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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05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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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 아기’는 인간 생명 실험”
유전자 편집·조작은 생명 존엄 거스르는 일… 과학계도 깊은 우려


최근 한 중국인 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출산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인간 생명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과학 연구에 깊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정재우 신부는 "인간의 생명을 과학적 성과를 내기 위한 실험 대상으로 삼는 과학자의 행위가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면서 "일종의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 같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뒤를 따라가려는 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국제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톨릭 생명윤리에 따르면, 인간 생명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순간부터 시작된다. 인간 배아에서 유전자를 편집ㆍ교정, 설계하는 일은 인간 생명의 존엄을 거스르는 일이다. 배아 단계의 인간 존재를 실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생명윤리에 어긋난다.

전방욱(강릉원주대 생물학) 교수는 "과학자들은 질병 극복이나 인간의 발생에 대한 기본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 배아 연구가 필수라고 주장한다"면서 "인간 배아 유전체에서 사용되는 배아의 생산 등과 관련해 인간 배아 연구 등에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허젠쿠이 교수는 11월 26일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HIV에 대해 면역력을 지니도록 유전자를 편집했다"며 "한 부부가 수정란에서 에이즈 유발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하는 방법으로 여아 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DNA를 정확하게 절단하는 분해 효소다.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바로잡아 정상적인 표현형을 갖게 하는 유전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유전자 치료는 체세포 치료와 생식세포 치료로 나뉘는데, 체세포 치료는 질병 과정을 늦추는 데 사용하지만 생식세포 치료는 난자와 정자, 초기 배아의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윤리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

중국인 과학자의 연구를 두고 전 세계 과학계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과학기술부도 "유전자 편집 실험이 실제로 진행됐다면 중국의 법과 윤리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연구 활동을 중단시켰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