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끄러운 자신을 반성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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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용학 | 작성일1999-08-12 | 조회수1,931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330골짜기를 넘나드는데 꼬빡 이틀이 걸렸습니다. 솔직히 대충 대충 읽기도 했지만. 그동안 왜 이런 마당을 그냥 지나쳤을까? 하고 책상을 치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신부님께서 남겨주신 글들에 대해서는 모니터로 읽고 "아! 그렇구나" 하고 말기에는 너무 그리고 너무, 신부님께가 아니고 주님께 불경했음을 고백하고, 부끄러웠던 과거를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철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하면 주일미사에 멋있는(?) 음악을 신자들에게 들려 줄까,그리고 신자들의 칭찬을 받을까 하고 노래 그 자체에만 집착했었습니다. 주님 생각은 전혀 딴전이었다는 것이지요. 성가대 교육이라고 해야 고작 전례헌장 몇절 인용하는 것으로 넘기고, 교우들이 모르는 노래를 해야 수준 높은 줄 알고 음정이니, 화음이 잘못됐느니, Crescendo니, 호흡이니, 발성이니, 하는 것에만 매달리고 정작 전례의 한 요소로서 성가를 바치지 못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합니다. 그래서 미사중에 신경쓰는 일은 온통 성가번호 찾기, 단원들 눈동자 맞추기, 해설자와 의사 소통하기, 반주자한데 짜증부리기, 미사순서 안잊어먹기, 애기 울음 소리에 얼굴 붉히기 등으로 미사가 끝나면 주님과 나누었던 일치는 하나도 없습니다.
나환우들의 성가하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짤려 나간 손가락을 합장하고, 삐뚤어진 입이지만 그기에서 나오는 Kyrie 는 자비를 구하는 간절함으로 전율을 느끼게 하지 않습니까, 노래는 엉망이지만 성가는 얼마나 잘하는 것입니까? -과장된 비유임-
우리가 성가라고 하는 이 부분의 설명이 꼭 필요했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찬송가"라고 책 표지에 써 있습니다. 천주교에서는 "성가집"이라고 쓰지 않고 "가톨릭 성가"라고 표기하는 이유가 그냥 책의 차별화를 의미하는 단순한 표기에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가톨릭의 전례(공식 예배)에 쓰여지는(부르기 위함에 국한하지 않고)성 음악을 뜻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성가를 부른다"라고 말하기 시작하였고 "성가(기도)를 바친다"라는 본래의 의미가 사라져 버렸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사목자들의 책임이 아닌가 꼬집고 싶습니다. 기독교 형제들이 "찬송한다"라고 말하는 데 유의할 점이 있으며, 우리의 성가는 그 차원을 뛰어 넘어 공적 예배인 말씀전례와 성찬전례 중에 바쳐지는 한 요소임을 우리 봉사자들은 숙지해야 할 것입니다.
논쟁이 있었기에 누구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기 김종헌 신부께서 남겨 주신 글들에 대해 솔직히 우리가 미쳐 몰랐거나 어깨너머로 들은 정도에 불과했다면 이 번 기회에 깨달음을 얻어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청년성가집"이라고 하기에 청년들의 일반 모임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미사 전례에 쓰여질 것이라는 내용에 접하면서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였고 마땅히 이는 전례가 아닌 신심행사용으로 구분되어져야 하며, 이 기회에 기존의 "가톨릭 성가"에 대해서도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우리악을 하시는 분들의 주장의 핵심을 파악하여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 의견을 제시해 봅니다. 어제 대학다니는 아들 녀석과 청년들이 생각하는 성가에 대해 늦게까지 논쟁을 벌였는데 이 게시판의 내용과 아주 흡사한 것이어서 드린 말씀입니다.
이제 이야기를 다른곳으로 돌려 이 곳 게시판(저는 마당이라고 하겠습니다)에 대해서 얘기하고 물러갈까 합니다. 침묵으로 일관하고 계시는 신부님과 수녀님, 교수님 그리고 성가를 위해 봉사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 얼굴 좀 내밀어 주십시오! 어쩌다 김종헌신부님, 김종우님 개인 홈페이지처럼 돼 버렸는지 모르겠네요. 꼭 교육적이고 강론적인 말만 실어야 품위를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집에 경사나고 배탈났다는 얘기부터 억울하고 가슴아픈 일, 돌잔치 회갑잔치에 초대하시고, 틀린 얘기도 함께해야 참됨을 알 수 있는 것 아닙니까? 1등만을 고집하지 말고 보편적이 됩시다.
저도 이제 입술로만 한 노래들을 접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참 성가를 바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참 빼 먹었습니다. 김종헌 신부님 감사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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