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45번 “예수님 따르기로” 그리스도인이란, 헬라어로 ‘크리스티아노스’ 곧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소유로서 그분을 믿고 구세주로 고백한 자’,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 ‘예수님의 제자’, ‘하느님의 백성’을 말합니다. 지난 9월 4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빈자의 성녀, 마더 데레사가 성인품에 오르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시성 미사에서 “데레사 수녀는 태어나지 않은 생명과 병자, 버려진 자들을 위해 헌신한 자비의 성인”이라 하셨으며, “그는 길 한 편에서 버려진 채 죽어가는 사람에게서도 하느님의 존엄함을 발견하고 손을 잡아 주었던 분”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또한 “가난한 자와 상처받은 영혼을 위해 헌신한 데레사 수녀는 가톨릭 교회와 신자가 따라야 할 모델”이라 하시며, “데레사 성인의 미소를 마음에 새기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그 미소를 전하자.”고 강조하셨습니다. 분명 가난한 이들은 마더 데레사 성녀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또 우리는 이태석 신부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수단의 가난한 이들, 교육 받지 못한 아이들, 한센병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손을 내밀었고 그 안에서 생명을 나누고 삶을 나누셨습니다. 그들에게는 이태석 신부님이 또다른 그리스도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요? 가톨릭 성가 중 인도 성가인 445번 <예수님 따르기로>의 가사는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을 따르는 삶, 뒤돌아봄 없이 오롯한 마음으로 따르는 삶,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즉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만을 실천하는 삶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다장조 4/4박자 두도막형식으로 A(a+b)+A'(a+b')의 리듬과 선율로 구성되어 매우 단순하게 표현된 곡이지만, 그 어느 노래보다도 힘 있게 불리고 있습니다. 또한 못갖춘마디로 시작되는 이 곡은 당김음의 느낌을 통해 단순한 악곡에 장식을 더하고 있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꾸밈음으로 노래하지 않는 이 곡은, 차례가기에 따라 소리와 감정의 고저를 표현하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단순함 그 자체가 아름다움인 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가사의 모든 부분이 오직 주님께 향한 나 자신의 의지와 열정과 다짐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 그분을 믿는다는 것은 바로 단순함이며 용기이고 사랑의 고백이기에, 이 성가는 그리스도께 향한 나 자신의 사랑을 다짐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우리를 ‘그리스도인’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참다운 그리스도인이십니까?” 나를 위한, 나의 이익을 위한 계산적인 사랑이 아닌, ‘너’를 위한 ‘나’가 되어, 내 안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하루하루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늘 독자 여러분과 기도 안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길잡이, 2016년 11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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