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이야기] 수태고지

- 얀 반 에이크, 1433년경 제작, 패널위 유화, 각 패널 39x24cm,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마드리드

얀 반 에이크가 수태고지 장면을 그리사이유, 즉 마치 조각상인 것처럼 회화로 그려낸 작품으로, 회화 작품이 아니라 흡사 조각상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왼쪽의 가브리엘 천사는 오른쪽의 성모님께 성령으로 잉태하심을 전달하고 있는데, 위에서 비친 빛에 아래쪽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이는 마치 우리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천사의 날개에서 매우 잘 드러난다. 이 두 인물이 위치해 있는 연단마저도 우리 쪽으로 약간 돌출해 있으며 그림 액자와 대리석 표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 화면이나 사진으로 보고 있자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실제 대리석 표면이고 회화 작품의 프레임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이들 조각상이 거울처럼 투명한 흑색 돌 표면 앞에 위치해 있는데, 이 매끄러운 표면에 조각상의 뒷면이 거울에 반사한 모습처럼 반사되어 보이며, 이는 성모님을 그린 패널에서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2023년 2월 19일(가해) 연중 제7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