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성가 속 거장들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1)
‘생명이신 천상 양식’ 작곡한 사람은 ‘교향곡 아버지’<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아니라 동생 하이든<요한 미하엘 하이든> 모차르트, 바흐, 헨델, 하이든….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들이라도 이들의 이름을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이 같은 거장들의 곡을 신자들은 늘 만나고 있다. 바로 「가톨릭 성가」를 통해서다. 우리에게 친숙한 「가톨릭 성가」 속 클래식 거장들과 그들이 쓴 곡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바야흐로 봄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교향악 축제가 펼쳐진다. 이때마다 빠지지 않는 이름이 ‘교향곡의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1732~1809·Franz Joseph Haydn)이다. 그는 ‘놀람 교향곡’, ‘시계 고향곡’ 등 우리에게 친숙한 교향곡들을 비롯해 무려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해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가톨릭 성가」에 수록된 여러 성가의 작곡가로도 하이든이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27번 ‘이 세상 덧없이’, 32번 ‘언제나 주님과 함께’, 78번 ‘영광의 왕께 찬미를’, 167번 ‘생명이신 천상 양식’ 등이다. 많은 신자들이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이 이 곡들을 작곡한 줄로 알고 있지만, 이 성가들은 사실 ‘교황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이 작곡한 것이 아니다. Johann M. Haydn으로 표기된 이 곡들의 작곡가는 요한 미하엘 하이든(1737~1806·Johann Michael Haydn)으로,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동생이다. 형제는 모두 오스트리아 빈 성 슈테판대성당 소년 성가대 출신이다. 형의 명성에 가려지긴 했어도 동생 요한 미하엘 하이든 역시 뛰어난 작곡가이며 특히 미사곡, 레퀴엠 등 수많은 교회 음악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가톨릭 성가」에 형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곡은 없는 걸까? 2018년 5월 발간된 수정보완판 「가톨릭 성가」 중 ‘미사곡 일곱’ 337~345번의 작곡가가 Franz J. Haydn으로 표기돼 있다. 정통 라틴 미사곡 형식과는 사뭇 다른 이 미사곡 중 340번 ‘봉헌’과 342번 ‘제물 드리니’는 평소 봉헌성가로도 많이 불리는 잘 알려진 곡이다. 하지만 과연 ‘미사곡 일곱’의 작곡가가 정말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실제 작곡가가 동생 요한 미하엘 하이든일 것이라는 의견 또한 강하다. 실제로 독일의 유명 성음악 음반제작사인 ‘Carus-Verlag’가 2006년 발표한 음반 ‘Johann Michael Haydn ‘Deutsche Messe’’를 비롯해 해외에서 발표된 음반을 보면, 이 곡의 작곡가는 요한 미하엘 하이든으로 표기돼 있다. 곡 제목 또한 ‘Deutsche Messe(독일 미사곡) MH 560’으로 알려졌는데, ‘MH‘란 다름 아닌 미하엘 하이든의 약자다. [가톨릭신문, 2021년 4월 11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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