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려지지 않은 하느님, 성령: 말씀과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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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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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하느님, 성령] 말씀과 숨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하다… 나는 아버지께 청할 것이며, 그분은 너희에게 다른 보호자를 주실 것이다”(요한 14,16).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는 것은 성부께 ‘성령청원기도’를 하시기 위함입니다. 아드님의 이 간청에 따라 오순절에 보호자 성령께서 우리에게 부어지십니다. 성 아타나시오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육체를 지닌 분이 되신 것은, 인간이 성령을 지닌 존재가 되게 하기 위함이다.”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고 부활하신 후 하늘에 오르시어 우리에게 주시는 위대한 선물, 그것은 바로 성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성령을 지닌 자가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성령이 보내지신다면, 그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 유일한 목적은 바로 우리를 ‘외아들인 예수님의 모습으로 변화’시키시는 것입니다. 교부들은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거룩하게 변화시키신다고 말합니다.’ 성령이 우리 마음 안에 부어지신 ‘사랑’이시라면, 그 사랑의 대상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성령이 ‘숨결’이자 ‘공기’와 같으시다면, 그 숨과 공기가 전달하는 대상은 바로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입에서 나가는 ‘말’은, 언제나 생명의 ‘숨결’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말’은 ‘공기의 진동’이 없이는 다른 이에게 전달되지 못합니다.
이처럼 성령이 주어지는 것에는 단 한가지의 목적, 예수 그리스도만이 있는 것입니다. 말이 생명력을 지니고 힘을 지니기 위해서는 생명의 숨이 말을 동반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숨은 말을 전달한 후 사라집니다. 전달자가 자기 자신을 과시하면, 그가 전달하는 내용이 전달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전달됩니다.
이것이 성자는 성부를 드러내고, 성령은 성자를 드러내지만, 성령은 그분을 드러내는 분이 없이 신비로운 분으로 영원히 남는 이유입니다.
성찬례에서도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라는 사제의 성령청원기도는 성령이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오시도록 봉헌물 위에 내려오심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성찬례에서 빵과 포도주 위에만 내려오시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 위에도 내려오시어 우리가 성찬례에서 받아 모신 바로 그분의 모습으로 변화되게 하십니다. 동방교회의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전례는 이를 잘 표현합니다. “저희와 이 예물들 위에 당신의 성령을 보내주시어… 당신의 성령으로 그것들을 변화시키소서.” 성 니콜라오스 카바실라스는 이 성찬례를 통해 성령께서 우리를 변화시키시어 “진흙이 왕의 실체로 변화된다”고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진흙으로 빚어진 우리가 성체를 받아모심으로써 임금이신 분의 모습으로 변화한다는 말입니다.
용광로에서 쇠를 불로 녹이는 것은 단순히 쇠를 녹이는 것에 그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쇠를 녹이는 것은 새로운 형상으로 그것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성령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용광로 안의 ‘사랑의 불’로 우리를 불사르시어 우리를 새로운 형상, ‘하느님의 외아들’의 모습으로 변모시키십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숨이자 사랑이신 성령께서는 이처럼 언제나 ‘아드님’만을 위하여 계십니다. 이 거룩한 불로 타올라, 하느님의 외아드님의 모습으로 변모되도록 성령 안에서 살아갑시다.
[2026년 5월 3일(가해)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하성훈 요셉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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