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닫기
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가톨릭신문 2019.04.16 등록
크게 원래대로 작게
글자크기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화려하고 큰 성당이 싫어요

【질문】화려하고 큰 성당이 싫어요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하는데, 가끔 보면 지나치게 크고 화려한 성당을 짓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저 정신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건가요? 실제로도 가난한 교회의 모습이 바람직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큰 성당도 필요한 부분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봐주길

교회의 기본 사명은 '가난한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제 양성 과정에서도 우리 선교회에서는 특별히 '가난한 이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선배 신부님들이 이런 삶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가난은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 두 가지가 모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가난은 대를 이어서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세대에서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슬픈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가난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되고 있습니다.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많은 국가에서는 국민이 어려운 처지에 처하게 되고, 이를 돕기 위한 손길이 중요합니다. 우리 선교회 신부님 중에서 필리핀에서 가난한 여성들, 몸을 팔아야 살아갈 수 있는 여성들을 돕는 신부님의 노력과 그들의 삶은 참 눈물겹습니다. 그래서 물질적인 면에서 교회는 가난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교회에서는 성전을 하느님이 계신 곳으로 인식하기에 잘 지으려고 애씁니다. 잘 지으려는 노력이 화려함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유럽의 교회 모습들을 보면 대부분 마을의 중심지에 있고 게다가 꽤 화려해 보입니다. 성당 내부도 멋지고, 외부도 아름답습니다. 스페인의 어느 교회는 아직도 130년 넘게 건설 중이라고 하고 외양에도 매우 힘을 쓰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화려한 교회의 외양에서도 신앙심이 생겨나고, 거기에도 하느님이 계신다는 신앙에서 그런 건축방식을 택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교회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에 대해서 사목자와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분들은 매우 고심해서 결정하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는 흑백 논리가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우울증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흑백 논리가 어느 정도 심한지 확인하고는 합니다. 한국의 교육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교육의 현장에서는 흑백 논리를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맞는지 틀리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이 옳고 그름에만 매달려서 생각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학적 용어에 자아탄력성(ego resiliency)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융통성'이라는 뜻입니다. 자아탄력성이란 주어진 상황의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일상적인 자아 통제 수준을 수정하는 능력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의 삶은 제한적이기에 우리가 지닌 에너지와 능력으로는 모든 것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서 해결책을 지니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것이 생활에 적용되기도 하고 우리 삶의 목표나 문화에 적용되기도 합니다.

자아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변하는 환경에 대해 잘 적응합니다. 그런데 자아탄력성이 낮은 사람들은 세상과 관계할 때 늘 하는 자신의 일상적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융통성이 적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일상과 다르게 행동하면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조차 변화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융통성을 가지고 있을 때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실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가난한 교회의 모습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쪽 면만을 강조하면 탄력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가난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물질적, 정신적인 면에서 접근을 해 나간다면 더욱 바람직한 교회의 상을 지닐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사물의 여러 가지 면을 볼 수 있으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에페 2,20)

※ 질문 보내실 곳 :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