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절 오르간사용에대한생각(재등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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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임진경 | 작성일2001-02-27 | 조회수1,171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반갑습니다. 인혜씨!
그동안 합창 지휘를 하신 분들의 글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오르간에 관한 얘기를 들으니 반갑군요. 저는 한국에서 오르간과 피아노를 공부하고 지금은 미국에서 오르간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어릴때부터 성당에서 반주를 했기 때문에 가톨릭 음악과 신앙,교리에 관심이 많아요.
사순절의 오르간 사용은 제가 알기론 이렇습니다.
"창미사나 평미사의 경우, 미사의 처음(사제가 제단을 향해 걸어 갈 때), 봉헌 때, 영성체 때, 미사의 마지막 때 등에 오르간이나 기타 악기를 독주의 형식으로 써도 좋다(지침 65조) (이 지침은 성변화 후의 악기의 연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1958년의 지침은 ’주의 기도를 외울 때까지 경건한 침묵을 지키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도 이 지침의 지도자는 언젠가는 성변화 후의 전문이 큰 소리로 외워지게 된다고 예상했으므로 성변화 후의 악기 연주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을 것이 다.) "이상과 같은 악기를 독주 형식으로 쓰는 것은 대림절이나 사순절, 성주간의 최후의 3일 및 죽은 이를 위한 성무일도, 혹은 연미사 동안은 인정하지 않는다." (지침 66조) 이 규칙은 오르간이 화려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생각되었던 옛날의 전통적 관습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오르간이 그리스도교적 통회나 상중의 기분에 알맞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 규칙도 변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통적으로 대림절의 제 3일요일(Gaudete의 주일)과 사순절의 제 4일요일(Laetare의 주일)에는 악기의 독주가 허락되고 있다. 이들 예외는 지침 중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폐지된 것은 아니다.) 이에 반해 "이제부터는 성주간의 최후 3일 동안에도 노래에 악기의 반주를 붙일 수 있다." (전례 음악의 지침에 대한 ’전례헌장 실시평의회’의 주석, N. 66.)
<제2차바티칸공의회문헌 해설총서 중>
위에서 "... 알맞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 규칙도 변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주일은 사순절의 40일 동안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어떤 신부님께서는 주일미사가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씀을 하셨지요.) 그러므로 이렇게 오르간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사순시기의 오르간 음악(특히 코랄 프렐류드)처럼 아름다운 곡이 없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J.S.Bach 의 열렬한 신봉자(?)인데 이번 3월 4일 저희 선생님 제자들과 합창단이 사순시기와 부활시기의 BACH Orgelbuchlein 의 코랄 프렐류드를 발췌하여 연주합니다. 제가 할 곡은 프랑스 오르간 작곡가인 Widor 가 오르간 곡중 가장 빼어난 곡이라고 언급한 Bach의"O Mensch, bewein dein Sunde Gross’ 인데, 처음에 이곡을 치는 순간부터 그 아름다움과 깊이, 바하 특유의 절묘한 화성과 가사 그리기 표현에 반해 버렸답니다. 치는 것만으로도(잘 연주하건 아니건?)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할수 있는 곡인것 같습니다. 이곡은 성 금요일에 맞는 가사를 가지고 있으나 그때는 오르간을 칠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지요. 많은 훌륭한 수난 코랄 프렐류드가 성금요일을 위해 작곡된 것이 많은데 그것은 바하가 루터교회 신자라서 그런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순시기동안에 바하의 오르간 프렐류드를 시도하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훌륭한 시도라고 느껴지네요.그 주의 복음과 전례에 맞은 가사를 이용한 프렐류드를 골라 봉헌하면 좋겠군요. 그러나 한가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본당의 신부님 또는 수녀님과 한번쯤 얘기를 해보는게 좋겠구요. 물론 그분들이 음악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경우가 있겠지만 인혜씨의 취지와 그 코랄의 가사내용을 설명해 드리고 미리 알려드리는게 좋을듯합니다. (물론 해설자와 시간 맞추는 것도 중요하겠죠?)
좋은 오르가니스트를 가진 성당은 참으로 복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 신자들은 오르간 음악에 대해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오르간을 배우고 연주하고 봉헌 하는 우리들은 교회의 악기인 오르간을 좋은 곡들을 통해 잘 소개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어떤 신자분은 오르간 소리가 본인의 기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스탑 변화(오르간 음색변화) 자체에 익숙하지 않아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꽤 있답니다. 좋은 파이프 오르간을 가져도 수도자들이 오르간 소리를 제한하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수도원에서 듣던 모노톤의 오르간 소리가 전부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본당 공동체와 오르가니스트인 반주자 자신,성직자 수도자등이 같이 하느님의 은총을 얻는 계기가 되도록 사전에 조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르간 소리를 듣고 모두 같이 사순시기를 더 잘 묵상 할 수 있기 위해서 말이죠.
이번의 봉헌을 통해 좋은 신앙 체험과 은총의 사순시기가 되시기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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