는 성 필립보 네리(1515~1595)에 의해 5월을 미약하게나마 성모 성월로 지내기 시작했는데, 성 필립보 네리는 젊은이들에게 한 달 동안 성모 마리아에게 꽃다발을 바치거나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선행으로써 마리아를 공경하도록 하였습니다.

역대 교황들도 성모 성월 신심을 잘 지켜가도록 권장했습니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1965년 ‘성모 성월에 관한 교서’에서 “성모 성월은 세계 도처의 신자들이 하늘의 여왕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달”이라고 말씀하시며, “교회 공동체와 개인, 가정 공동체는 이 기간 동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마리아에게 드리고, 기도와 찬미를 통해 마리아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찬양해야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교황 비오 9세께서 1854년 12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를 반포하신 후, 마리아 공경이 절정에 이르러 성모 성월 행사를 공적으로 장엄하게 거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성모 신심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생활의 중심에 두고, 마리아와 같은 마음으로 예수님을 생활의 전부로 삼아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다시 말해 성모 신심은 성모가 합당한 공경을 받음으로써 “성자가 옳게 이해되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며 성자의 계명이 준수되도록 하는 것”(교회 헌장 66항)입니다.

가톨릭 성가 256번 ‘천상의 어머니’를 부를 때면 작곡자이신 고(故) 신원식 루카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가톨릭 성가 292번 ‘성녀 소화 데레사’와 함께 256번 ‘천상의 어머니’를 작곡하신 신원식 신부님을 처음 뵌 것은 수녀원에 입회하고 나서였습니다. 수도자들과 함께 지내시던 신부님께서는 성가에 표현하신 그대로 성모님을 엄마로, 소화 데레사를 누나로 칭하며, 누구보다도 성모님과 소화 데레사를 사랑하고 공경하셨습니다. 5월이 오면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신원식 신부님을 기억하게 하는 일화가 생각납니다.

“60센티 정도 크기의 성모상을 모시고 장거리 고속버스를 타야 했던 어느 날, 티켓을 두 매 구매하여 한 자리는 성모님을 위해 내어 드리고, 그 옆 자리에 앉아 도착지까지 내내 모시고 오면서 많은 대화를 엄마와 나누었다.”라고 하시며 성모님께 많이 기도하고, 성모님을 많이 공경하고 많이 사랑하라 하셨던…….

‘천상의 어머니’ 성가는 성모님을 사랑하셨던 신원식 신부님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곡입니다. 내림마장조 못갖춘마디로 시작되는 이 성가는 8분 음표의 사용이 많아서 어려워 보이기도 하여 많이 불리지는 않고 있으나, 차례가기의 순차진행을 이용하여 음을 서서히 높이기도하고 내리기도 하면서 쉬운 멜로디로 작곡하신 곡입니다. 또한 공경의 의미를 담아 정중하게 노래하기를 권고하지만, 음을 많이 사용하고 단순하게 순차 진행되는 곡이기에 오히려 밝고 친근한 느낌이 드는 성가입니다. 마치 어린 자녀들이 어머니께 어리광을 부리고 있는 듯한 멜로디로 엄마와 부드러운 대화를 하듯 노래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처음 말문을 열고 소리 내는 ‘엄마’라는 단어를 듣는 어머니의 감정에는, 놀라운 기쁨이 있습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자주 부르고 성모님께 기도할 때, 성모님 또한 많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특별히 성모 성월을 지내는 동안 성모님께 더 자주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어머니를 기억해보며, 어머니와 함께 하는 기쁨의 시간을 마련해 보아야겠습니다.

[길잡이, 2014년 5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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