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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우다떼 복음묵상(연중 제 26주일)
작성자이봉섭 쪽지 캡슐 작성일1999-09-30 조회수1,891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 26주일 잠원본당 라우다떼성가단 복음묵상시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99. 9. 26. 연중 제 26주일

제1독서 에제 18,25-28(못된 행실을 털어 버리고 돌아서면 자기 목숨을 건질 것이다.)

제2독서 필립 2,1-11(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

복   음 마태 21,28-32(맏아들은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

 

<준비 및 진행 : 박유정 젬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복음읽기>

  "또 이런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먼저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여라.’하고 일렀다. 맏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 가서도 같은 말을 하였다. 둘째 아들은 가겠다는 대답만 하고 가지는 않았다. 이 둘 중에 아버지의 뜻을 받든 아들은 누구이겠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셨다. 그들이 "맏아들입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 사실 요한이 너희를 찾아와서 올바른 길을 가르쳐 줄 때에 너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고 그를 믿지 않았다."

 

오늘 복음은 누가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일터인 포도원에 부름받은 두 아들의 응답에 관한 비유입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뜻을 순종한다며 율법을 엄격히 지켰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행한다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하느님께서 - 율법이라고 하는 짜여진 - 대본대로 당신을 드러내지 않으신다는 이유로 율법에는 ’예’라고 하면서 예수께는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오늘 복음은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믿어 하느님의 포도원에서 일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세리와 창녀들은 처음에는 자기들 뜻대로 나쁜 일을 행했지만 유다인들보다 먼저 하느님의 아들을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하느님께서는 ’돌아 오라’고 부르십니다.

"거역하며 저지르던 모든 죄악을 버리고 돌아 오라! 처음에 싫다고 하였어도 뉘우치고 포도원에 일하러 가라! "고 호소하십니다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맏아들과 둘째 아들 중 누구를 닮았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신앙 생활이 오래되고 보다 올바른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자 하는 신자들은 순간순간 그 두 가지 유형을 넘나들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떤 때는 주어진 모든 것을 하느님 뜻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살아야지 굳게 마음먹고 살지만 조그마한 인간적인 상처와 실망 때문에 또 짜증을 부리고 불평을 하며 그 마음을 잊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살다가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미사를 하다보면 또 다시 마음이 뜨거워져서 하느님께 다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스스로도 부끄럽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의 거의 모든 분들이 그럴 것입니다.

 

이번 달은 순교자 성월입니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행동으로 옮기는 둘째가 되고자 노력하는 달입니다.

그런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행동했는지 한번 뒤돌아볼까요?

 

우리 나라에 순교 성인이 몇 명이죠?  

이 물음에 답을 하지 못할 신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순교 성인들이 어떻게 순교를 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할 수 있는 신자는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순교자를 높이는 것은 그분들의 삶이, 죽음이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삶을 본받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나라에서 순교 성인이 103명이나 있다는 수치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 그 의미가 어떻게 살아날 것인가 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순교성인이 103명이라고 자랑하는 날이 순교자 축일이 아닙니다. 한국의 순교자를 목숨을 바친 용감무쌍한 특별한 전사들로만 보기보다는 그들은 그들이 살던 세상에서 오늘 성서가 말하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른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순교적 삶을 사는 길이 다른 것이 아니라, 지금의 처지에서 ’자기 십자가를 어떻게 잘 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순교자를 본받자고 외치는 사람들은 먼저 ’나는 나의 처지에서 내 십자가를 어떻게 지고 가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 때에 모든 죄악을 끊어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그분의 말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끊어버립니다! 믿습니다!" 하며 호언장담을 했던 우리는 어느새,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복음에서 나온 둘째 아들과 같은 사람은 아닌지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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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 야훼가 하는 일을 부당하다고 한다마는, 이스라엘 족속아, 들어라. 너희가 하는 일이 부당하지 내가 하는 일이 부당하냐? 옳게 살던 자라도 그 옳은 길을 버리고 악하게 살다가 죽는다면 그것은 자기가 악하게 산 탓으로 죽는 것이다. 못된 행실을 하다가도 그 못된 행실을 털어 버리고 돌아와서 바로 살면 그는 자기 목숨을 건지는 것이다. 두려운 생각으로, 거역하며 저지르던 모든 죄악을 버리고 돌아 오기만 하면 죽지 않고 살리라."는 제 1독서의 말을 되새겨 봅시다.

 

<묵상>

 

하느님, 예 - 아니오 - 예 - 아니오… 를 끝없이 반복하는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다려 주시겠다고 하시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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