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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0.17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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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모당 봉헌 100돌, 성모신심 되새겨
교구 수호성인에 봉헌된 성지 100년간 신자들 사랑 받아와 4000여 명 함께 기념 미사 봉헌
▲ 대구대교구 성모당은 대구대교구의 상징이며 성모신심과 각별한 신앙 열정을 샘솟게 하는 기도처이다. 대구대교구 신자 4000여 명이 13일 성모당에서 10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13일 오전 대구 남산동 교구청 내 자리한 성모당에서 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대건중학교 80여 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윈드오케스트라 축하 연주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사제단과 교구민 4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묵주기도와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 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교구장 뤽 라벨 대주교와 벨포르-몽벨리아흐교구 도미닉 블렁쉐 주교 일행이 초청돼 함께했다. 스트라스부르대교구는 대구대교구 초대 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의 고향이고, 벨포르-몽벨리아흐교구는 계산본당 초대 주임인 로베르 신부의 고향이다.

미사에 앞서 평신도를 대표해 교구와 4개 대리구 총회장들이 교구 수호성인인 루르드의 복되신 성모 마리아께 꽃을 봉헌했다. 미사 봉헌 예식 때에는 대구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류해석(시몬) 회장이 성모당 봉헌 100주년 기념해 올 한 해 동안 교구민들이 바친 묵주기도 4673만 8520단을 봉헌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고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는 교회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현재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교구 초창기의 그 절박한 마음으로 그보다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성모께 의탁해 하느님의 은총과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자"고 당부했다.

대구대교구는 성모당 봉헌 100주년을 기념해 묵주기도 봉헌 운동을 펼쳤고, 도보 순례와 음악회 등 각종 문화 행사를 열었다. 아울러 "회개하라"는 루르드 성모 마리아의 요청대로 교구를 쇄신하기 위해 교회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성모당은 교구 수호성인인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봉헌된 성지이다. 교구 역사의 주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이자 신앙에 바탕을 둔 신뢰와 희망의 표상으로, 대구대교구의 상징이다. 교구민의 성모 신심과 각별한 신앙 열정을 샘솟게 하는 기도처이기도 하다.

대구대교구 성모당은 100년 전인 1918년 10월 13일 초대 교구장 드망즈 주교(Demange, 한국명 안세화, 1875~1938)에 의해 루르드의 원죄 없으신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됐다. 1911년 교구 설립과 함께 교구장으로 임명된 드망즈 주교는 루르드의 성모를 수호성인으로 선포하고 교구를 성모께 의탁했다. 그러면서 교구의 기초인 주교관과 신학교, 주교좌 성당 증축이 이뤄지면 가장 아름다운 곳에 성모 동굴을 지어 모든 신자가 순례하도록 하겠다고 성모 마리아에게 약속했다.

드망즈 주교의 바람대로 1913년 주교관이, 1914년 신학교가 건립되고, 제1차 세계대전 중인데도 1918년 8월 계산 주교좌성당을 증축할 수 있었다. 이 세 가지 간구가 모두 실현되자 드망즈 주교는 루르드 성모 발현 동굴을 본뜬 성모당을 지어 1918년 10월 봉헌했다.

성모당 봉헌 과정에 치유의 기적도 있었다. 계산 주교좌 성당 증축 공사 중 본당 보좌인 소세 신부가 중병을 앓아 임종 직전까지 갔다. 드망즈 주교는 소세 신부를 낫게 해주면 성당 증축 전에 성모 동굴을 먼저 봉헌하겠다고 성모님께 약속했는데, 이후 기적같이 소세 신부가 살아났다. 드망즈 주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1917년 7월 성모당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성모당은 루르드의 성모 발현 동굴 크기뿐 아니라 바위 모양까지 똑같이 만들어졌다. 성모 동굴 위쪽에는 1911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1918(1911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께 드린 서약으로 1918)이라고 드망즈 주교의 글이 새겨져 있다.

성모당 외형은 레오 13세 교황이 교황청 정원에 조성한 루르드 성모 기념 동굴을 본뜬 것이다. 붉은 벽돌로 외벽을 마감하고 시멘트로 동굴 형상을 만들었다. 프랑스에서 화강암으로 조각한 루르드의 성모상은 교구 사제들의 헌금으로 마련됐다. 제대 아래에는 대구대교구 제2 수호성인인 이윤일(요한)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대구시 유형 문화재 제29호인 성모당은 2009년 성모 순례지로 지정돼 있다.

리길재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