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E:317]이형진님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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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1999-08-09 | 조회수1,19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찬미 예수님
이 형진님,
형진님의 답변 요구가 결코 불경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오해를 하고 역정을 낸 것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만 계속 이어지는 성가집의 문제로 저는 제 공부를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계속해서 서로 질문하고 해명하는 자체가 별로 생산적인 것 같지 않아 형진님의 편지를 빌려 더 이상 논쟁을 이끌 의향이 없음을 강하게 내 비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역정을 내는 투로 느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게시판에서 만나는 분들과는 저는 한번도 직접 뵌 적이 없습니다. 그런대도 저는 고집불통의 강경한 인상으로 남겨지는 것 같아 저 역시 편하지 않습니다. 만나 보시면 제가 얼마나 보다라운 (부드러운) 사람인지 아실 수 있을텐데... 아무튼 지적하신 방법적인 문제에서 제가 무엇인가 잘못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글을 올린 이유는 많은 분들의 여러 가지 다른 생각들을 듣고 싶어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공부한 것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과연 신자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례음악을 자신들의 기도로 만들 수 있을 까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신자들의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주교회의 사무총장님의 말씀대로 가톨릭 신문이나 평화신문에 한번 올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의견이 오가는 많은 시간도 절약되고 더 많은 신자들과 신부님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대화는 없고 오직 저의 의견 만을 전달하는 일방적인 통행이라고 생각하였기에 굿 뉴스에 글을 올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이런 환경에 미숙하다 보니 이런 방법이 그리 잘 된 것 같지도 않은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제나름대로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저에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에 더 많은 이야기를 계속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형진님께서 제가 사제가 아니라면 하실 이야기가 많다고 하셨는데 저는 정말 그런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사제라고 보아 준다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리 반가운 것이 아니니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제대로 알 수 있어야 제게 공부가 될 것 아닙니까? 그러나 지금 또 편지를 내시면 제가 해야할 공부를 못하니까 내년 1월 쯤 개인적으로 만나서라도 이야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꼭 자리를 마련해 주십시오.
너무 글이 길었지요? 고민하면서 하느님 안에서 열심히 사십시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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