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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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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필리핀 이주노동자 주네요씨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필리핀 이주노동자 주네요(Juneo Roquel Custodio·32)씨의 말이다.

주네요씨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2017년 한국으로 건너와 경기도 남양주시 가구공장에서 침대와 가구 등을 옮기며 성실히 살았다. 힘든 노동을 통해 받은 주네요씨의 월급은 150만 원 가량. 그 중 밥값과 차비 등 최소한의 생활비 40만 원과 17만 원의 월세만 남기고 모두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냈다.

5남매 중 4째인 주네요씨는 별다른 수입이 없는 가족들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희생을 원망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감사히 여겼다.

"가족이 행복하면 저는 괜찮습니다. 먹을 수 있고 잠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일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매일 아침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렇듯 성실하게 가족들을 위해 일하던 주네요씨는 지난 2월 숨을 잘 쉬지 못할 정도로 호흡곤란을 느꼈다. 처음에는 너무 무거운 가구들을 들고 밤에는 잠을 잘 못자서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심장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 중간 벽에 큰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고 '심실중격결손' 진단을 받았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호흡기 감염과 심부전증, 고혈압 등이 동반하며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소견도 들었다. 당장 수술을 진행해야만 했다.

의정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는 마석 필리핀 공동체(MFCC)에서 신앙생활을 해 온 주네요씨의 사연을 접하고 의정부성모병원 사회사업팀과 연계해 곧바로 '심실중격결손 폐쇄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재활 중에 있다.

하지만 수술비 3200만 원과 하루하루 늘어가는 입원비는 주네요씨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상황을 말하고 도움을 부탁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로 필리핀의 대부분 경제활동이 멈춰 있어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런 상황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가족들은 기도와 눈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머니는 제가 처한 상황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 매일 울면서 기도하고 계십니다. 모두에게 걱정을 끼쳐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여러 상황이 겹쳤지만 그럼에도 주네요씨는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12살부터 복사도 서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이어 온 그는 하느님의 보호와 신자들의 사랑을 늘 기억한다.

"제가 한국에 온 것은 분명 하느님의 이끄심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필리핀에서 발병됐다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를 살려 준 한국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한국인들의 따뜻한 배려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막막한 현실이지만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자연 안에서 농장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꿈꾸며 주네요씨는 오늘도 기도로 희망을 품는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0년 8월 5일(수)~8월 25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