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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0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죽음을 예수님의 죽음과 연결 지으며, 죽음을 예수님께 나아가는 것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여긴다. 교회는 죽음을 앞둔 그리스도인에게 죄를 용서해 주시는 그리스도의 사죄 말씀을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힘을 북돋우는 도유(塗油)로 날인하며, 여행을 위한 양식인 노자 성체로 그리스도를 모시게 하며, 다음과 같이 평안을 빌어 준다.
  • 하느님, 그리스도를 믿는 이 영혼이 이제 세상을 떠나려 하나이다. 이 영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천주 성부님, 이 영혼을 받아들이소서. 이 영혼을 위하여 수난하신 천주 성자 예수 그리스도님, 이 영혼을 받아들이소서. 이 영혼을 찾아오신 천주 성령님, 이 영혼을 받아들이소서. 오늘 이 영혼에게 평화를 주시고, 거룩한 시온에서 주님을 우러러 뵈오며 길이 살게 하소서. 천주의 성모 동정 마리아와 성 요셉과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일찍이 흙으로 만드신 이 교우를 주님께 돌아가게 하소서. 성모 마리아와 모든 천사와 성인들이 세상을 떠나 주님께로 돌아가는 이 교우를 즐거이 맞아들이게 하소서.…… 구세주이신 주님을 뵈오며 영원히 하느님을 직접 뵈옵게 하소서.(605)
  • I. 개별 심판
  • 1021 죽음은 그리스도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는 시간인 인생에 끝을 맺는다.(606) 신약 성경은 심판을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그분과의 마지막 만남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주로 이야기하지만, 각자가 죽은 뒤 곧바로 자신의 행실과 믿음에 따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도 반복하여 천명한다. 불쌍한 라자로의 비유,(607) 십자가 위에서 회개한 죄수에게 하신 말씀,(608) 그 밖에 다른 여러 대목들은(609)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는 영혼의 궁극적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610)
  • 1022 각 사람은 죽자마자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께 셈 바치는 개별 심판으로 그 불멸의 영혼 안에서 영원한 갚음을 받게 된다. 이러한 대가는 정화를 거치거나,(611) 곧바로 하늘의 행복으로 들어가거나,(612) 곧바로 영원한 벌을 받는 것이다.(613)
  • 우리의 삶이 저물었을 때 우리는 사랑에 대하여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614)
  • II. 천국
  • 1023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간직하고 죽은 사람들과 완전히 정화된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살게 된다. 그들은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1요한 3,2) “얼굴과 얼굴을 마주”(1코린 13,12)(615) 보기 때문에 영원히 하느님을 닮게 될 것이다.
  • 사도들에게서 이어받은 권위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린다. 곧, 하느님의 보편적인 안배에 따라 모든 성인의 영혼과……다른 모든 죽은 신자들, 그리스도의 거룩한 세례를 받고 죽은 사람들로서 그들이 죽을 때 더 이상 정화할 것이 없었거나……나아가 정화해야 할 것이 과거에 있었거나 정화할 것을 지닌 채 죽었어도 죽은 후에 온전히 정화된 영혼들은……그들의 육체 안에서 부활하기 전에, 그리고 최후의 심판 전에, 그리고 우리 주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신 후부터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 하늘 나라, 하늘 낙원에서 거룩한 천사들의 모임에 받아들여졌으며, 받아들여지고 있고, 받아들여질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이후로 이 영혼들은 어떠한 피조물도 거치지 않고 지복 직관으로, 얼굴을 맞대고 신적 본질을 보았고, 보고 있다.(616)
  • 1024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과 함께하는 이 완전한 삶, 곧 성삼위와 동정 마리아와 천사들과 모든 복되신 분들과 함께하는 생명과 사랑의 이 친교를 ‘천국’이라고 부른다. 천국은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며, 가장 간절한 열망의 실현이고, 가장 행복한 결정적 상태이다.
  • 1025 천국에서 사는 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다.(617) 뽑힌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 살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자신들의 참된 신원과 자신들 본래의 이름을 간직하며, 간직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발견한다고 할 수 있다.(618)
  •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에 생명이 있고 하늘 나라가 있습니다.(619)
  • 1026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천국을 ‘열어’ 주셨다. 천국의 복된 사람들의 삶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의 결과를 완전히 차지하는 데 있으니,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믿고 당신의 뜻을 끝까지 충실하게 지켜 온 사람들을 하늘의 당신 영광에 참여시키신다. 천국은 그리스도와 온전히 한 몸이 된 모든 사람의 복된 공동체이다.
  • 1027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사람과 하느님 사이에 이루어지는 복된 친교의 이 신비는 모든 이해와 표현을 초월한다. 성경은 이를 생명, 빛, 평화, 혼인 잔치, 하늘 나라의 포도주, 아버지의 집, 천상 예루살렘, 낙원 등 비유적인 표상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해 준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1코린 2,9).
  • 1028 하느님께서는 초월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당신 스스로 인간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당신의 신비를 드러내 보이시거나 인간에게 그러한 능력을 주실 때에만 그 참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천상 영광 안의 하느님을 뵙는 것을 교회는 ‘지복 직관’(至福直觀)이라고 부른다.
  • 하느님을 뵙고, 당신의 하느님 주 그리스도와 함께 구원과 영원한 빛의 기쁨에 참여하는 영예를 누리며……하늘 나라에서 의인들과 하느님의 벗들과 함께 불멸의 기쁨을 얻어 누리는 것이 어찌 영광과 행복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620)
  • 1029 지복을 누리는 사람들은 하늘의 영광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피조물 전체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기쁘게 계속 수행한다. 그들은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고 있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무궁토록 다스릴 것이다”(묵시 22,5).(621)
  • III. 마지막 정화 - 연옥
  • 1030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한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거룩함을 얻으려면 죽은 다음에 정화를 거쳐야 한다.
  • 1031 교회는 선택된 이들이 거치는 이러한 정화를 연옥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단죄받은 이들이 받는 벌과는 전혀 다르다. 교회는 연옥에 관한 신앙 교리를 특히 피렌체 공의회와(622) 트리엔트 공의회에서(623) 확정하였다. 교회의 전승은 성경의 어떤 대목들을(624) 참고하여 정화하는 불에 대해 이야기한다.
  •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마태 12,32)이라고 진리이신 분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 가벼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심판하기 전에 정화하는 불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이 구절에서 우리는, 어떤 죄들은 현세에서 용서받을 수 있지만 다른 어떤 죄들은 내세에서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625)
  • 1032 이러한 가르침은 성경에서 이미 말하고 있는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의 관습에도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유다 마카베오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2마카 12,45). 교회는 초기부터 죽은 이들을 존중하고 기념하였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특히 미사성제를 드렸다.(626) 그것은 그들이 정화되어 지복 직관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교회는 죽은 이들을 위한 자선과 대사(大赦)와 보속도 권한다.
  • 그들을 도와주고, 그들을 기억합시다. 욥의 아들들이 아버지의 번제로 정화되었다면,(627) 죽은 이들을 위한 우리의 봉헌 제물이 그들에게 위로를 준다는 것을 왜 의심하겠습니까- 주저하지 말고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드립시다.(628)
  • IV. 지옥
  • 1033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기로 자유로이 선택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분과 결합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이나 이웃이나 우리 자신에 대해 중한 죄를 짓는다면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모두 살인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알다시피, 살인자는 아무도 자기 안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1요한 3,14-15). 우리 주님께서는 만일 우리가 그분의 형제들인 가난한 사람들과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절박하게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기를 소홀히 한다면 당신과 갈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신다.(629) 죽을죄를 뉘우치지 않고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죽는 것은 곧 영원히 하느님과 헤어져 있겠다고 우리 자신이 자유로이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옥’이라는 말은 이처럼 하느님과 또 복된 이들과 이루는 친교를 결정적으로 ‘스스로 거부한’ 상태를 일컫는다.
  • 1034 예수님께서는 믿고 회개하기를 끝까지 거부하는 사람들이 가게 되는 꺼지지 않는 불이(630) 타고 있는 ‘지옥’(Gehenna)에 대해 자주 말씀하신다. 그곳에서는 영혼과 육신이 함께 멸망하게 된다.(631)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마태 13,41-42) 하고 엄숙히 선언하시며,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마태 25,41) 하고 단죄하실 것이다.
  • 1035 교회는 지옥의 존재와 그 영원함을 가르친다. 죽을죄의 상태에서 죽는 사람들의 영혼은 죽은 다음 곧바로 지옥으로 내려가며, 그곳에서 지옥의 고통, 곧 “영원한 불”의(632) 고통을 겪는다. 지옥의 주된 고통은, 인간이 창조된 목적이며 인간이 갈망하는 생명과 행복을 주시는 유일한 분이신 하느님과 영원히 단절되는 것이다.
  • 1036 지옥에 대한 성경의 단언과 교회의 가르침은, 인간 자신의 영원한 운명을 위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자유를 사용하라는 호소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회개하라는 절박한 호소이기도 하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 7,13-14).
  • 주님의 경고대로 우리는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므로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단 한 번뿐인 우리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친 다음에 주님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 축복받은 이들과 함께 헤아려질 수 있을 것이며, 악하고 게으른 종들처럼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거나 바깥 어둠 속에 내쫓아 거기에서 절치 통곡하게 하라는 명령을 듣지 않을 것이다.(633)
  • 1037 하느님께서는 아무도 지옥에 가도록 예정하지 않으신다.(634) 자유 의사로 하느님께 반항하고(죽을죄를 짓고) 끝까지 그것을 고집함으로써 지옥에 가게 되는 것이다. 미사 전례와 신자들의 일상 기도를 통하여 교회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2베드 3,9) 바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빈다.
  • 주님, 저희 봉사자들과 온 가족이 바치는 이 예물을 기꺼이 받아들이소서. 저희를 한평생 평화롭게 하시며 영원한 벌을 면하고 뽑힌 이들의 무리에 들게 하소서.(635)
  • V. 최후의 심판
  • 1038 최후의 심판에 앞서 “의로운 이들이나 불의한 자들이나”(사도 24,15) 죽은 모든 이가 부활할 것이다.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요한 5,28-29). 그때에 그리스도께서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 그렇게 하여 양들은 자기 오른쪽에, 염소들은 왼쪽에 세울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마태 25,31-33.46).
  • 1039 진리이신 그리스도 앞에서 각 사람이 하느님과 맺은 관계의 진상이 결정적으로 밝혀질 것이다.(636) 최후의 심판 때에 각 사람이 지상 생활 동안 선을 행하였거나 이를 소홀히 한 일의 궁극적 결과까지도 드러날 것이다.
  • 악인들이 행하는 모든 악이 낱낱이 기록되는데, 그들은 이것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 하느님께서는 잠잠히 아니 오시니”(시편 50[49],3)……그분께서는 왼쪽에 있는 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나는 너희를 위해 내 보잘것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세상에 있게 했다. 그들의 머리인 나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오른쪽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지상에서 내 지체들은 고생하며 굶주리고 있었다. 만일 너희들이 내 지체들에게 베풀었더라면 너희가 준 것이 머리에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보잘것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세상에 둔 것은, 너희들의 선행을 나의 보물 창고로 가져올 심부름꾼으로 그들을 세운 것이었다. 그런데 너희는 그들 손에 아무것도 맡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 앞에서 아무것도 찾을 것이 없다.”(637)
  • 1040 최후의 심판은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 때에 이루어질 것이다. 아버지만이 그 시간과 날짜를 알고 계시며, 그분만이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하여 결정하신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역사 전체에 대한 당신의 결정적인 말씀을 선포하실 것이다. 우리는 창조 업적의 궁극적 의미와 구원 경륜 전체를 이해하게 될 것이며, 모든 것을 그 궁극적 목적으로 이끄시는 당신 섭리의 놀라운 길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최후의 심판은 사람들이 저지른 모든 불의에 대하여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드러낼 것이며, 당신의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638) 드러내게 될 것이다.
  • 1041 최후의 심판에 관한 가르침은, “은혜로운 때에, 구원의 날에”(2코린 6,2) 회개하라고 하느님께서 아직도 사람들에게 하시는 호소이다. 이는 하느님에 대한 거룩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고,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촉구하며, “당신의 성도들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으시고 모든 믿는 이들 가운데에서 칭송을 받으실”(2테살 1,10) 주님의 재림에 대한 “복된 희망”(티토 2,13)을 알리는 것이다.
  • VI.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희망
  • 1042 종말에는 하느님 나라가 완전하게 도래할 것이다. 최후의 심판 후에 육체와 영혼이 영광스럽게 된 의인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다스릴 것이며 우주 자체도 새롭게 될 것이다.
  • 온 교회는 “비로소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는 인간과 밀접히 결합되어 인간을 통하여 그 목적에 이르는 온 세상도 인류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롭게 될 것이다.”(639)
  • 1043 인류와 세상을 변화시킬 이 신비로운 새로움을 성경은“새 하늘과 새 땅”(2베드 3,13)이라고(640) 부른다. 이는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에페 1,10) 하느님 계획의 결정적 실현이 될 것이다.
  • 1044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새롭게 된(641) 하늘의 예루살렘에서, 사람들 가운데 거처하실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묵시 21,4).(642)
  • 1045 인간에게 이 완성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 원하신 인류 일치의 궁극적 실현이 될 것이며, 순례 중인 교회는 바로 이 일치의 “성사”(643) 이다. 그리스도와 결합된 사람들은 구원된 사람들의 공동체, 하느님의 “거룩한 도성”(묵시 21,2), “어린양의 아내인 신부”(묵시 21,9)가 될 것이다. 이 공동체는, 지상의 인류 공동체를 파괴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죄와 더러움과(644) 이기주의로 생겨나는 상처를 더 이상 입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선택된 사람들에게 당신을 무궁히 드러내 주실 지복 직관은 행복과 평화와 상호 친교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될 것이다.
  • 1046 우주와 관련하여 계시는 물질세계와 인간 사이의 깊은 공동 운명을 이야기한다.
  • 사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우리의 몸이 속량되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탄식하고 있습니다(로마 8,19-23).
  • 1047 그러므로 가시적인 우주도 역시 변화되고, “세상 자체도 그 최초의 상태로 복원되어 아무 장애 없이 의인들에게 봉사하며”(645)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의인들이 누릴 영광에 참여하게 되어 있다.
  • 1048 “우리는 땅과 인류가 완성되는 때를 모르며, 우주 변혁의 방법도 알지 못한다. 죄로 이지러진 이 세상의 모습은 반드시 사라진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정의가 깃드는 새로운 집과 새로운 땅을 마련하시리라는 가르침을 우리는 받고 있다. 그 행복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평화의 모든 열망을 채우고 또 넘칠 것이다.”(646)
  • 1049 “그러나 새로운 땅에 대한 기대가 이 땅을 가꾸려는 관심을 약화시켜서는 안 되고, 오히려 그러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 땅에는 이미 새로운 세기의 어떤 밑그림을 제시하여 줄 수 있는 저 새로운 인류 가족의 몸이 자라고 있다. 따라서 현세 진보는 그리스도 왕국의 발전과 신중하게 구별되어야 하지만, 그 진보가 인간 사회의 더 나은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만큼, 하느님 나라에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다.”(647)
  • 1050 “인간의 존엄과 형제적 친교와 자유의 가치들, 곧 우리 본성과 노력의 훌륭한 열매인 이 모든 것을 우리가 주님의 성령 안에서 주님의 명령에 따라 지상에 널리 전파한 다음, 그리스도께서 성부께 보편되고 영원한 나라, ‘진리와 생명의 나라,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를 돌려 드릴 것이다.”(648)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통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1코린 15,28) 것이다.
  • 우리의 실체적이고 참된 생명은 성부께서 성자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모든 이에게 샘물처럼 부어 주시는 하늘의 선물입니다. 그분의 자비로써 우리 인간들에게 참으로 영원한 생명의 선물이 약속되었습니다.(649)
  • 간추림
  • 1051 모든 사람은 죽자마자 그 불멸의 영혼 안에서 산 이와 죽은 이의 심판자이신 그리스도의 개별 심판으로 영원한 갚음을 받는다.
  • 1052 “우리는 그리스도의 은총 중에 죽는 모든 사람들의 영혼이 …… 죽음 뒤의 저세상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고 믿습니다. 이 영혼들이 그들의 육체와 다시 결합되는 부활의 날에 죽음은 결정적으로 정복될 것입니다.”(650)
  • 1053 “우리는 낙원에서 예수님과 마리아 주위에 모인 무수한 영혼들이 하늘의 교회를 이룬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영원한 행복 중에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고 있으며, 정도는 각기 다르지만 그들도 천사들과 함께 영광스럽게 되신 그리스도께서 수행하시는 하느님의 통치에 참여하여 형제다운 염려로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고 우리의 약함을 도와줍니다.”(651)
  • 1054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사람들은 영원한 구원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거룩함을 얻으려면 죽은 다음에 정화를 거쳐야 한다.
  • 1055 교회는 ‘모든 성인의 통공’에 힘입어 죽은 이들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 드리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며, 특히 미사성제를 드린다.
  • 1056 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지옥’이라고도 불리는 “영원한 죽음의 슬프고도 비참한 현실”(652) 을 신자들에게 깨우쳐 준다.
  • 1057 지옥의 주된 고통은, 인간이 창조된 목적이며 인간이 갈망하는 생명과 행복을 주시는 하느님과 영원히 단절되는 것이다.
  • 1058 교회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도록 기도한다. “주님, 주님을 결코 떠나지 말게 하소서.”(653) 아무도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기를 원하시며”(1티모 2,4)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6)는 것도 사실이다.
  • 1059 “지극히 거룩한 로마 교회는 심판 날에 모든 사람이 육신을 지니고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자신들의 행위를 보고하게 된다는 사실을 굳게 믿으며 고백한다.”(654)
  • 1060 종말에는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될 것이다. 그때에 의인들은 육신과 영혼이 영광스럽게 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다스릴 것이며, 물질적인 우주도 변화할 것이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으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1코린 15,28) 것이다.
  • 1061 신경은 성경의 마지막 책과 마찬가지로(655) 아멘(Amen)이라는 히브리 말로 끝맺고 있다. 이 말은 신약 성경의 기도문 끝에 자주 나온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회도 자신의 기도들을 아멘이라는 말로 끝맺는다.
  • 1062 히브리 말의 아멘은 ‘믿다’라는 말과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 그 어원은 견고함, 신뢰성, 성실성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아멘’이라는 말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성실과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의미하는 것이다.
  • 1063 이사야 예언서에는 “진리의 하느님”, 곧 문자 그대로는 “아멘의 하느님”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그분께서 약속에 성실하신 하느님이라는 뜻이다. “땅에서 자신을 위하여 복을 비는 자는 신실하신 (아멘의) 하느님께 복을 빌리라”(이사 65,16). 우리 주님께서는 자주 이 “아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며,(656) 때로는 두 번 거듭 사용하시기도 하는데,(657) 이는 당신 가르침에 대한 신뢰성과 하느님의 진리에 바탕을 둔 권위를 강조하시는 것이다.
  • 1064 그러므로 신경 끝의 “아멘”은 첫머리의 “저는 믿나이다.”라고 하는 말마디를 되풀이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과 약속과 계명에 대하여 “아멘”이라고 말하는 것이며, 무한한 사랑과 완전한 성실성의 ‘아멘’이신 분께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일매일의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례 때 “저는 믿나이다.”라고 한 신앙 고백에 대한 ‘아멘’이 될 것이다.
  • 신경은 여러분에게 거울과 같은 것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믿는다고 고백한 모든 것을 정말 여러분이 믿고 있는지 그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십시오. 그리고 날마다 여러분의 믿음 안에서 기뻐하십시오.(658)
  • 1065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아멘”(묵시 3,14)이시다. 그분은 우리를 위한 성부의 사랑에 대한 결정적 ‘아멘’이시다. 그분은 성부에 대한 우리의 ‘아멘’을 받아서 완성하신다. “하느님의 그 많은 약속이 그분에게서 ‘예’가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도 그분을 통해서 ‘아멘!’ 합니다”(2코린 1,20).
  •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아멘.(659)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