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싱거운 이야기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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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1999-08-18 | 조회수1,866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여섯 살배기 귀여운 딸 아이 하나를 둔 어머님이 계셨습니다. 그 어머니도 여늬 어머니와 같이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겨우 "Twinkle Twinkle Little Star" (반짝 반짝 작은 별)를 치기 시작하였을 때, 이들이 사는 동네에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위해 들렸답니다. 그래서 이 어머니는 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권을 구했고, 연주 당일에는 이 꼬마 딸 아이와 함께 연주회장에 입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자리는 제일 앞 자리라서 꼬마가 앉아서 무대 위를 보기에는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꼬마가 칭얼거리기 시작하였답니다. 어머니는 꼬마를 자리에 앉혀 둔 채 혹시나 뒤 쪽에 자리가 있나 싶어 살피러 갔답니다. 이리 저리 빈 자리를 살피고 있는 어머니는 갑자기 주변의 청중들의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고 그래서 무대 위를 바라 보았더니.... 아이구머니나 자기의 어린 딸이 어느 사이에 무대 위로 올라가 종종 걸음으로 피아노로 가는 것이 아닙니까. 어머니가 깜짝 놀라 무대 쪽으로 달려 가기 시작했을 때 이미 그 귀여운 딸은 의자에 앉아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였답니다. 곡목은 그 딸의 18번 "반짝 반짝 작은 별"이었습니다.
애기 엄마는 안절 부절하다가 이윽고 딸 아이를 무대에서 데리고 내려오기로 생각하고 발 걸음을 옮기는 순간 거구의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무대 뒤 편에서 입장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 피아니스트는 애기가 연주하고 있는 쪽으로 조용히 다가 갔답니다. 아이가 뒤뚱거리며 "반짝 반짝 작은 별"을 연주하는 아기의 등 너머로 거구의 피아니스트가 긴 팔을 펼쳐 꼬마와 함께 연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아기의 엉성한 연주에다 피아니스트는 꼬마의 왼 손 오른 손 쪽에서 훌륭한 화음과 변화를 주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냈답니다.
이 날 음악회에 참석한 많은 청중들은 그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어려운 곡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꼬마가 연주한 그리고 꼬마와 피아니스트가 함께 연주한 "반짝 반짝 작은 별"과 그 감흥은 아무도 잊어 버리지 못했답니다.
성가 가족 여러분, 저는 이 이야기에서 꼬마는 음악적으로 시원찮은 우리 자신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유명 피아니스트는 하느님이라고 잠간 생각을 해 봅니다. 실지로 우리의 능력이야 그렇게 뛰어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만족할 수 없는 우리 목소리, 음악적인 재능, 시원찮은 곡들로 미사에 봉사하는 우리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역할이 단순히 성가대원들 자신들의 신앙심을 표현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로 하여금 기도할 수 있도록 도우는 것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성의껏 연습은 해야합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들이 우리를 과시하려는 마음없이, 기도하는 마음의 자세로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드릴 때, 마치 꼬마의 연주를 도와준 피아니스트 마냥 주님께서 우리를 도와 같이 찬미의 기도를 불러 주실 것 같습니다. 아니 우리의 전례가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지체인 우리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기에 반드시 그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생각 한 가지. 저는 거의 9년 동안 미사를 주례 집전하지는 못하고 신자들 틈에서 미사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문득 매일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 이들을 보면서 저런 젊은 이들도 성가가 재미있고 신나는 것인가를 따지며 미사에 참여할려나 하고 궁금해 했습니다. 평일 미사는 주일미사 보다 노래도 적고 어쩌면 신이 나지 않는(?) 미사일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의문을 가졌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기분 전환(?) 겸 미사에 참석하는 젊은 이들이나 미사가 재미 있느니 없느니, 성가가 신바람이 나는 것인가 하며 시끄럽게 따지지만 매일 미사에 참석하는 이들은 이런 것을 따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나 성가 부르는 것이 재미를 찾는 것 즉 유흥이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재미보러 미사에 참여하고 성가를 부르는 사람은 없고 기도하는 사람들 만이 눈에 띄는 하루였습니다. 오늘 청년 게시판을 보며 우울했던 마음이 미사 중에도 계속해서 아픔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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