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닫기
교황청/해외교회
2020.09.02 등록
크게 원래대로 작게
글자크기
“착한 사마리아인 되어 상처받은 이웃 섬기자”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세계교회협의회 공동성명, 코로나19 극복 위해 편견 타개·종교간 협력 요청









 
▲ 인도 사랑의 선교수녀회 수녀들이 8월 26일 탄생 110주년을 맞은 마더 데레사 수녀의 영성과 정신에 따라 이웃에게 빵과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있다. 【CNS】


 



 





교황청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그리스도교가 더욱 연대하자고 촉구하고 나섰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PCID)와 세계교회협의회(WCC)는 8월 27일 ‘상처받은 세상을 위한 종교간 연대’를 주제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종교간 구체적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평의회와 협의회는 24쪽 분량의 성명 서문에서 “우리의 신뢰와 희망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며 “우리는 모두 성령의 이끄심과 연결돼 있으며, 이는 보편적 연대의 토대가 된다”면서 선의를 가진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유된 교회 가르침으로 세상에 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의회와 협의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그리스도교인들이 함께 고통을 마주하고, 공통의 영성 안에 연대를 육성하며, 특히 젊은이들이 지닌 힘을 북돋으며, 다양한 사업도 함께 구성해 나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구촌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 속에서 가톨릭교회가 나서서 그리스도교 전체의 연대를 공식적으로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성명이 밝힌 연대의 근간은 ‘이웃 사랑’에 기초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밝힌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말씀을 더욱 지켜 발휘하고, 모두가 길가에 버려져 상처받은 이를 방치하지 않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돼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어느 때보다 종교적 편협이나 인종과 민족 간 차별, 경제적, 생태학적 편견을 타개해야 한다. 믿음을 통한 희망을 실천할 때라는 것이다.



성명은 제2장 ‘지금의 위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은 감염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이가 심리적,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으로 피해를 받았으며, 공공의 예배마저 박탈당했다”며 “전염병은 인류 전체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부유층과 빈곤층, 특권층과 소외 계층의 수치스러운 격차를 다시금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다시 생각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연대를 발견해야 할 시기”라며 “그럼에도 현재 그리스도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신앙인과 선의의 사람들이 연민의 문화를 건설하고자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평의회와 협의회는 △희망에 의한 연대 △연민 △믿음 △성령의 인도 △존중 △공동체성 △대화와 상호 성찰 △회개 △감사 △사랑을 주제로 그리스도교와 이웃 종교가 함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모두가 하느님 아버지의 피조물인 우리 인간이 사랑으로 연결되고, 동등한 존엄성으로 연결된 존재임을 재인식하고, 이웃을 위하는 책임을 고취해야 함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고통받는 모든 이를 보살피는 그리스도의 손이 되게 하는 것도 성령의 이끄심”이라며 “어떠한 상처보다 강한 것이 곧 사랑”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이 위기를 통해 하느님이 주시는 교훈과 선물에 열려있어야 한다고도 당부한다.



나아가 성명은 “모든 배척과 배타주의를 배제하고, 포괄주의 문화를 장려해달라”고 구체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기도와 단식 같은 영적 실천을 통해 영성을 통한 연대를 육성하고, 성직자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은 상처받은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지식과 도구를 갖추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상처받은 세상을 돕고, 이웃을 섬기기 위해 종교간 협력 프로젝트도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성명은 “믿음의 신자들과 선의의 사람들이 손을 맞잡을 때 그리스도교는 평화와 정의, 상호 연대의 가치를 재현하고, 강화할 수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종교간 연대는 이웃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고, 다른 이와 함께 평화를 추구하는 길이며,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