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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 사랑나눔
가톨릭평화신문 2018.08.2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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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하루 한 끼도 걱정인 일곱 식구
시력 잃은 아내 대신 육아·살림하며 틈틈이 부업으로 생계 잇는 박상정씨 생활비 부족해 반찬거리 살 돈 없어
▲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전진구(왼쪽) 빈첸시오회 회장이 박상정씨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엄마, 저 어디 가요? 엄마, 아빠 떨어지기 싫어요."

지난 7월 말,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상가 밀집 지역의 한 주택. 9살, 6살, 4살 아이 세명이 엄마 아빠를 붙잡고 발버둥을 친다. 4살 소연(안젤라, 가명)양은 급기야 엄마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드러누웠다. 주민 신고로 새벽에 출동한 경찰은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격리해 아동보호시설로 대피시켰다. 이들은 법원에서 3개월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

아빠 박상정(사도 요한, 49)씨는 침울한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놀러 가는 거야"라고 안정시킨다. 지적장애 3급으로, 한쪽 시력과 청력을 잃은 엄마 김순주(체칠리아, 36)씨는 눈물을 훔친다. 그는 앉았다 일어날 때 비틀거릴 정도로 악성 빈혈까지 앓고 있다.

13개월부터 11살까지, 2남 3녀 모두 5명의 자녀를 키우던 부부에게는 둘째 아들만 남았다. 발달장애 1급 장애를 앓는 둘째는 영문도 모른 채 허공을 응시했다. 분유를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와 탈수를 거듭했던 13개월짜리 막내는 구개파열음과 중이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올해로 결혼한 지 12년이 된 부부는 마땅한 생계도 없이 자녀 5명을 이렇게 키워왔다. 살림과 육아는 모두 남편 몫이었다. 시력을 거의 잃은 아내는 겨우 아이들을 씻겼다. 빨래와 청소, 등하교와 등하원 모두 아빠가 챙겨야 했다. 아이들은 어쩌다 아침으로 우유 한잔으로 배를 채웠다. 박씨는 반찬거리를 살 돈이 없다. 남편은 틈틈이 화장품 뚜껑을 조립하는 부업을 하고 있지만 한 달 벌이는 5~15만 원이 전부다. 아이들 저녁은 인근 교회에서 지원해주는 배달 도시락을 이용했다. 부부는 남은 음식을 먹거나 라면을 끓여 부족한 배를 채웠다.

부부는 한 달 정부 지원금 120만 원으로는 자녀들을 양육할 경제적 힘이 없다. 새벽에 배고파 생떼를 쓰고, 거리를 쏘다니는 발달장애아들을 저지하기 위해 제압한 폭력이 아동학대가 됐고, 그 벌을 달게 받고 있다.

아동보호시설로 간 아이들은 10월이면 모두 집으로 돌아온다. 박씨는 "형제가 많으면 의지가 될까 봐 아이를 많이 낳았는데,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렵다"며 "나중에 아이들이 모두 시설에 가더라도 당장 일곱 식구가 함께 먹을 식사비부터가 없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박씨는 텅 빈 냉장고를 바라보며 한숨만 쉬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후견인 / 전진구(미카엘) 회장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한참 잘 먹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엄마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아빠 혼자 가정을 꾸리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정성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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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54-000383-13-102



※박상정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