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잠원라우다떼복음묵상(천주의성모마리아대축일)
작성자이봉섭 쪽지 캡슐 작성일2000-01-01 조회수783 추천수1 반대(0) 신고

새 천년의 첫날, 성가 가족 모든 분께 주님의 축복과 인도하심이 있으시길 빕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잠원동 라우다떼성가단 복음묵상시간에 있을 이야기입니다.

 

 

2000. 1. 1.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제1독서 민수 6,22-27(그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 이름으로 복을 빌어 주면 내가 이 백성에게 복을 내리리라.)

제2독서 갈라 4,4-7(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여자의 몸에서 나게 하셨다.)

복   음 루가 2,16-21(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보았다. 여드레째 되는 날,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준비 및 진행 : 이봉섭 바오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새 천년을 시작하는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다른 말로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이라고도 합니다. 다 같이 루가복음 2장을 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2장 16절에서 21절까지의 말씀입니다.

 

<복음읽기>

  그 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에 달려 가 보았더니 마리아와 요셉이 있었고 과연 그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아기를 본 목자들이 사람들에게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이야기하였더니 목자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일을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보고 한 것이 천사들에게 들은 바와 같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 갔다.

  여드레째 되는 날은 아기에게 할례를 베푸는 날이었다. 그 날이 되자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대로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여드레째 되는 날,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고 이름을 붙였다고 하였습니다. 12월 25일을 성탄으로 지내니까, 그 날을 쳐서 8일째 되는 날은 바로 1월 1일, 오늘이 됩니다. 이 날 구세주 아기에게 붙여진 ’예수’라는 이름은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성탄 팔일 축제의 마지막날이기도 합니다. 부활 때에도 팔일 축제를 지내는데, 성탄 역시 대단히 큰 축일이기 때문에 그 축제를 하루로 끝내지 않고 8일 동안 길게 치르는 것이지요. 이렇게 교회는 이 기간 동안 많은 의미를 기억하며 축제를 지냅니다.

  우리도 교회의 일원으로서 이 축제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주님 탄생의 신비를 우리 마음과 생활 속에 정말 맞아들이고 사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의 들뜬 분위기와 우리 바쁜 생활 가운데, 그냥 "예수님이 옛날에 태어나셨나 보다" 하며 정신없이 지나갈 수도 있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몸소 사람으로 오셨는데도 정작 그 은혜를 입는 우리가 제대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우를 범할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 오늘 전례에서 특별한 공경을 바치는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의 마음과 삶의 모습을 다시금 묵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가장 가깝게 모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에서 부활까지 전 생애를 대하는 마음이 참으로 각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성모님만을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를 위해 오신 것이기에, 우리도 예수님 곁에 있던 성모님의 마음으로 우리를 위해 오신 예수님을 만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같이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예수님이 그냥 옛날에 태어나셨나보다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성모님은 가브리엘 천사가 예고한 구세주 아기를 낳게 될 텐데, 당장 해산할 장소조차 없어서 마구간으로 찾아들어 정말 가난한 모습으로 아기를 낳으셨습니다. 그 때의 다급함과 안타까움, 어려움이 어땠을지 생각해 봅시다. 이어 성모님은 목자들의 방문을 받고,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나타나서 구세주 탄생을 알렸다는 이야기도 들으십니다. 아마도 가브리엘 천사를 만났던 때도 생각하셨겠지요? 그 때의 기쁨과 신비함이 어땠을까, 그 때 성모님이 품 속의 아기 예수님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셨을까 생각해 봅시다. 그분은 바로 우리를 위해 오신 분이기에, 우리도 거기에서 성모님과 함께 그분을 맞이하고 바라본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성모님은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습니다. 우리도 주님께서 보여주신 신비와 은총들을 마음에 새겨 간직합시다.

  또한, 이런 일을 겪은 후 성모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예수님의 성장을 지켜 보셨을지 생각해 봅시다. 또 행렬 속에서 예수님을 잃어버리셨을 때, 그리고 커서 사람들의 비방을 받으실 때의 마음이 어떠셨을지 생각해 봅시다. 그러다가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십자가 곁에 서 계시던 성모님의 마음이란 과연 어떠했을까, 아들 예수님의 시신을 받아 안은 성모님의 마음이란 어땠을까, 우리도 함께 십자가 옆에서 느껴 봅시다. 그리고 그런 아픔 다음에 얻은 예수 부활과 승천의 기쁨이란 정말 어떤 것일까 또한 같이 느껴 봅시다.

  이제 우리가 바로 알 수 있듯이,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의 삶은 예수님과 참으로 일치한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치한 삶 끝에 하늘로 불림을 받아 예수님의 부활에까지 일치하셨습니다.

  이렇게 성모님을 생각할 때, 우리도 더욱 가깝게 주님과 일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주님과 일치한 삶이 때로는 어려울지 몰라도 성모님의 삶이 그랬듯 참으로 복된 삶이 될 것입니다. 새 천년을 시작하는 이 날에 성모님을 기리면서, 그분처럼 참으로 주님과 일치한 삶을 살기를 새롭게 결심하며 기도합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주님, 성모님이 주님과 일치한 삶을 사셨듯 저희도 주님께로 마음을 모아 주님과 일치한 복된 삶을 살도록 인도해 주소서.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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