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87번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 찬미 예수님! 이달의 성가는 ‘순교자 성월’을 맞아 가톨릭 성가 287번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로 정했습니다. 이 곡에서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가사는 4절 “열두 칼 서슬 아래 조찰히 흘리신 피”입니다. 우리 순교 성인들이 남기신 신앙의 유산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중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종말론적 신앙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 가운데 ‘천둥의 신, 토르(Thor)’가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에 따르면, 그는 묠니르라는 망치를 휘둘러 괴물을 물리치고 천둥을 일으키는 신이었고, 가장 높은 신인 ‘오딘’보다도 훨씬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가 천둥을 일으키면 비가 내려 풍작을 이룰 수 있고, 결국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농경사회였던 당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것이지요. 구약 성경을 읽다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바알 신을 섬기는지 가끔 의문이 듭니다. 이유는 같습니다. 바알은 농사를 관장하는 신으로, 부자가 될 수 있게 해 주는 신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세에서 풍요롭게 살도록 해 준다고 믿었기에 인기가 많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사랑의 신’인 하느님은 달랐습니다. 나의 부귀영화를 바랄 것이 아니라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놓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가르치는 신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신에게 마음이 더 기울어지시나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 세상은 사람이 항구히 머무를 곳이 아니고 잠시 거쳐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이 현재 살아가는 삶은 ‘나그네의 여정’이고, 현세는 ‘나그네의 여인숙’에 불과하다고 하셨지요. 신부님은 현세를 천국으로 가기 위한 ‘영혼의 전장’이라고 바라보셨고, 사형장을 ‘최후의 격전장’이라고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선행이야말로 천국으로 가기 위한 ‘노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문에 어떠한 시련과 역경이 있다 하더라도 - 전쟁터에서처럼 - 싸워 이겨 사후의 노자인 선행을 쌓아야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김대건 신부님의 종말론적 신앙관입니다. 그야말로 참된 모범이며 올바른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신부님께서는 “열두 칼 서슬 아래 조찰히 흘리신 피”의 순교로 그 가르침을 증거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신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현세에서 축복을 주는 토르나 바알입니까? 아니면 김대건 신부님이 설파하신 사랑의 하느님입니까? 한국 순교자의 후손임을 자처하는 우리는 정확히 답을 알고 있습니다. 순교자 성월에 특별히 사후 노자인 ‘선행을 쌓는 일’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가신 님 자국 자국 남긴 피 뒤를 따라 싸우며 끊임없이 이기며 가오리니 김대건 수선탁덕 양 떼를 돌보소서.”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8년 9월호, 송재영 신부(이문동 성당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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