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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5.2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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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부르지 못한 그 이름 “아, 어머니~”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북한이탈주민과 ‘성모의 밤’
▲ 북한이탈주민, 이산가족과 함께하는 성모의 밤에서 탈북 청소년 5명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촛불 춤을 추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김 아녜스씨는 끝내 명동대성당 성모동산 단상에 오르지 못했다.

체험 나눔을 하려고 성모동산까지는 왔지만, 탈북 직전 북한 땅에서 돌아가신 부모를 떠올리다가 눈물이 복받쳐 결국은 탈북 청소년 쉼터인 어울림센터의 박신영(에밀리아나,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수녀가 대신 원고를 읽어야 했다.

"엄마, 아빠! 이런 저를 보고 있다면 아빠 엄마 많이 사랑하는 제 마음 알아주세요! 어디서든 늘 행복하시고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아프지 마시고 건강히 지내요! 사랑합니다. 성모님, 우리 아빠, 엄마도 저처럼 잘 보살펴 주세요. 사랑합니다."

북한이탈주민, 이산가족과 함께하는 특별한 성모의 밤이 5월 24일 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성모동산에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 주최로 열렸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의 촛불 점화로 시작된 성모의 밤은 꽃 봉헌, 묵주기도 5단, 성모님께 바치는 평화의 기도, 말씀 전례 등으로 거행됐다. 묵주기도는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 북한지역 복음화, 북녘 형제들, 분단으로 고통받는 북한이탈주민과 이산가족들을 지향으로 봉헌됐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중국 상하이 서산의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맞아 명동에서 성모의 밤을 거행하게 된 것은 하나의 섭리라고 생각한다"며 "서산의 성모께 우리도 가정과 사회, 국가가 직면한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2부 순서로 북한이탈주민 문화제가 열렸다. 북한이탈여성인 이 프란치스카씨의 성모님께 드리는 글 낭독, 탈북 청소년 5명의 촛불 춤 공연과 합창이 이어졌고, 우니타스 성가대의 특송 아베 마리아 연주로 마무리됐다.

이날 성모의 밤에 참석한 서울평협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성모님의 한결같은 순명과 사랑이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큰 기쁨과 영광의 결실을 보았듯이, 기도의 힘으로 한반도에 항구한 화해와 평화가 이뤄지도록 오늘 이 거룩한 밤에 각자 믿음을 더욱 새롭게 다지며 성모님께 한마음 한뜻으로 전구하자"고 호소했다.

북한이탈주민, 이산가족과 함께하는 성모의 밤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에 마음을 모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