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로고스(명동)합창단 연주회 방청기 | |||
---|---|---|---|---|
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12-07 | 조회수899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로고스(LOGOS) 합창단 제17회 정기 연주회 방청기
성가 가족 여러분 얼마나 바쁘십니까? 성탄대축일 연습은 잘 되어 가는지요. 혹시 독창자가 바쁘다며 연습에 잘 안나와서 속 상하지나 않는지, 간식비가 부족해서 애로는 없는지....... 세상살이가 모두 어렵다는데 명동을 거쳐 롯데 백화점쪽으로 가 보니 인산 인해... 우리나라 부자나라, 살기 좋은 나라라는 착각이 드는군요
오늘은 지난12월 4일(월)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있었던 로고스 합창단 연주회 방청기를 올립니다. 미사 참례기와 연주회 참관기를 꾸준히 올리던 사람이 갑자기 웬 방청기라는 이름으로 나오는가 ...의아하신 분이 있을 것입니다. 방청기라고 쓰는 사연을 먼저 설명해야겠군요.
지난 4일은 월요일인데 제가 속한 가톨릭 남성합창단 울바우의 정기 연습일이기도 합니다. 제가 악보장을 맡고 있기도 해서 로고스 연주회에 갈 수가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연습이 끝난 후 성당에 가서 프로그람이나 구해 볼까하고 갔습니다.(울바우 연습실도 명동 성당 구내에 있어요). 그런데 이게 웬 떡 입니까? 밤 9시 20분인데 이제 제 2부 첫 곡을 연주하고 있더군요. 공연 시간이 늦은 8시인데다가 휴식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성당 입구 (제일 뒤 위치)에 서서 합창곡을 지켜보았는데 그 곡이 어디서 들은 곡인지 귀에 익은 노래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지난 11월 9일 무지카 사끄라 연주회(성공회 대성당)에서 연주되었던 Song for Athene입니다. 지휘자(남영철)가 같다보니 동일한 곡을 다른 합창단이 연주하는 것이지요. 끝 부분이 아주 약한 연주로 알-렐-루-야--로 끝나지요. 이 곡은 작곡자가 친구의 딸(예술과 음악을 사랑했던 아테네)의 죽음을 애도하는 곡이므로 잔잔-한 레뀌엠 같습니다.
이 곡부터 끝까지 들었는데 전체적으로는 반쪽밖에 못 들었기 때문에 참관기를 쓰는 것이 합당치 않고 또 다른 분이 참관기를 쓰면 나는 읽어 봐야지...했는데 48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글을 안 올리는 는 것을 보고 참관기는 아니로되 방청기라도 써서 이 공연 분위기를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컴퓨터 앞에 앉은 것입니다. 괜 찮겠지요?
로고스 합창단은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명동 대성당 소속 청년 성가대이다. 가톨릭 합창단의 아우 격이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도 로고스 출신이다. (굉장하지요? 이 때의 지휘자가 금년에 평신도 가톨릭 대상을 받은 바 있고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 협회 회장인 박재광 교수이지요...) 나는 로고스합창단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3가지 추억이 있다.
하나는, 1981년에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기념 성가 경연대회가 서울 동성고등학교에서 있었는데 나는 당시 성수동 (뚝섬)에서 약 20여명의 청년성가대를 지휘하던 풋내기였기에 구경하러 갔었다. 다른 팀은 40-50명 규모인데 로고스는 약 80명의 대군을 출전시켰고 박재광선생이 지휘를 했다. 곡 명은 람브란트의 살베레지나로 기억한다. 양적, 질적으로 월등한 로고스가 최우수상을 타는 것은 당연하고 나는 부러운 눈으로 감탄만 했다.
두 번째로, 성수동 성가대의 주력인 여성 단원 3명이 증발한 사건이 발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소프라노 2명과 앨토 1명이 명동 가톨릭 합창단에 1명, 로고스에 2명이 입단한 것이다. 본인들은 변두리 성당에서 활동하는 것 보다 배울것이 많을 큰 성당으로 갔으니 뭐랄 수 없는데 독창도 하고 파트장 역할하던 핵심 단원 3명이 가버렸으니....참으로 슬프고 다 그만 두고 싶었다. 기껏 키워놨더니...하는 감정보다는 단원들 사기문제가 걱정이되었다. 이 비참했던 젊은(당시 해군 소령) 아마추어 지휘자의 심정을 몇 분이나 이해하실른지.....
그때나 지금이나 부익부, 빈익빈 이었나 보다. 오기로 그 해에 성가 발표회를 계획하고 강행하며 단원들을 추스리고 분위기를 수습한 기억이 새롭다.(그 성가대는 예루살렘 성가대이다).
세 번째로, 로고스 합창단이 1983년에 헨델의 메시아 전곡을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연주한 것이다. 가톨릭에서는 초연인 듯 한데 경탄스럽게 느낀 기억이 있다.
이러한 개인적 배경이 있는 로고스 합창단 연주를 17년만에 보게되니 또한 감개무량하다.
제1부 Randall Thompson Alleluia Johaness Brahms Rosmarine, waldesnacht Cornish Folksong I love my love Edward Elgar The snow
John Leavitt Hodie(A cantata for christmas)/협연 소래기 챔버
제 2부 John Tavener Song for Athene소둗 John Rutter Requiem
오늘은 방청기 이므로 좀 다른 주제로 줌-을 맞춰보기로 한다. 합창단원은 여성 20명에 남성 17명으로 비교적 괜찮은 비율이고 20대-30대의 청년이다. 젊은이라 그런지 얼굴이 뽀-얗고 예쁘다. 소리도 맑다. 남영철 지휘자의 멧자 보체(성량 반 이하로 줄인 소리) 합창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루터의 레뀌엠 연주시 소래기 챔버 오케스트라가 협연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경원대학교 음대생 그룹이라고 하는데 20여 명의 관현악, 특히 저음악기인 더불 베이스와 화려한 금빛 하-프 소리가 성당 구조와 맞물려 천상의 소리를 낸다. 이따금 퍼구션(타악기) 소리도 양념역할을 하고......레뀌엠 곡 중 소프라노 독창, 첼로독주(김윤화)와 오보에(정경애)독주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의 지휘선이 당연히 커졌고 온 몸이 율동하듯 3위 1체가 된다. (합창만 지휘할 때와 달리 매우 다이나믹한 모습이다). 약 8백 여명의 젊은 층의 청중은 숨을 죽이고.. 이 공연은 늦 저녁 10시5분에 끝났다.
방청기는 이쯤에서 맺고,
명동대성당에서의 연주와 관련하여 음향학에관한 화두를 조심스레 꺼내보고자 한다. 내가 유레카는 아니지만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즉 성당 맨 뒤에서 들을 때 합창소리가 작게(여린 연주였음) 느꼈는데 소리 안나게 앞 쪽으로 와서 들어 보니 귀로 듣는 소리가 별로 더 크게 들리지 않는다. 앞과 뒤의 거리는 약 50미터쯤된다. 앞자리로 오면 당연히 크게 들릴텐데 왜 그럴까?
한 달전에 어떤 물리학 교수와 음향학 얘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그 분도 성가대를 지휘하는데 이론과 실험치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성가대원 10명이 내는 소리와 100 명이 내는 소리는 어떻게 비례할 까? 당연히 10배? 아니면 5-6배?
결론은, 소리는 로그함수를 따르므로 Log 100=2, 즉 2배 밖에 안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휘자들이 성가대원 수를 무리하게 늘이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런 지식을 가지고 어제 진동/음향학을 전공한 과학자와 식사를 하게 되어 이 문제를 안주삼아 토의해 보았다. 이 분 의견은 좀 다르다.
10 명의 성가대원과 100명의 성가대원의 성량이 2배 차이가 아니고 환경적 영향, 그리고 공기 밀도 등 영향으로 일정거리에서 2배로 들리고, 측정되는 것이지 소리는 실제로 현장에서는 10배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의 명동대성당에서 앞자리에서나 맨 뒷자리에서 같은 크기로 들리는 것은 성당 구조가 공명이 잘되어 소리가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재질이, 반사가 잘되는 돌과 벽돌이므로 일반 강당과 달리 어느 위치에서나 같은 크기로 들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 이론에 대하여 연구한 분이나 확실히 아는분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명동 성당 로고스 합창단! 로고도 아름답다. 노래 이전에 말씀이 계셨듯이 이름은 합창단이로되 전례성가를 봉헌하는 주교좌성당의 성가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정진하시기 기원합니다.
김빠뜨리시오 올림. 추기;도와주세요! 제2부 곡명 athene 뒤에 소두ㄷ 이라는 암호같은 불청객이 있지요? 이 글자를 지우려(delete)하면 바이러스를 먹었는지 먹통이 되고 다 지워져요... 간 밤에도 몇 번이나 헛 수고하느라 잠을 설쳤답니다. thank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