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영성체 후 묵상을 허 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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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경수 | 작성일2006-08-15 | 조회수1,260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영성체 후 묵상을 허 하라.
언제부터인지 '특송' 이란 정체 불명의 이름으로 영성체 후에 성가대의 노래가 불려지고 있습니다. 뭔가 특별한 듯 하기에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좋게 생각되어지기도 하고, 그냥 의레 하는 것으로 별 반응이 없이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사통상문 상으로 그 시간은 분명 영성체 후 묵상 시간입니다. 그 '특송' 이라는 것이 영성체 후 묵상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 생각하기에 이 글을 씁니다.
우선 저부터 소개해봅니다. 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청년 신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청년회, 교사회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성가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회에서 복사, 독서, 해설 등의 전례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보다 신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모 성당에서 오랜 기간 그레고리안 성가를 미사곡으로 사용하면서, 신자들은 그저 듣기만 할 뿐인 미사가 되어 가는 것에 큰 반감을 갖고 지휘자 및 성가대 담당자와 싸워가며 우리말 미사곡으로 바꾼 적이 있었습니다. 키리에 엘레이쏭 이라 하는 것이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라고 노래하는 것보다 우월하다는 데다, 말보다 노래가 우월하니 모든 미사 전례를 전부 노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데에 기가 막혔던 적이 있었습니다. 말로 하는 것보다 노래로 할 때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리듬, 화음 등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알아듣기 어려워지고 함께하기 어려운 성가를 할때면 신자들이 소외되는 단점들이 있기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평소 생각의 관점에서 요즘 불려지고 있는 '특송' 이라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1. 영성체 후 묵상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시간이다.
흔히들 기도를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이야기만 할 뿐 듣지는 않지요. 미사도 기도입니다. 미사시간 중에 하느님 말씀을 들을 묵상 시간은 강론후 묵상을 제외하고는 영성체 후 묵상이 유일합니다. 더구나 성체를 모신 직후에 하는 묵상은 너무나 귀한 시간입니다.
2. 신자들은 '특송'의 내용을 들어 이해하고 영성체 후 묵상을 하는가?
현재 불려지는 '특송' 은 그저 좋은 노래 감상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사끝나고 가시는 분들 붙잡고 '특송' 내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볼까요? 과연 얼마나 많은 신자분들이 그 내용을 듣고 묵상을 하셨을까요? 내용도 잘 모른채 그저 좋다 하고 듣고 있다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흑인랩 따라부르고 좋다고 하는 젊은이들과 다를게 뭡니까.
3. 성가인가 공연인가?
기도하는데 기도 잘했다고 박수치는 사람 보셨습니까? 특송이 끝나고 신자들의 박수가 나옵니다. 때로는 성가대에서 먼저 치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의미입니까? 전 박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참담한 기분이 들며, 신자분들이 '특송' 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회의하게 됩니다. 정말 잘해서 묵상에 큰 도움을 줬다면, 성가대가 수고가 많았다며 감사의 의미로 신부님께서 박수를 청할 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특송'이 묵상에 도움이 될 수 있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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