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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12.19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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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결산] 민족 화해와 일치 위해 기도… 사형제 폐지 입법 청원 서명 돌입



2018년 한 해 한반도에는 역사적이고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났다. 특히 남북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를 격렬한 대결 구도에서 완연한 화해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제주 4ㆍ3 사건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이뤄지고, KTX·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복직이 이뤄지는 등 기쁨과 희망의 해이기도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국 천주교회의 사회사목 여정을 현안별로 정리한다.



한국 천주교회, 민족 화해와 일치 위해 기도로 마음 모아

남ㆍ북ㆍ미 정상회담이 이어지자 한국 교회는 민족 화해와 일치에 기도로 마음을 모았다. 특히 4ㆍ27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바람이 불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는 6월 학술 심포지엄과 11월 민족화해 가톨릭 네트워크를 통해 남북 교류ㆍ협력에 대비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도 지난 9월 아시아 주교들을 초청, 한반도 평화 구축과 화해에 대한 경험과 지혜를 나눴다.

 

제주 4ㆍ3 문제 관심 커져

제주 4ㆍ3 사건 70주년을 맞아 신학적 반성과 성찰이 교회에서 처음 이뤄졌다. 제주교구 4ㆍ3 70주년 특별위원회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ㆍ정의평화위원회는 심포지엄을 열고, 제주 4ㆍ3 사건의 명백한 진상 규명만이 평화와 상생으로 가는 길임을 확인했다. 또한, 지난 4월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제주 4ㆍ3 70주년 추념 미사를 봉헌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전국 청소년들도 제주 4ㆍ3 평화공원 등 유적지를 순례하며 민간인 3만여 명이 희생된 고통의 역사를 보고 배웠다.

 

예멘 난민 사태를 둘러싼 논란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둘러싸고 국민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난민에 대한 이해보다 "추방하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게 이어졌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와 제주교구 등은 이들의 거처를 마련하고, 기금을 전달하면서 연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을 위한 특별 자선기금 1만 유로를 보내면서 신자들에게 난민들을 환대할 것을 당부했다. 교회 관심과 지원 속에 정부는 지난 10월 예멘 339명에 대한 인도적 체류 허가를 내줬다.

 

탈핵과 재생에너지의 새 시대로

2018년은 핵발전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정책 전환이 이뤄진 원년이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지난해 12월 말 박원순 서울시장과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은 데 따라 올 들어 서울 이문동본당 등 본당별로 태양광 설비 확충에 나섰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특히 주교현장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수도권 매립지와 자원회수시설, 노원구 에너지 제로 주택단지 등을 돌아봤고, 한일 탈핵순례와 함께 탈핵 운동도 꾸준히 전개했다.

 

주거권 문제 대두

집값 폭등 속에 내 집 없이 살아가는 쪽방 주민과 노숙인들의 주거권 수호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가 주최한 개헌과 주거권 : 주거권 없는 헌법 이대로 좋은가 주제 토론회에서 주택 상품화 풍조, 집이 짐이 돼버린 사회를 지적하고, 국민 주거권 보장을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 빈민사목위는 6월 서울 성동구 응봉동에 주거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주택 니둠(NIDUM) 1호점을 개소했다. 교회가 지역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주거권 실현을 실질적으로 도운 첫 사례였다.

 

사형제 폐지에도 지치지 않는 연대 보여 

교회는 지난 대림 제1주일을 기해 20대 국회에 전달할 사형제도 폐지, 종신형 제도 입법화를 위한 입법 청원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사형제 폐지와 종신형 입법화 문제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한국 교회 현직 주교단 27명이 모두 서명에 참여했다. 교회가 이처럼 사형제 폐지에 더 적극 나서는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형은 인간 불가침성과 존엄에 대한 공격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내용을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KTXㆍ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복직

사측과의 오랜 투쟁 끝에 복직의 꿈이 이뤄지지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7월 KTX 해고 승무원 180여 명의 복직에 합의한 데 이어, 9월에는 쌍용자동차가 9년 만에 해고 노동자 119명 복직 합의서에 서명했다. 노동계의 이 해묵은 현안 해결에는 종교계와 노동단체, 시민사회가 연대해 이룬 성과라는 의미도 남겼다.

 

세월호 목포 신항ㆍ안산 합동분향소 미사 마무리

한국 교회는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 미사를 끝으로 전국 교구 차원에서 봉헌해온 추모 미사와 기도를 모두 마무리했다. 교회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교구와 본당 차원에서 희생자 추모와 함께 유족의 아픔을 달래는 사랑의 여정에 줄곧 동참해왔다. 교회 공동체는 추모와 기억이 생명존중과 치유, 사랑으로 이어지길 기도했고, 고통이 치유될 때까지 해마다 참사 당일에는 미사와 기도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마음한몸운동 30주년 기념

지난 한 해는 한마음한몸운동이 시작된 지 꼭 30돌이 되는 해였다. 1989년 거행된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 1988년에 시작된 한마음한몸운동 30주년을 맞아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1년을 감사와 성찰의 해로 보냈다. 특히 본부 설립의 근본 정신, 곧 성체성사의 의미를 새기고, 물질적 나눔과 생명 나눔, 국제 협력, 자살 예방 등 사도직 전반을 점검하고, 삶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어떻게 체험하고 나눌지를 찾고 고민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서울시립은평의마을과 여성보호센터 수탁 종료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노숙인 생활시설인 서울특별시립은평의마을 3개 시설과 서울시립여성보호센터가 이달 말과 내년 1월 말로 가톨릭교회와의 아름다운 동행 38년과 10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렇지만 서울가톨릭노숙인복지협의회는 앞으로도 교구 내 14개에 이르는 노숙인 쉼터와 무료급식소를 중심으로 노숙인을 위한 사도직 전통을 계속 이어간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