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24번 내 맘의 천주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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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6-10-08 | 조회수6,542 | 추천수0 | |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35) 24번 내 맘의 천주여 연옥 영혼 위한 기도문에 새 가사 붙여
- 24번 ‘내 맘의 천주여’의 선율을 만든 미국의 음악가이자 출판가인 몬타니.
연중 시기에 자주 불리는 성가 중 하나인 24번 ‘내 맘의 천주여’는 하느님을 찬미하며 간구를 덧붙인 가사로 이뤄졌다.
이 성가는 1956년 나온 「정선 성가집」에도 수록돼 있는데, 우리 성가책에 몬타니(Nicola Aloysius Montani, 1880~1948)가 편곡한 것으로 밝히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성가는 1920년 미국에서 그가 발행한 성가집인 「성 그레고리오 찬미가집」에 수록된 ‘오, 너희 충실한 영혼들이여’라는 제목의 114번 성가를 가져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몬타니는 미국의 음악가이면서 출판가였다. 특별히 가톨릭 성음악에 헌신했던 음악가로서 교황청으로부터 성 실베스테르 교황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성가집에는 작곡자 없이 그저 ‘이탈리아 찬미가집에서’라고만 돼 있다. 우리 성가책에도 ‘이탈리아 성가’라고만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선율은 작곡자가 알려지지 않은, 상당한 역사를 지닌 전통 선율일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흥미롭게도 1918년에 나온 「성 바실리오 성가집」에는 몬타니가 수록한 성가의 가사에 전혀 다른 선율이 붙어 있다. 처음부터 이 가사에 24번 성가의 선율이 사용된 것이 아니라 몬타니가 1920년에 이 선율과 합쳐서 수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성 그레고리오 찬미가집」에는 작사가도 누구인지 밝혀져 있지 않다. 본래 라틴어 가사인 것을 영국의 성직자 카스웰(Edward Caswell, 1814~1878)이 영어로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이 찬미가집에 수록된 영어 번역 가사인 ‘오, 너희 충실한 영혼들이여’는 라틴어 찬미가인 ‘O vos fideles animae’를 번역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1878년에 미국 볼티모어에서 출판된 「전례시기와 축일용 찬미가와 저녁기도 노래들」이라는 책에서 이 라틴어 찬미가의 저자를 독일의 예수회 사제 나카테누스(Wilhelm Nakatenus, 1617~1682)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뮌스터대 철학 교수였을 뿐만 아니라 저술가로도 명성을 쌓았던 사제였다. 대표적 저서로는 여러 기도문을 수록한 「천상의 종려나무 숲(Coeleste Palmetum)」이 있는데, 이 성가 가사의 원문이 되는 라틴어 기도문이 수록돼 있다. 그런데 이 기도문은 영어로 수록된 기도문의 1절에만 해당해 영어 가사 2절 이하는 새로 써넣은 것으로 추측된다.
원 가사인 라틴어 찬미가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떠난, 오 너희 충실한 영혼들이여”로 시작하고 있어서 본래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문이었다. 우리 성가는 이와는 별개로 새로운 성가 가사를 만들어 수록한 것이다.
[평화신문, 2016년 10월 9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 가톨릭 성가곡들은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www.catholic.or.kr)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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