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게시판

제목 안동 목성동(주교좌)성당 미사참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29 조회수771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물 아홉번 째 전례성가 순례기)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연중 제 30주일입니다. 이번에는 멀리 경북 안동 주교좌성당으로 날아 갔습니다.

안동은 생각보다 교통이 불편한 곳입니다. 그래서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듯 잠을 설치고 새벽에 집을 나와 택시로 김포공항에 가서 07시 50분 발 예천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1시간 후 예천 (공군)공항에  도착하여 직행 공항 뻐스로 안동에 닿으니 09시 30분경입니다.  목성동 성당을 물으니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간신히 찾아가 보니 역에서 가까운 곳입니다. 얕은 산에 위치하고 주위에 달동네가 형성된 것이 어쩌면

목포 산정동 성당과 그렇게 닮았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당일로  상경할 비행기를 미리 알아 보았었는데 하루 한 번 왕복하는 지라 자리를 못 구해서 오후 다섯시 열차편으로 상경했습니다, 약 4시간 반 걸립니다.

 

[목성동 성당은 안동교구 주교좌 성당이며  교구장인 박석희 주교님께서 안타깝게도

3주일 전에 선종하시어 교구민과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 주었습니다.

삼가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안동교구는 우리나라 15개 교구중 교세가 가장 미약한 교구입니다. 신자 수로 볼 때 제주교구보다 적으며 주교좌 성당 이외에는 신자 수 2천명을 넘는 곳이 없습니다. 초대 교구장이셨던

두봉 주교님께서 방인 주교 필요성을 느끼시고 은퇴하시어 서울 행주산성 공소에서 봉사하고 계심은 이미 두 달 전에 소개한 바 있고 2대 교구장으로 부임하신 박 주교님은 농촌사목과 선교사업, 사회 복지사업 등에 정열적으로 헌신하시다가 10년 만에 부르심을 받으시어 현재 주교님이 안계시는 유일한 교구가 되어 있습니다. 속히 새 교구장님이 오시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목성동 성당은 1924년에 설립되었고 1948년에 현 성전이 축성된 후 6.25때 일부 화재(공산 인민군이 종탑을 망루 초소로 쓴 모양입니다)를 만났고 1968년 개수, 증축하여 오늘에 이릅니다. 신자 수는 약 2천명..... 성당은 적벽돌 단층으로 아담하고 뽀죽탑(종탑)이 8각형으로 예쁘며 내부는 목조입니다.( 이 성당은 또 김수환 추기경님의 첫 사목 본당이기도 합니다).천정은 오래된 합판이고 바닥은 마루입니다. 길죽-하고 어두운 옛 성당이지요.

(실내 구조가 원주 교구 주교좌 원동 성당과 매우 흡사합니다.)

 

입장할 때는 바깥에서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두고 실내화(슬립퍼)를 신고 들어 갑니다.

저 처럼 일찍 간 신자는 새 슬리퍼를 신고(선착순...) 여러분들 처럼 늦게 가시면 헌 슬리퍼를 신던가 맨발이 됩니다.

좌석 수는 약 240석이며 2층 성가대석은 정원 20명입니다. 오늘 미사 참례자는 노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여성이 대다수로 약 150 여명...2층에서는 천정이 낮아서 키 큰

지휘자는 머리가 천정에 부딪칠 듯 합니다. 의자는 60년대 시골 간이역 대합실 긴 의자 같아서 앉아서 몸을 음직이니 삐그덕 소리가 납니다. 불편하다는 것이 아니라 낡은 목조 구조물과 전등, 선풍기의 배선이 제 눈으로 보기에도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문득 서울 부자성당과 시골 가난한 성당 생각이 납니다. 일부러 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주보에 나온 주일 헌금액수를 보니 주교좌 성당은 서울 강남 부자성당의 1/8 정도, 강북 보통성당의 1/4 정도 되고 안동시내의 다른 3개 성당은 주교좌 성당의 절반에 못 미치니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많은 선교와 봉사에 수고하시는 신부님들과 교우들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안동시만 하더라도 인구가 정체되고 공동화가 일어나고 있음은 다른 지방과 유사합니다.

(안동시 인근 어느 면에서는 1 년동안 출생신고가 한 건도 없었답니다.)

다만 안동대학교(국립). 가톨릭 상지대학, 안동과학대학 등 교육기관이 많아서 학생이 많은 편입니다.

목성동 성당  9시 미사에 보니 여러 다른 복장의 수녀님들이 수십명입니다. 웬일인가 하고 알아 보니

상지대학에 유학 온 여러 수녀원의  수녀님들이랍니다. 전공도 사회복지, 간호, 유아교육 뿐만 아니라 물리학, 전기공학(약전이 아니고 강전)도 있습니다. 왜냐구요?? 수녀원에서도  전기 기술자가 필요하답니다.

전기 고장이 나면 팔 걷어 부치고 수리한답니다.  허...참.... 전구 못갈아 끼우는 남성들은

분발하시지요.   오늘도 사설이 길어진 듯 합니다.....본론에 들어갑니다

 

오늘 미사에 예비자 21명의 1단계 입교식이 있어서 들뜬 분위기이다. 전통 유교 사상이 강한 이 곳 실정에 비춰 보면 서울의 210명 입교자 보다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10시부터 묵주기도를 공동으로 바치고 10시 30분에 주일 교중미사 시작!!

 

성가대석을 올려다 보니 여성 8명에 남성2명의 장년 중창단 규모이고  지휘자가 없다.

 

한 목소리라도 보태야겠다고 생각하고 용감하게 또 올라갔다.

입당성가는 성가집 480장 믿음으로를 2절까지 부르고 마쳤다. 새 예비자를 배려한 곡이다.

노래는 모두 제창이다. 성가대도 합창이 아니라 단선부이고 지휘자가 없으니 눈치껏 시작한다. 노래는 시작과 끝이 중요한데 시작도 끝도 대충...할 수 밖에 없다.

반주자는 이상하게도 선율을 한 옥타브 높여서 연주한다. 이상한

풍경이다. 독주가 아니고 미사중의 합창/제창인데 왜 제 음이 아니고 한 옥타브를 올려 날카로운 음을 내는지......?

 

미사곡은 손상오 신부 곡이다. 인근 대구대교구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 같다. 이 곡을 연주한지 오래된 모양이다. 성가대나 신자가 국악풍의 이 곡을 악보 없이도 잘-  부른다. 성가대도 물론  단성부 이다.

화답송은 해설자가 낭송으로 시작 하고 함께 따라 낭송.

복음환호송은 성가집 366장을 다함께 노래하고 독송 부분은 성가대가 노래...

 

노래는 분명한데 기쁨의 느낌은 못 느끼겠다. 타성에 젖어 습관적으로 부르는것 같다.

봉헌성가는 성가집 219장 주여 몸과 맘 다 바치오니와 217장 정성 어린 우리 제물을 제창했다. 특색 없는 성가이다. 게다가 성가대가 앉아서 찬미노래 부른다. 나무 벤치라서 그렇지 편한 의자가 있다면 비스듬이 누워서 부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환호와 주님의 기도 모두를 손신부 곡으로 부르고,

 

성체성가는 성가집 176장 믿음 소망 사랑을 부르는데 성가대원 대부분이 노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노래 시작 할 때 한 사람이 삑! 하고 시작하더니 다른 두, 세 명이 합세하고 그 다음에 다 같이 부른다. 동시에 나와야 하는데 지휘자도 없고 노래에 자신이 없으니 .......

내가 나서지 않으려 했지만 하느님 찬미하는 사업에 본당신자, 나그네 신자  가릴게 있겠는가?

볼룸을 약간 올려 제창을 도왔다.

성체 분배 후 묵상시간에 오르간 독주가 있는데 스톱에  비브라토를 쓴다.

바이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미사때는 안 쓰는 스톱 으로 알고 있다.

(묵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말초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성전 건립 기도와 전교를 위한 기도 및 공지 사항 후 ,

퇴장성가는 성가집 271장 로사리오 기도 드리 때를 제창.!

나는 테너음으로 불러 보았다. 내가 불러서가 아니라 듣기에 낫다고 느낀다.

미사 후 성가대원과 잠시 대화를 해 보았다. 지난주 광주 임동 성당과 똑 같은 질문과

해답을 주었다.

성가대 까운이 있기는 있단다.  그래서 전례의 봉사자는 입어야 합니다....했고

성가대는 서서 찬미해야 합니다 ...했다. 가정에서도 어른이 들어 오시면 일어나지 않는가?

 

안동 목성동 성당은 겉 모습도 쇠락해 있어서 성전 건립 기금을 모금중에 있는데

성가 전례도 쇄신이 필요하지 않겠는가...하는 느낌이다.

 

주일 미사에 지휘자가 없다. 있기는 있는데 3대 대축일 위주로 나와서 약 한 달간 열심히

연습해서 미사를 한다고 한다...... (더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러니 주일 미사 제창 성가를 연습 한 번 안해 보고, 성가대석에서 자신 없는 성가를 부른다.게다가 혼성 합창이

아니고 모두 유니슨으로 부르니 성가대석에서 노래하는것 뿐이지 성가대원으로서의 긍지나 사명감은 못 느끼게 되어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성가대로서 뭔가 개념을 잘 못 잡고있는 것 같다.

 

진짜 중요한 것은 성탄이나 부활 대축일 미사가 아니고 매 주일 미사이다.

매일 매일 일어 나는 거룩한 변화인 신앙의 신비와 매 주 모든 이를 위한 교중미사가 중요하지

어찌 대축일 미사가 더 중요할까? 이런 사상이 목성동 성당만 그런것인지..아닌지...

 

내가 잘 못 알고 살아 왔거나 목성동 성가대 운영이 잘 못 되었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성가 전례에 관하여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며 무심코 지나가면 불감증이 온다. 틀려도 그만...못해도 그만.....

누군가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잡아 주어야 한다. 성가를 통한 전교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주교님 안계시는 성당에 가므로 가급적이면 좋은 면을 위주로 잘-쓰리라 다짐하고

비행기에 올랐건만 쓰다보니 조금 쓴소리가 되지 않았나 ...한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라고 했다.

 

목성동 성당의 발전을 기원하며.....

 

이제 위령 성월로 넘어갑니다. 기차는 종착역으로 진입한 느낌이네요..

 

서울행 중앙선 열차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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