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29) 찬미가 1
“하느님을 찬미하는 거룩한 노래”
찬미가(Hymnus)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거룩한 노래”(St. Augustinus)로서, 비성서적인 라틴어 가사를 사용한다.
형태에 따라 ‘산문체의 찬미가’와 ‘운문체의 찬미가’로 구분된다. ‘산문체의 찬미가’는 시리아의 성 에프렘(St. Ephrem, c.306~373) 이후 동방에서 꾸준한 전통을 유지하는데 비해, 서방에서는 단지 세 개의 작품 즉 ‘대영광송’(Gloria in excelsis), ‘사은찬미가’(Te Deum) 그리고 ‘당신을 찬양함이’(Te decet Laus)만이 보존되었다.
‘운문찬미가’는 특히 성 암브로시오(St. Ambrosius) 이후 발전되어 시간전례를 통해 서방교회에서 확산되었다. 이 찬미가는 무엇보다 운율과 절의 형태로써 그 대중성을 잘 드러낸다.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정에 따른 시간전례에서는 일반적으로 5개의 시편 후에 불려지다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는 모든 시간전례가 찬미가로 시작하도록 강조되었다. 전례력에 따라 대표적인 찬미가는 다음과 같다. Conditor(Creator) alme siderum(대림시기), Christe(Jesu) redemptor omnium(성탄시기), Audi, benigne Conditor(사순시기), Vexilla regis prodeunt(성주간), Pange, lingua, gloriosi(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 Adoro te devote(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 Ad regias dapes(부활시기), Veni, Creator Spiritus(성령 강림 대축일), Lucis Creator optime(연중시기), Ave maris stella(성모 공통).
■ 오소서, 성령이여(Veni, Creator Spiritus)
요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 즉 성령께서 오실 것을 증언하신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요한 15,26).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요한 16,8).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3).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곧 오실 성령에 대한 약속을 반복하셨으며 마침내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하늘로 승천하신 후 당신의 증언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1-4).
교회는 전례를 통하여 끊임없이 성령께 기도드리고, 나아가 성령이 항상 머무시기를 적극적으로 간구한다. 성령 강림 대축일 저녁기도 찬미가인 ‘Veni Creator Spiritus’가 대표적인 노래이다. 7절로 되어 있는 그레고리오 성가는 특히 부제 서품식, 사제 서품식 그리고 주교 서품식, 또한 성당 봉헌식 전례에서 노래함으로써 성령께서 서품 받는 이들과 봉헌되는 성당을 축복하시기를 간청한다.
“오소서 성령이여 창조주시여, 신자들 마음속을 찾아주시어
당신이 창조하신 우리가슴을, 천상의 은총으로 채워주소서…”
욤멜리(N. Jommelli, 1714~1774), 말러(G. Mahler, 1860~1911 : 8번 심포니 제 1 악장), 스찌마노브스키(K. Szymanowski, 1882~1937), 펜데레스키(K. Penderecki, 1933), 다비드(J.N. David, 1895~1977), 오르프(C. Orff, 1895~1982), 슈뢰더(H. Schroeder, 1904~1984) 등의 작품이 있다.
- Veni, Creator Spiritus 제1절.
■ 바다의 별이여(Ave maris stella)
‘Ave maris stella’는 성모 공통 제2 저녁기도에서 사용되는 찬미가로서 역시 7절의 가사를 갖는다.
“바다의 별이여 기뻐하소서, 천주의 어머니 동정마리아,
끝없이 언제나 동정녀시니, 하늘로 오르는 문이시로다…”
이 찬미가는 특히 ‘성모 마리아의 저녁기도’(Vespro della Beata Vergine: 복되신 동정녀의 저녁기도)에서 5개의 시편과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 사이에 위치한다. 몬테베르디(C. Monteverdi, 1567~1643)나 스카를랏티(A. Scarlatti, 1660~1725)의 저녁기도는 같은 구조를 갖는다.
- 시편 110편 Dixit Dominus(주님께서 말씀하셨다)
- 시편 113편 Laudate Pueri(종들아, 찬양하여라)
- 시편 122편 Laetatus sum(나는 기뻤노라)
- 시편 127편 Nisi Dominus(주님께서 아니하신다면)
- 시편 147편 Lauda Jerusalem(예루살렘아, 찬양하라)
- 찬미가, Ave maris stella(바다의 별이여)
- Magnificat(내 영혼이 주님을 찬미하고)
오르간 곡으로서는 투르느미르(C. Tournemire, 1870~1939), 플로 페터스(F. Peeters, 1903~1986) 등이 그레고리오 성가를 변용한 작품을 남겼다.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가톨릭신문, 2014년 6월 1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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