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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월..그 아름다운 추억
작성자신용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2-07-03 조회수725 추천수10 반대(0) 신고

유월..그 아름다운 추억

 

내가 몸담고 있는 서울 강북의 창동성당은

지금은 교세가 많이 줄어서 신자수도 적지만 한때는

강북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성당 이었다고 한다..

많은 분당을 거듭한 결과 지금은 조그마한 성당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래도 쌍문 전철역 앞에서 그 올곧은 풍채를 간직하고 있는 소박한 성당이다.

작년 3월 이한충스테파노 형님이 지휘자로 부임 한 뒤..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죄하나로(?) 지금까지 1년3개월여를 고생하고 있는 중이다..^^

창동성당 ’소화데레사’성가단은 우여곡절 끝에 작년 스테파노형님이 새로

부임하면서 재창단 되었다..

제가 처음 가 봤더니..

앨토는 한사람도 없고 소프라노 3명, 테너 2명, 베이스 2명

그런 성가단이 지금은 어떠한가?..

놀라지 마라..

엘토7명, 소프라노 10명, 테너 5명, 베이스 5명이다..

무려 4배의 성장을 했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은 했지만..곡절 끝에 재창단 된 성가단이라

나름대로의 서로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테파노 형님의 마음고생은 이루 말 할수 없었고..

그러나 그 힘든 대축일들을 성원 속에 무사히 마치고..

긴장이 풀어 질 무렵..뭔가 다른 계기가 필요 했다.

서로간의 아픔을 삮여야 했으며. 또한 성음악 공동체의 성화를 위해

서로를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전기가 필요 했다..

주일 교중미사를 마치고 저 단원들의 회식이 있던 날..

난 뜬금 없이 제안 하나를 했다..

(난 아직도 월계성당에 교적이 있다..즉 타 본당 사람이다^^)

"우리 놀러 갑시다..!"

우와..우뢰와 같은 환영의 박수..특히 자매님들이 더 했다..

이럴수가..이렇게 목말라 했나?..

그날 난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 했다..

장소와 시간,날자도 그날 아예 다 정해 버렸다..

그 날이 언제냐?..6월9일이다.29일까진 3주 밖에 안 남았다.

장소는 내가 예전에 교중미사 봉헌을 드렸던..아름다운 추억이 있던 곳.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 소재한 ’대화성당’이다.

그림 같이 이쁜 곳,,조각과 같은 예쁜 집, 그리고 풍성한 인심이 살아 있는

대화성당 교우들의 모습이 주마등 처럼 흘러간다.

바로6월13일 대화성당으로 갔다...

평일미사를 드리고 나오시는 신부님께

부탁을 드렸다...6월29일부터 30일까지 성가단이 피정겸 단합대회를 갖는데..

주일 교중미사 봉헌을 드릴수 있냐고..

김기성다니엘신부님은 흔쾌히 승락을 하셨다(난,그때 속으로 ’신부님 만세!를 외쳤다.)

그리고 6월24일 다시 신부님께 갔다..전례에 관해 사전 조율을 하려고,

아불싸 그 날은 월요일..신부님의 휴식일 이었다..

무조건 신부님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드렸다..

반가운 신부님의 목소리..

’아..지금 대화에 계신가요?..’  ’네..신부님.’

’아 그럼 조금만 기다리실래요?..제가 지금 여주 휴계소니까 한 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습니다..’ 그때 시간이 오후 6시이다..

무조건 기다렸다..

신부님과의 조우..반가운 인사를 나눌새도 없이..무조건 따라 오란다..

간 곳이 전례분과위원장 댁이었다..

그곳에서 토끼고기와 소주 한잔...우리가 온 것을 알고

신부님게서 사목회 위원들을 소집해 놓고 계셨다.

화답송을 여기선 말씀으로 하시나요?..

’ 아니요 음악으로 해야 합니다..그것도 3절까지..’

우와..난 속으로 다시한번 외쳤다.. ’신부님 만세!’

모든 전례의 지침을 받고 집으로 도착하니 새벽이다..

그리고 6월29일 장도에 오른다..모두 23명.

대화성당 근처에 ’노스탈지어 통나무’집으로 여장을 풀었다..

정말 그림 같은 곳이다..그 곳 주인도 같은 교우이다..송어장도 같이 한다..

도착하니 신부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토요 특전 미사를 마치고 교우들을 데리고 오신단다..

그리고 한국축구응원도 같이 하잔다..그날은 터키하고 3,4위전을 하는 날이다..

즐거운 밤...신부님과의 대화는 끊어 지지가 않았다...

그분은 대화성당의 홍보부장이며..이벤트연출가이며,탁월한 지역 지도자이셨다..

많은 교우들을 모시고 오신 이유는 아마도..교중미사때 서로 어색함을 안 느끼게

해줘야 된다는 신부님의 큰 뜻인줄 누가 모르겠는가?.

그리고 주일 날..

모두가 긴장을 하며..

교중미사 봉헌을 드렸다..

미사곡은 강수근신부님의 ’국악미사곡’이었다..

사전에 2주간 연습을 했지만...대화성당의 성가단과 과연 화음을 맞출 수 있을까?

우려도 있었다..

그날..우린..월드컵4강의 기쁨보다 더 큰 환희와 절정을 느꼈다..

봉헌특송 ’성모님께 드리는 노래’에서는 일부 신자들과 우리 단원들은 목이 메어

후렴부 합창에서 소리를 못 낼 정도 였으니..

이 부분에선 이한충스테파오 형님의 곡 해석이 말 그대로 죽였다.

1,2절을 소프라노가 아닌 알토파트에서 솔로로 부르고 후렴부만 합창을 했는데..

우리 알토의 세실리아,미카엘라 자매의 목소리는 바로 동심의 소리,,그 자체였다..

전혀 때 묻지 않은 순수의 목소리..후렴부 첫 귀절  ’ 성모~~여..’ 할 대는 그야 말로

용솟음 치는 절정 그 자체였다..

성체특송 ’ 생명의 양식’은 아마뚜스 테너파트의 저희 대부이신 김종욱아오스팅께서

솔로를 하시고 후렴부는 합창을 하였다..정갈한 목소리...절정에서 내 뿜는

강렬한 바리톤 음색...흠 잡을 곳이 없었다..

그 전에 화답송은 우리 박재광선생님의 곳으로 준비했다..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곡..4부 화음이 이토록 멋있게 나올 줄은...

나중에 대화성가단에서 이렇게 얘기 한다..

’솔직히 화답송 듣고 기가 팍 죽었어요..^^’

사목회장이 퇴장전에 앞에 나와서 한 말씀 거드신다...

그리곤..즉석 연주회를 부탁하셨다...

이 부분은 그 전날..신부님께서 이미 준비를 하라고 지시를 하셨다...

’신부님 만세!’

연주곡은 ’산골짝의 작은성당’ , ’아름다운 사랑 - 손상오곡’ , 그리고 ’만남’이었다.

그날 신부님의 강론 말씀의 주제는 바로 ’만남’이었던 것이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만남..그 만남은 자기 희생 없이는 불가능 하다는 말씀..

자기를 뽐내려거나..자랑하지 않는 순수한 만남...그것을 위해

우리는 기도하고 노래부른다는 말씀..

신부님 정말 고맙습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희속에 미사는 끝나고 교우들이 준비한 곤두레나물 비빔밥을 게눈 감치듯 먹곤..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대화에서의 밤..그리고 미사 봉헌,,

아마도 ’소화데레사’성가단원들은 평생 잊지 못할 유월의 추억을 간직하였을 것이다.

아름다운 대화성당 교우들과의 만남...밭을 메다가 성가 연습시간이면..한고개를 넘어 달려오신다는 대화성가단원들..그네 들의 풋풋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는 각박한 서울에서 사는 우리들의 마음과 정신을 깨끗이 정화 시켜주었다..

 

 

사랑합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우리 ’소화데레사’성가단은 그 때까지의 아픔을 서로 어루 만지며

서로를 껴 앉고 한 없는 울음을 소리내었다..

그래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이토록 서로가 소중 했던 것을....

 

 

석양을 바라보며...아마도 그 들은

이천이년 그 유월의 아름다운 추억을 평생 잊지 못 할 것이다.

 

 

이천이년 칠월이일 늦은 밤..

신용호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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