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 이야기 (2) 모차르트의 대미사 다단조 모차르트(W.A. Mozart, 1756-1791)의 대미사 다단조(Groβe Messe in c, KV 427)는 그의 교회음악 작품 가운데 기념비적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짤츠부르크에서 비엔나로 옮겨가는 1782-1783년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큰 규모의 장엄미사인 이 곡은 두 명의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 솔리스트, 이중합창과 큰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구성된 곡이다. 레퀴엠과 마찬가지로 이 미사곡도 미완성으로 작곡되었다. 후대에 여러 작곡가, 편집자들이 빠진 부분을 보충한 악보집을 펴냈지만 여전히 모차르트가 작곡했던 대로 미완성인 채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되었던 콜레기움 보칼레(Collegium Vocale)의 연주도 그러하였다. 즉 <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신경>(Credo)의 전반부, <거룩하시도다>(Sanctus, Benedictus)로 구성되어 있고, <하느님의 어린 양>(Agnus Dei)과 <신경>(Credo)의 ‘사람이 되시어’(Et Incarnatus Est) 이후 부분은 빠져 있다. 모차르트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가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한 번쯤 꼼꼼히 들여다보게 되는데 집을 떠나 다른 지역에 머물면서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 심리상태, 주변의 일들에 대해 상세히 묘사한 정황들은 특정 곡을 작곡할 때 작곡가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다단조 미사곡은 1782-1783년 사이에 작곡되었는데, 모차르트는 1783년 1월 4일 아버지 레오폴트(Leopold)에게 쓴 편지에서 자신이 ‘서원’과도 같은 마음으로 이 미사곡을 썼음을 이야기한다. 아버지가 반대했던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Constanze)를 처음 가족들에게 인사시키기 위해 짤츠부르크에 데려가겠다는 내용이다. 이때 콘스탄체는 이미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이 시기의 모차르트는 어느 궁정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고 누군가로부터 위촉을 받지 않았음에도 즉, 그러할 의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음악인 미사곡을 작곡하였다. 때문에 그의 ‘서원’은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차르트의 대미사 다단조에는 다양한 음악적 표현 양식들이 고루 드러나 있다. 그렇다할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충분히 합리적으로 납득될 만큼 바흐, 헨델의 바로크 후기 양식들이 나타나고 이와 동시에 화려한 아리아, 레치타티보를 연상시키는 오페라와 같은 면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엄격한 대위법이 좁은 음 간격에서 빠른 음형으로 모방되는 구간이 많고 약박에서 강조되는 아티큘레이션을 섬세하게 살리는 동시에 각 성부가 모아지는 수직적 화성에도 충실해야 한다. 또한 엇박으로 시작되는 모티브들도 많아 더욱 정교한 연주가 필요하다. 특히 감7화음, 9화음 등 부속화음들이 부딪히며 해결되는 과정에서 정확한 피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꽤 어렵지만 고귀한 장엄함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2021년 6월 27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대전주보 4면, 오주현 헬레나(음악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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