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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성환 지휘 30년[그린합창단]연주회참관기
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12-09 조회수1,287 추천수13 반대(0) 신고

배성환 지휘자30년 기념[그린합창단]연주회 참관기

 

2001년으로서는 마지막 큰 연주회인 듯 합니다.

 

2001년 12월 8일(토) 저녁 7시,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은  일찍부터 바깥 쌀쌀한 날씨와는 달리 열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배성환 선생의 "서울 대교구 본당 성가대 지휘 30년을 기념"하는 뜻 있는 연주회가 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인연이 있음이니....

 

[성가 게시판에 연주 예고를 해주신 조남진 여사는 청량리 엔젤 합창단 출신으로 서울신문 기자를 오래 역임하여 객관적이고 깔끔한 문체를 쓰는 분이고, 참관소감을 먼저 올린 정영일 선생은 경희대 작곡과 출신으로 중고교와 대학 강단에 오래 서셨던 분이다]  

 

배성환 선생과의 첫 만남은 1973년 초 서울 청량리 성당에서 였다.

진해에서 멋도 모르고 성가대에 선 후 서울로 전속(당시 해군 중위)와서 집 근처 성당을 찾은 곳이 청량리 성당이었고 자진하여 성가대에 올라 가니 경희대 3학년인 배성환 선생이 지휘자로 있다.

 

그 때는 늘 검은색 간소복을 입고 다녔고 도수 높은 안경에 말 수가 적은 학생이었는데 오르간(풍금)에 달인 이었다. 탄복할 정도였다.  대구 삼덕성당에서 지휘를 했고 왜관 수도원에서 배웠다는그 솜씨는, 지금도 기억한다. 필자는 테너단원으로 활동하며 지휘 덕목을 유심히 보며 내 것으로 만들려 노력했다. 그 누가 알았을가? 나중에 엄청 도움이 된 것을!

이 때 백남용신부님이 보좌신부님으로 적을 두고 배성환 학생과 함께 대학에 다녔다.

 

배성환 선생과 두 번 째 만남은 27년 후, 작년에 옛 엔젤성가대원들의 연락이 닿아  재회하면서부터 였다. 뉴욕 한인 회장인 김석주 안드레아씨의 금의 환향이 기사화 되면서 계기가 되었다.

결국 뉴욕 한인 성당 연주회까지 30 여명이 다녀왔고 배성환 선생은 연습만 시키고 회사일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공무원이고 필자와 동갑이며, 단장이던 이다두 씨는 이 어려운 행사를 마치고 애석하게도 금년에 선종하셨고......

 

배성환 선생과 세 번 째 만남이 바로 이 연주회에서 였다.

서울 시내 10개 본당을 맡은 것 이외에 1993년 그린 합창단을 창설하여 본격적인 연주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배성환 작곡/편곡집]을 보니 무려 217곡이 수록되어 있다. 엄청난 양이다.

우리나라에 작곡을 많이하기로는 이종철신부, 원선오신부, 그리고 최병철교수를 드는데 이분들에 못지 않은 것 같다. 그것도 음지에서 묵묵히.....

 

백주년 기념관은 좋은 홀이다, 배선생을 따르는 분이 많아서인지 약 900석 객석이  꽉 찼다.

 

어제 연주는 자작 미사곡을 먼저 연주했다.

자비송, 대영광송, 거룩하시도다, 그리고 하느님의 어린양인데 10분 짜리이다.

 

연주는 59명의 혼성합창인 그린 합창단!

남성 24명, 여성 35명의 좋은 구성이고 절반 이상이 본당지휘자와 성악 , 음악 전공자로 알려져 있다.

얼음에 박 굴리 듯 감미로운 피아노 반주(임인숙)도 일품이고,

 

검정 블라우스와 치마를 입은 여성과 흰 자켓을 입은 남성의 배색도 공을 많이들인 모양이다.

무대 커튼을 올리기 전에 미리 정열하므로써 시간도 절약하는 지혜를 보여주었다.

보면대는 특이하게도 2인에 1대씩 설치하여 거의 암보 상태임을 자신있게 보여주었고...

미사곡은 오르간(피아노) 간주를 많이 넣어 대축일 미사곡으로 장식할 수 있게 작곡하였고 음역이

높지 않아 일반 성가대도 시도할 수 있게 되어있다. 다만 셋 잇단음에 가사를 세 자씩 배당한 것이 많아 가사전달에 주의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 느껴진다.

 

이어서 복음성가와 동요, 그리고 팝과 우리가요을 모두 23곡 연주했다. 이 곡들은 전례성가는 아니다.  가볍게 부르고 쉽게 친근해질 수 있는 곡이다. 위문공연이나 야외행사에 적합하다.

 

배성환선생은 고전과 현대, 바하로부터 비틀즈에 이르기 까지 시공을 넘나드는 작곡가이다.

굳이 전례음악에 몰두하지 않은데에는  그의 뚜렸한 소신이 있다. 이 시대를 나타내는 음악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까지 남의 곡을 신주모시듯 해야 하느냐는 애국적인 생각이 내재된지도 모를 일이다.

 

이 연주회의 절정은 그린 합창단에서 외롭게 노력해 온 선생에 대한 사랑의 표시였다.

감사패와 작곡집을 헌정하고...음반을 증정하고...꽃다발을 드렸다.  배성환 선생으로 부터 직, 간접으로 영향을 받은 지휘자, 반주자,단원이 부지기 수이다. 공무원이었다면 공로훈장이라도 드려야 할 분이다.

 

깊은 신앙과 음악, 그리고 세속 또한 가꾸어 나가야 할 무대로 보고 젊은이 위주의 복잡한(?) 작곡을 많이 하고 편곡을 했다.목표는 재미있는 노래이리라! 편곡은 제2의  창작이라고 한다. 원본에 대한 치밀한 분석 없이는 안될 것이다.  배성환(루까)선생의 많은 씨 뿌림이  여기저기서 열매를 맺고 있다고 믿는다. 이런 행사를 주관한 그린합창단(단장 안수민) 여러분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마지막 두 곡은 객석에 있던 여러 성가대(청량리, 종로, 잠실7동 등) 60 여명이 합류하여 "동행"과 "함께 가자 이 길을" 을

불러 가슴 뭉클하였다. 참 좋은 시도이고 훈훈한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무대였다.

 

끝으로...이러한 훌륭한 평신도 음악가에 대한 교회의 관심 문제이다.

프로그람에 서울 대교구 주교님이나 성음악 감독님의 "축사" 몇 줄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은... 나 만의 느낌일까?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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