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기헌 주교님 성성을 축하드리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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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섭 | 작성일1999-12-14 | 조회수1,321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요. 이기헌 베드로 주교님의 성성식...
사실 주교님에 관한 일이라면 저와는 가깝지 않은 일 같았는데, 이기헌 신부님께서 주교 임명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굿뉴스에서 접하고는 놀라움과 기쁨을 금치 못하던 생각이 납니다.
어떻게 하면 성당 한번 빠져 볼까(^^;) 하던 초등학생 시절, 잠원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그 때 여기 계시던 이기헌 신부님께서 제 이름도 물어봐 주시고 기억해 주셨어요. 제 이름을 기억해 주신 첫 신부님... 언제나 온화하고 자상하시던 분... 어린이들 연극 할 때 경찰 모자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계신 아버님께 하나 빌려 달라고 부탁하시던, 그렇게 애들 소품까지 챙겨 주시던 신부님... 중고등부 캠프 가서 우리와 같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식사하고 대화하시던 신부님... 지금 돌이켜 보면 ’영악하지’ 못해서 우리 성당 새로 지으시느라 참 고생 많이 하셨을텐데... 하지만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던 순수하고 아름다운 분, 그래서 지금까지도 ’사제상’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신부님...
그리고 15년 전 라우다떼의 탄생과 함께 하시고 라우다떼라는 이름도 지어 주신, 라우다떼의 아버지 신부님...
그분께서 이제 군종교구장 주교님이라는 더 큰 일을 하도록 부름을 받으셨군요. 너무 기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합니다. 그분 위해 기도드립니다.
김건정 빠드리시오 선생님과 여러 분들께서 전례 준비하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인사를 여태 못 드렸는데, 저도 ’교회 전례 음악’의 오래된 애독자입니다. 이기헌 주교님, 저희 본당 계실 때에도 음악에 관심 많으셨고, 그래서 성가대도 열심히 키우시고 음악회도 열고 성가경연대회도 여시고 하셨지요. 그렇게 좋아하시지만 까다롭게 이것저것 요구하시지 않고 모자람 속에서도 기뻐하시며 잘 하도록 도와 주시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어렵게 봉사하시는 분들께도 주교님의 존재는 힘이 될 것입니다. 희망과 힘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이번 전례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신 많은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걱정까지도 다 맡겨 드린 채 정성스레 봉헌하시면 되겠지요. 저도 여기서나마 응원합니다.
한 달쯤 전, 본당 혼배미사 때 오셔서 뵈었는데, 살도 많이 빠지시고 얼굴도 좋지 않아 보였어요. 사무처장 일에 북한선교에 많이 힘드시나보다 했지요. 이제 더 큰 일로 불림받으셨으니 스스로 더 힘들어지실 것 같아 걱정스럽네요... 여러분도 같이 기도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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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나은 삶을 구축해 나가느라 이것저것 생각해 보고, 행동해 보는 귀중한 젊은 날들을 이렇게 교회 안에서 흐트러진 목소리를 다듬으며, 아울러 아름다운 내면을 가꾸어 가는 청년성가단의 젊은 얼굴들이 참으로 귀중해 보이고 자랑스러워 보입니다. 점점 살벌해져가고, 메말라져가는 사회와 사람들을 바라다 보면서, 그래도 우리 교회와 사회의 희망을 이러한 젊은이들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희망을 찾고 교회에 찾아오기를 기도하면서..."
(이기헌 신부님, 1986년 라우다떼 제 1회 성가발표회 격려사 중에서. 라우다떼뿐 아니라 모든 성가 가족들한테도 하시는 말씀이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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