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일산 백석동성당 미사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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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10-15 | 조회수1,014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우리나라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영광입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 민주화의 산실인 대학의 공식초청을 받고도 반대자들의 폭력으로 출입이 저지되는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낌니다. 또 다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라마 티벳트 지도자가 한국에 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모두가 신앙인이라는 점에서 하느님 뜻대로...살게 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영국에 장미전쟁(1455-1485)이란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전쟁이 있었습니다. 두 봉건귀족간의 내란인데 각각 흰장미, 붉은 장미를 달고 싸웠데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국에 러브호텔 전쟁이 치열한 곳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아름다운 사랑전쟁입니다. 서울 서북부 신도시인 고양시 일산구 이야기입니다. 이곳 16개 성당이 연합하여 성명서를 내고 시 당국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일산구에 성당은 4개인데 러브호텔은 11곳이 성업중이고 허가 대기중인 곳 까지 합하면 35개소 라니 주택도시의 성당 수 보다 거의 열배이상 많아집니다.요즘 자치단체장들은 당선만 되면 조선시대의 감사, 군수와 같이 3권을, 신성불가침한 , 전지전능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착각하고 살기 때문에 민중의 소리를 외면하는 속성이 있나봅니다. 홍보판에는 호수와 꽂이 있는 아름다운 일산구 라고 되어 있지만 곧 주점과 호텔이 아름다운 일산구가 될까 걱정됩니다.
오늘은 일산 신도시 지구장좌 성당인 백석동 성당을 찾아간 보았습니다. 1994년에 설립되어 비닐하우스에서 미사를 시작하고 5년간의 헌신적 노력으로 지극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낸 주임사제와 신자들의 신화같은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대지 약 760평에 지하 2층 지상5층의 현대식 석조 성당입니다. 신자 수 약 12,000명인데 벌써 분가해야할 정도라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성당도 환경 영향을 받게된 것입니다.
과연 성당 뒤 건물 한 동 옆에 7층짜리 매력적인 호텔이 성업중이고 조금 더 가서 다른 빌딩이 개업 준비중 이더군요. 성당 주위 주차장에는 명함 크기의 유흥업소의 선전 전단들이 여기 저기 흩트러져 있고....정말 문제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오늘은 초점이 약간 빗나간 것 같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교중미사가 11시라고 하므로 10시 30분에 도착해보니 젊은이가 바글 바글하다. 9시 학생 미사가 끝 난데다가 아이들 첫 영성체하는 날이기 때문만도 아닌 것 같다. 지난 몇 달 동안 지방 주교좌급 성당을 돌아보며 날로 노인화되어가는 신자와 성가전례의 쇠잔화를 본듯하여 서운했었는데 오늘은 괜히 신난다. 지하 교리실을 돌아보니 방마다 주일학교 아이들, 중,고등부 학생, 청년들이 그득하다. 성당 현관 고해소에는 다른 성당의 부활, 성탄 판공성사처럼 두 줄로 기다려야 한다. 고해자들도 노인이나 주부들이 아니라 고등학생, 대학생, 젊은 부부등 이다. 한 마디로 약동하는 성당이다.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은 매일 알렐루야!, 매일 얼쑤!를 외칠 것 같다.
성가대도 살판이 났다.물 만난 물고기들이다. 아버지성가대로 요셉성가대는 남성 4부 합창을 하며 주일 저녁 5시 미사를 어머니성가대로 세실리아성가대는 여성 4부 합창을 하며 주일 오전 7시미사를 장년성가대로 그라시아성가대는 혼성4부 합창을 하며 주일 11시 교중미사를 청년성가대로 유벤투스성가대는 혼성 4부 합창으로 주일 저녁 7시 미사를 맡고 있다.
더욱 감동적인 모습은 오른쪽 앞에 앉은 4명의 청각 장애자를 위하여 젊은 남성이 수화(手話)로 전례문, 강론을 모두 통역하고 젊은 여성은 성가가사와 곡을 수화로 통역하고 지도해 주는 천사 모습이었다. (이렇게 하고 있는 본당 있으면 나와 보시오...) 나는 한국 8도 강산을 다니며 성가 순례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알찬 성당은 처음 봤다. 그것도 수도 서울이 아니고 외곽 도시인 고양시 일산구에....
본당은 흰색과 베이지색으로 밝게 꾸몄다. 좌석은 1층이 약 600 여석, 2층 성가대석은 약 90 석에 보조의자를 더 놓으면 150석까지 가능하겠다. 미사 시작 전에 여성 성가대원이 성가 연습을 시킨다. 입당성가부터 퇴장성가 까지 2절씩 훑어 보는 수준으로 약 10분간 예습을 시켰다. 성가 번호는 주보 끝단에 적혀있고... 2층 성가대는 약 30명 규모이고 이중 남성은 약8명 정도이다. 성가대 까운은---> 유감스럽게도 없다 !!
입당성가는 성가집 18장 주님을 부르던 날 이다. 템포가 너무 느리지 않나...하는 느낌이다. 첫 영성체 하는 아동 구십 여명이 흰 옷에 빨간 보타이와 꽂을 달고 두 줄로 예쁘게 입장하느라 행렬이 길어진다. 3절까지 마치고 옆 페이지 성가 19장 주를 따르리 가 이어진다.
미사곡은 성가집 미사곡 다섯(이문근 신부곡 325장 부터)이다. 이 곡은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린 미사곡이다. 조용한 성가대의 선창(혼성 4부가 아니고 단부)으로 시작하여 신자들과 교창이 잘 이뤄진다.
화답송은 독서자가 독서대에서 제1독서후 낭송으로 선독하고 합송했다. 알렐루야는 성가 366장을 제창후 성가대가 독송부분을 곱게 제창...
[첫영성체 아이들 풍경] 좌 우 앞자리에 초등학교 3, 4학년 남아 38명, 여아 45명 이 얌전히 앉아있다. 이 정도면 남녀 비율이 봐 줄만 하다. 강론이 길어지자 몸이 꼬이기 시작한다. 여아는 그래도 손장난과 조용한 몸동작인데 남아녀석들은 아예 옆 친구들과 잡담이 지나쳐서 본격적인 장난이 계속된다. 옆 아이 머리통을 때리는 놈, 급기야 주먹다짐이 오간다...아이구 이놈들아.. 2개월간 교리 공부를 했다는데 아직 거룩한 미사와 첫 영성체의 신비를 못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도 퇴장 전에 한 명 한 명 비디오 찍은 것을 보여 주는데 촛불을 들고 개인별 앨범을 만들었다. 얼굴들도 귀엽지만 요즘 아이들 이름도 귀엽다. 많은 이름이 슬기, 예나, 지영, 연주 등.... 얼굴이 나올 때마다 좋아하는 녀석들...흐뭇해 하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미소를 느끼겠다.
봉헌성가는 성가 459장 너희는 가진 것 팔아...이다. 본당 분당을 위한 별도의 2차헌금함이 있으므로 헌금에 도움이 되는(?) 좋은 성가이다. 신자 수가 많으므로 성가 44장 평화를 주옵소서 가 이어졌다. 성가대는 혼성4부로 부른다. 주님의 기도는 성가 388장 최병철 곡이다. 다른 전례곡도 다 노래로 하긴 하는데 환호하는 노래들(아-멘, 신앙의 신비 응답 노래, 주님께 나라와... 등)에 벅찬 감동이 없다. 성량과 템포에 변화가 거의 없고...
성체성가 때 첫 곡은 특송이 있었다. 라틴어 Ave Verum 으로 작자 미상이나 좋은 곡이다. 연주도 잘-한다. 이어서 성가 173장 사랑의 주여 오소서 와 159장 세상의 참된 행복, 그리고 성가 160장 하느님의 어린양이 차분히 불리었다. 묵상시간에는 오르간 곡으로 헨델의 라-르고를 잔잔하게 연주.... 퇴장성가는 401장 주를 찬미하여라 였다. 베토벤 곡의 한 토막이지만 빠른 듯하게 불러야 제 맛이 나는 곡이다.
후주로 곡 미상의 조용한 합창곡이 연주되었다.
백석동 성당은 신흥 주거 도시의 모범적 성당이다. 핵 분열하듯 무섭게 양적으로 팽창하는 성당이다. 신부님 세 분과 수녀님 세분이 힘 드시지만 보람도 있겠다. [사족; 본당을 훌륭히 지으신 전임 신부님은 완공과 동시에 전출 가셨다. 가톨릭의 자랑스러은 모습이다. 개신교 같으면 이렇게 잘 지어 놓으면 종신 교역자가 되고 아들에게 상속도 하는 모양이다]
성가 전례에 관한 소감은 인프라 즉, 하드웨어가 첨단인데 소프트 웨어가 아직 못 따라가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내일의 주인공인 아이들 구십 여명이 첫 영성체를 하는 날이다. 이런날 아이들을 위한 성가 한 곡 쯤 넣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린이 미사곡을 보면 이들이 애창하는 곡이 있다.
첫 영성체 축가로 33장을 보면 파아란 하-늘이 웃음짓는 오-늘 .....로 시작하여 예수님을 모시는 우리 친구들...로 끝나는 3절 곡이다. 아이들도 신나게 잘 따라하며 쉽고 좋은 내용이다
어른 가톨릭성가집에도 297장 새로난 형제 같은 곡이 좋다. 즉 첫 영성체를 하는 어린이를 위한 축가 배려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마음도 있고 특송도 오늘은 라틴어성가(저도 라틴어 성가를 좋아하나...)보다는 아이들도 간접 공감할 수 있는 곡이었으면 ...한다. 오늘 아이들은 그들과는 무관한 전례성가 분위기에 이방인이 되어있었다.
지난 주에 언급했지만 로사리오 성월이니 묵주의 기도 성가나 성모 노래, 아니면 전교노래...한 곡 쯤...
성가대 지휘자는 음악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이는 충분조건이라고 봅니다. 전례에 관하여 연구해야 하며 본당 행사의 의미와 맞게 선곡하는 것이 필요조건이 아닌가...하는 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전례음악이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지요.
백석동 성당은 신설본당에 속하므로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은 본당으로 봅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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