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된 시편 42편 1절의 '암사슴'이 번역되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몇자 적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구절이 한국어 '암사슴'으로 번역 되는 이유는
라틴어 'cervus'가 여성형이기 때문은 아닌듯 싶습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cervus'는 숫사슴이기 때문입니다. 여성형 '암사슴'의 라틴어
단어는 'cerva'지요.
그럼 왜 라틴어 '숫사슴(cervus)'이 한국어 '암사슴'으로 성서에 번역이
되어있을까요? 이유는 한국어 번역에 사용된 성서의 사본이 라틴어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로 쓰여졌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는
이 구절의 히브리어 원문 해석에 있어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성서위원회에서 성서번역일을 하고 있는 어떤분의 설명을 간추려 적어
보겠습니다.
각나라 언어로 번역할 때 사용되는 히브리말 성서는 원래 글자들이
띄어쓰기 없이 연달아 쓰여 있었으며, 후세의 성서학자들이 이 사본을
연구하면서 행도 가르고 띄어쓰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히브리 단어 '숫사슴' 앞에 '타우(히브리어 알파벳)'
을 붙이면 이 단어가 '암사슴'을 뜻하게 된다고 하는데, '숫사슴'
바로 앞단어의 마지막 알파벳이 '타우'였고 원문을 베끼는 과정에서
이 사이를 띄어 놓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성서를 번역할 때 사용하는
꿈란 사본에는 띄어쓰기가 안되어 있고 타우가 하나임)
그래서 숫사슴으로 번역이 되었지만, 성서 학자들이 여러 가지 사본과
전승들을 종합 연구한 결과, 이 사이에 '타우'가 하나 더 있어 '암사슴'
이었을 거라는 학설이 더욱 믿을만하다고 여겨진다는 군요.
그래서 현대에 번역된 한국어 성서나 영어 성서들은 '암사슴'이라 표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암사슴이면 어떻고 숫사슴이면 어떻습니까? 중요한 것은 사슴의 성별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을 목말라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별로 중요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제가 수집한 정보를 계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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