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지휘자는...
작성자신지현 쪽지 캡슐 작성일1999-09-03 조회수1,574 추천수3 반대(0) 신고
저는 신림4동 청년성가대 지휘자 카타리나 입니다. 저희 성가대 게시판에는 여기 성가게시판의 글이 몇개 올라 있습니다. 그 글들을 보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삐에뜨로 성가대(청년성가대의 이름입니다.)는 지휘자 반주자 다합해야 20명밖에 안되는 작은 성가대 입니다. 그래서 지각이나 결석은 때로는 치명적일수도 있는 커다란 사건입니다. 다행히 모두들 그걸 잘알고 있기 때문에 거의 항상 (말이되나?) 100%의 출석을 합니다. 우린 우리 좋은대로 하느님을 사랑 자비 용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 성가대에선 그렇게 여유로운 분이 아니십니다. 말씀을 잘듣고 말씀대로 사는 사람에겐 더없이 온유한분 이시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모질도록 엄하신 분이라는걸 알고있습니다. 성가연습시간,미사시간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하느님 계획안에 있을리가 있나요? 우린 단원들의 개인 기량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것 역시 당연한 일이겠지만 ... 뛰어난 개인기를 가진 사람들이 조화까지 잘이룬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죠. 그렇다고 우리가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로 채워진것은 아닙니다. 처음 입단했을때 보다 좋아지고 있다면 그걸로 됩니다. 그속도가 너무 느리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 (그건 어느정도는 _어쩌면 대부분이_지휘자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단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참여하게 하는것,또 각 개인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그것을 하나로 묶는것은 지휘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당연히) 그러기 위해서 지휘자는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자꾸 당연한 말만해서 죄송!) 과연 어떤 곡을 하느님께서 받으시겠는가를 알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저는 부족한것이 많아 그걸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합니다. 해야할것이 너무 많지만 나쁜머리만 탓하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내가 대위법을 아쉬울것없이 공부했다면 우리성가대가 부를수 있는 노래가 지금보다 몇십배 ,몇백배 더있겠지만 지금은 지휘자의 부족한 실력탓에 아주 한정된 노래 밖에는 부를수가 없습니다. 어찌보면 단원들 입장에서 몹시 화나는 일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주 미안해집니다. 감히 준비도 되기전에 필요로하시는 하느님을 잠시... 하느님은 완벽한 분이시라 우리의 부족을 감싸주신다는 생각은 너무 안이한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완벽한 분에겐 완벽한것이 어울리지 않을런지... (이 말대로 라면 전 내일쯤 지옥에서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건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누군가 이렇게 물을것만 같습니다. "무늬만 지휘자 아니에요?' 제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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