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 선곡도 폭력이 될 수 있나? | |||
---|---|---|---|---|
작성자임용학 | 작성일2003-06-15 | 조회수944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 성부 성자 성령 찬미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218번 '주여 당신 종이..' 성가집에 실리기 전의 일입니다. 어느 수도원 허원식 때에 이 성가를 불렀는데 허원자들이 수도복으로 얼굴을 가린 채 제단 앞으로 걸어나오는 동안 성가가 조용히 울려 퍼지고 엄숙함이 성당을 가득 메워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때에 '십자가를 지고 여기 왔나이다,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 목이 메이는 가사의 내용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떠나보냄을 아쉬워하는 가족의 인간적인 모습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디선가 누구의 흐느낌이 시작되었고 여기 저기로 번져가더니 결국 참석했던 많은 이가 한참동안 수건을 적셔가며 이 성가를 마무리해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악적인 평가로 볼 때 말이 아니죠, 목멘 소리에 훌쩍이는 소리하며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그렇다고 성가가 엉망(?)이 된 그날의 허원식을 평가 절하할 수 있겠는지요?
성가를 선곡하시는 분들은 참 대단한 힘(?)을 갖고있습니다. 전례에 참례한 신자는 해당 성가를 알지 못해도 어쨌거나 가사라도 따라 불러야 하니까. 그리고 미사 전례때에 불려지는 성가를 왜 우리는 음악적인 요소에만 집착하여 판단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흥미 유발, 감정 호소, 외침과 발산 위주의 성가 편성으로만 일관하는 경우와 또 좋은 음색으로 좋은 화음과 좋은 반주로 잘 어우러진 합창만이 좋은 전례를 이룰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음악인 입장에서만 접근해 보려는 시각도 고개를 저어 봅니다.
미사 전례에는 젊은이와 노인도 참례하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뿐 아니라 감기가 걸린 사람도 있고 목이 쉰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당신은 몸이 좋지 않으니 성가는 부르지 마시고 가만 계시는 것이 도와주는 것입니다' 라고 주장할 분은 안 계시겠죠?
물론 더 나은 성가로 주님을 찬미하려는 노력을 애써 막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가대원이라고 해서 전례중에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려는 것이나, 성가의 선곡에 대해 독점적(?)으로 다른 봉사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사례, 또는 성가를 자신의 음악적인 취향대로만 강요하며 그것이 곧 전례의 일치와 귀결된다 라는 주장은 한 번쯤 재고해 달라는 뜻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성가를 부르는 시간동안은 성가대원이 전례에서 우선하지 않습니까? "하고 반문하는 성가대원이 계셔서 한참을 망설이다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성가 때문에 미사 전례중에 소외당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면서 - 주님 안에 우리 모두 한 마음! , 주님 안에 우리 모두 한 믿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