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울 글로리아합창단 성음악미사 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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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12-17 | 조회수821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스승도 뛴다는 사주월도 절 반 이상 지나갔고 성탄대축일이 일 주일 밖에 안 남았습니다. 요즘은 성탄 전야 자정미사와 성탄 낮 미사를 장년성가대와 청년성가대가 분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력 성가대가 둘 다 맡아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즉 자정미사 후 유치원이나 강당에서 축하 행사를 하고 나면 잠도 못자고(over night) 기진맥진하지요, 그래도 낮 미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하지만 결석자도 생기고 찬미 실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특히 주사파 남성파트! 사실은 성탄대축일 낮 미사가 더 중요한 미사랍니다.
오늘은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 성음악 미사에 참례한 소감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2000년 12월 16일(토) 오후 3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수도원(작은 예수회)성당에서 봉헌된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의 성음악 미사에 참례하였다.
이 성음악 미사는 오래전부터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봉헌되며 서울대교구 주보에 미리 광고가 실린다. 약 5년 전 대관식 미사곡으로 봉헌하는 미사에 참례하여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고 오늘은 대림 제 3주일 특전미사이나 노엘 미사곡을 연주한다고 하여 기대를 하고 갔다.
노엘 미사곡은 알프렛 드 쇼주(Alfred de Sauges)의 유명한 곡이다. 올해도 많은 성당에서 이곡을 라틴어이든 우리 말이든 연주할 것이다. 이 곡은 나도 최근 수년간 연주하여 매우 익숙한 곡인데 다른 성가대가 연주하는 것을 듣는것도 좋은 공부가 되겠거니...한 마음이 컸다. [옛날에는 잘 모르고 작곡자를 알프렛 데싸우제스 라고 발음하여 무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동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지하 성당은 아담한 크기이다. 제대가 무대라면 신자석은 객석처럼 경사져서 제대보다 높아진 구조이다. 약 280석 정도의 작은 성당이나 천정이 낮고 4면 벽은 천연 돌을 송송 박아 놓아서 반사음이 많다. 즉 작은 목욕탕에서 처럼 공명이 된다. 성가대석은 별도로 없고 우측 앞 자리에 위치한다.
오늘 미사는 안승관(노원성당)신부님이 집전하고 글로리아 합창단(단장 양영태)는 소프라노 10, 앨토 8, 테너 5, 베이스 6명, 계 29명으로 비교적 균형 잡힌 혼성 4부이다.이 규모는 5년 전에 보았던 단원에 비하여 많이 준 상태인 듯 하다. 단원의 연령층은 20대부터 50대 후반 까지로 폭이 넓은 편이다. 오늘의 지휘자는 조풍상 교수이며 반주자는 장양순 자매이다.지휘자는 지휘봉을 쓴다.
입당성가 성가 91장 "구세주 빨리 오사"를 합창으로 미사시작. 신자들의 제창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신자 수가 극히 적어서(합창단원 수의 절반이하... 합창단 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노엘 미사곡은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원래 혼성 3부(소프라노, 앨토 및 남성)으로 작곡되어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처럼 남성이 태 부족한 성가대를 위하여 작곡한 것이 아닐까..하는 공감이 갈 정도이다. 오늘 연주는 혼성 4부로 편곡된 곡이다.
Kyrie--긴 전주에 이어서 남성 독창 후, 소프라노 제창(Soli)과 3부 합창.
이상한 것은 전주가 끝나면 바로 베이스가 기리에에--레이손...하고 나와야하는데 반주가 멈추었다가 다시 첫 음을 주고 난 다음 노래가 시작된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도 음은 계속 쳐진다(첫 음부터 음을 끌어 올림). 소프라노 솔리 부분을 솔로로 하는데 추워서 그런지 목소리에 바이브레이션이 있다.
Gloria--미사곡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악장인데 오늘은 대림 주일 미사 중이라 생략!(좀 서운하다)
Sanctus--6/8 박자로 전주가 나오다가 포르테와 피아노 대비하 듯 노래하고 소프라노 독창(또는 솔리)후 반복한다. 포르테는 더 크고 피아노는 더 작았으면...하는 소견이다. Pleni sunt coeli... 독창부분에서 호흡이 좀 짧지 않나...하는 느낌이고.(자꾸 끊긴다). 이어지는 Benedictus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테너 독창이 잘 해줘야한다.
[어떤 성당에서는 이 부분을 아예 생략하고 지나간다고 한다. 주례사제가 노래가 끝난줄 알고 미사를 진행한 사례도 겪어보았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그래서 반주자도 쌍뚜스 끝난 후 바로 들어가야지 오래 쉬면 안된다]. 남성독창이 길게 이어지는데 듣는입장에서는 조마 조마하다. 음정이 크게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정확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어지는 4부 합창은 의외로 쉽게 넘어간다. 음정에 신경을 쓰다 보면 어느새 강/약 변화가 무디어진다.
Agnus Dei--역시 남성(베이스) 독창이 먼저 나온다. 음성이 곱고 볼룸도 좋다. 다만 아-뉴스 첫 발음이 어-어 뉴스로 들리는 것이 옥의 티! 베이스부터 각 파트가 순차적으로 나오며 커지는 부분에서 소프라노의 힘이 좋다. 앨토는 끈질기리 만치 잘 따라 받쳐준다. 볼룸이 다이나믹하지 않은 것이 어느 합창단이나 공통적 사항이고...
노래란 예쁘게 하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고 감동을 힘차게, 강하게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미사곡 이외에 화답송은 고유문 대신 성가 88장 "임하소서 구세주여"를 불렀는데 가사 내용이 일부 연관성이 있긴 해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이 미사는 본당 신자끼리의 미사가 아니라 만천하에 성음악 미사라고 광고(초청)하고 보여주는 미사이기 때문이다.
아멘 곡도 부드럽고 곱게 잘 불렀지만 우리가 일본과 축구시합하다가 한 골을 넣은 듯한 환호는 아니었다. 알렐루야는 합창에 이어 독창(테너)가 전례적으로 잘 불렀다.
성체성가는 특송으로 C. Franck 의 Panis Angelicus 이다. 우리말로 천사의 양식인데 개신교에서 처럼 생명의 양식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라틴어로 부르니 관계가 없다.
소프라노 독창자(객원?)의 유려한 독창후 2절부터 합창이 한 소절씩 따라가며 부르는 재미있는 곡이다. 자신있는 곡이라 맘 놓고 부르니 베이스가 좀 쎄다. 합창은 전반적으로 남자 목소리>여자 목소리 이다. 혹시 내가 합창단 뒷 쪽에서 들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오늘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의 금년 마지막 성음악미사는 썰렁한 가운데 봉헌되었다 주보에 유료 광고까지 냈는데 이렇게 신자 수가 적은 것은 왜 일까? 12월이라 모두 마음이 바쁘고 급하기도 해서 그런것이라고 이해한다.
2001년 1월부터 계속될, 더욱 원숙하고 퍼펙트한 성음악미사를 기대해 본다.
좋은 미사를 기획하고 공개하는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서을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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