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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쾌한 클래식: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3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27 조회수2,579 추천수0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46)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3부


우리 주 살아계시네, 아멘

 

 

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 부활을 기뻐하고 축하했다. 영미권에서는 ‘Happy Easter’, 이탈리아에서는 ‘Buona Pasqua’, 스페인어권에서는 ‘Feliz Pasqua’, 독일어권에서는 ‘Frohe Ostern’로 인사한다. 이렇게 전 세계인이 함께 축하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 바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다.

 

메시아 1부는 예언과 아기 예수의 탄생을 다뤄 ‘주님 성탄 대축일’과 잘 어울린다. 2부는 메시아의 수난과 속죄, 부활, 승천,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이야기이며 제3부는 ‘부활과 영생’으로 사순 시기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의 시기와 잘 어울린다. 3부는 ‘내 주는 살아계시네’로 시작한다. 구약성경 욥기의 구절에 기초해서 메시아를 향한 신앙고백을 담은 소프라노의 아리아로 시작한다. 이 아리아는 ‘그리스도가 부활함으로써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다’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15장에서 가져온 내용이다. 부활의 신앙을 ‘차분하게’ 노래하는 이 곡은 메시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매우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다.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해서 마치 다시 살아오실 줄 알았다는 듯 담담하고 차분하게 받아들인다. 당연히 돌아오실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자신의 단단한 신앙을 선보이는 곡이다.

 

51번 곡은 ‘하느님께 감사드리자’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덕분에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자’는 짧은 합창곡이 환희에 가득 차 울려 퍼지게 된다. 52번 곡은 ‘하느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로 소프라노의 진지한 아리아다. 다시 살아나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니 그는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우리를 위해 간구(중재)하신다.

 

메시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53번 곡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 대합창 ‘죽임당하신 어린 양’이다.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이 당당하게 나오고 이어 라르게토의 느린 빠르기로 ‘찬송과 존귀, 영광, 지혜, 권능, 주께 돌리세’를 테너와 베이스가 부른 후 후반부에서는 전체 합창이 이어진다. 마지막 세 번째는 유명한 아멘 코러스다. 가사는 ‘아멘’만으로 이뤄져 있다. 아멘이 되풀이되면서 웅장한 푸가로 대곡이 마무리되며 커다란 감동을 안겨준다.

 

헨델은 자선활동을 열심히 했다. 아일랜드에서 초연한 후 자신이 직접 32회나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면서 지휘했는데 이 공연들이 모두 자선음악회였다. 그는 수익금을 남김없이 고아들을 비롯한 자선 사업에 기부했다. 헨델의 자선 정신으로 메시아는 ‘굶주린 자를 먹여주고 벌거벗은 자에게 옷을 주는 음악’의 대표곡이 되었다. 이 곡의 초연 날짜는 1742년 4월 13일이다. 헨델 생전에는 사순 시기에 연주됐다. 헨델이 죽은 뒤에는 대림 시기에서 성탄까지 자주 연주됐고, 주님 부활 대축일 무렵에도 연주되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다.

 

원래 대단히 체력이 좋았던 헨델은 1759년 4월 6일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거의 안 보이는 시력과 쇠약해진 육체를 정신력으로 지탱하며 메시아를 연주했다. 3부 마지막 아멘 코러스가 끝나자마자 쓰러져 일주일 후인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있는 헨델의 조각상을 보면 헨델이 바로 이 메시아 악보를 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3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naver.me/FCLP3luB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4월 24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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