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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2019.07.3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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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회개도 버릇이 될 수 있나요?

【질문】회개도 버릇이 될 수 있나요?

생활하다 보면 이런저런 소소한 잘못을 하는 것은 물론 주일미사를 빠지거나 해도 크게 죄책감이 들지 않습니다. 그냥 다음 주에 성사 보면 되지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미사를 빠집니다. 부모님께서는 그래도 성사를 꼬박꼬박 보니 다행이라고는 하시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회개를 너무 습관처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답변】혼자 회개하고 혼자 용서하는 것은 아닌지…

과거에 개봉된 영화 '밀양'을 보고, 개인적으로 '회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 내용인즉슨, 주인공 신애는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꿈도 접고, 외도를 한 남편이 죽자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 살 요량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신애의 통장에는 아주 작은 돈이 남았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동정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좋은 땅을 소개해 달라'며 밀양에서 새 삶을 시작합니다. 그러자 신애가 돈을 가진 부자인 줄 알고 유괴범이 아이를 유괴했고, 급기야 아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결국 살인범은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주인공 신애는 약국 부부의 권유로 교회 부흥회를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나름 열심한 신자가 됩니다. 이때 신애는 살인범이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면, 용서해 줄 생각으로 면회를 갑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살인범이 예수님을 믿게 됐고, 너무나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그러자 신애는 "왜 내 아이를 죽였느냐"고 울부짖으며 절규하게 됩니다. 이때 살인범은 "나는 예수님을 믿고 죄를 회개했기 때문에 용서받았다. 나는 마음이 홀가분하다!"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신애는 더 큰 충격을 받고 기절하게 됩니다. 신애는 '내가 너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하느님이 먼저 너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냐'고 좌절합니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살인범은 너무도 쉽게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하느님이 살인범을 자신보다 먼저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느님에게 화를 내고 있는 신애가 더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들이 결코 영화 속에만 있는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우선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았다고 생각하지만, 혼자서 회개하고 혼자 용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쉽게 이뤄진 용서가 오히려 죄를 다시 짓게 하는 원인이라면, 진정한 회개가 무엇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죄인으로서 비록 피해자로부터 여전히 용서받지 못했더라도, 우리의 죄에 대해서 하느님께 먼저 용서받고 하느님의 은총을 어쩌면 지금껏 누리고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우리가 죄를 고백한 후에 똑같은 죄를 다시 지을 것이라는 것도 모두 알고 계시지만, 하느님은 우리를 믿고 또 용서하십니다. 그러니 그러한 하느님의 깊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비록 같은 죄를 반복하고 사는 우리지만 오늘부터는 뭔가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고해성사는 잠시 하느님을 떠나 살았던 삶으로부터 다시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도록 '회개'하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화해'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특히 죄를 지은 인간이 하느님께 용서와 자비, 사랑과 은총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성사라고 합니다. 이러한 진지한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통해 진정한 '회개'를 했다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서도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옛날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습니다. 작은 죄라고 죄가 아닌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한 번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자꾸 작은 죄를 짓다 보면 어느 순간 대죄도 죄로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을 하나 만드는 데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하지만 사람들마다 차이가 크고 실제로는 새로운 행동을 습관처럼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만약 죄책감이 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회개가 고민이시라면, 더 고민할 것도 없이 미사 참례에 초점을 두는 것이 가장 빠르고 좋은 해결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