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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특집기획
2019.09.2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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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계신 곳, 그 곳에 가고 싶다] 대구대교구 포항 흥해본당 새 성당


2017년 11월 15일 경상북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흥해 지역.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지진으로 땅도 건물도 갈라졌지만 대구대교구 포항 흥해본당(주임 이기환 신부) 공동체는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더욱 일치하며 갈라짐 없이 한마음으로 신앙을 가꾸어 가고 있다.

9월 28일 오전 10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과 루르드 성모당 축복식을 여는 흥해본당을 찾았다.



■ 갈림 없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다

"정말 성당 짓는 본당이 맞는지 생각할 정도로 조용한 가운데 새 성당 건축이 이뤄졌습니다. 신자들 간에 마음 상하는 일도, 여러 잡음도 없었습니다."

흥해본당 주임 이기환 신부는 성당 건립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성모님의 도우심 덕분이고,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신부가 2015년 본당에 부임할 당시 성당은 20여 년이 지난 조립식 건물이었고, 주변은 야산에다 '개발지역' 팻말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 이 신부는 본당을 성모님께 맡겨드리며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2016년 도시개발이 본격화하면서부터는 '본당 발전(성당 건립)과 본당 사제와 가정과 개인의 성화를 위한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꾸준히 바쳐왔다. 지금까지 무려 346만 단이 넘게 봉헌됐다. 또 모든 신자들이 새 성당 건립을 기원하며 신·구약 성경필사를 펼쳤다. 이렇듯 기도의 힘을 바탕으로 신자들은 한마음으로 일치할 수 있었고, 모든 신자들이 힘을 보탰다.

공동체는 기도와 더불어 성당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일에도 발 벗고 나섰다. 개인의 봉헌은 물론이고 모금위원회를 중심으로 이 신부는 마흔 곳이 넘는 본당을 직접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했다. 이 신부는 찾아가는 본당마다 리코더 연주를 선사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신부를 비롯한 신자들의 기도와 헌신이 지금의 성당을 만드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

이재복(대건 안드레아) 본당 총회장은 "사실 기존 성당은 인근 본당에서 철거한 자재들을 가져다 세운 조립식 건물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새 성당이 생겨 감개무량하다"면서 "신부님을 비롯해 함께 기도하고 노력한 모든 신자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 성모님 품처럼 포근한 성당

개발지역 안에서 흥해성당이 가장 먼저 들어서게 된 까닭에, 성당 주변은 아직 황량한 벌판이다. 그래서인지 우뚝 솟아있는 성당이 더욱 돋보인다. 여기에 '내민 벽돌' 기법을 적용한 외벽은 웅장함을 더해준다. 외관과는 달리 성당 안뜰로 들어서면 아늑한 느낌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치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포근함이다. 'ㄷ'자로 꺾인 형태의 성당 건물과 중정(中庭)을 사이에 두고 세운 성모당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오는 이들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듯하다.

이 신부는 "흥해본당 주보가 성모님이기에 새 성당을 성모성당으로 지었다"면서 "교구 성모당과 똑같은 모습의 성모당을 마련해 루르드의 성모님을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성모성당에 걸맞게 곳곳에 성모상이 있다. 성모당 동굴 안에는 루르드의 성모상이, 성당 뒷마당에는 옛 성당에 있던 성모상이, 성당 입구 벽면에는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성모님 부조 작품이, 대성전 뒤쪽에는 제단 위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는 성모상이 각각 모셔져 있다. 이러한 성모성당의 설계는 성전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우다 건축사사무소 김창수(라파엘) 소장이 맡았다. 또한 전체적인 조화와 통일감을 위해 성당의 모든 성물은 김경란(마리아·대전교구) 작가 한 사람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대성전은 전체적으로 흰색 톤으로 꾸미고, 천창(天窓)을 통해 자연광이 아래로 비치도록 설계해 밝은 가운데서도 기도하는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성전 건축위원장을 맡은 김수관(요셉)씨는 "성당 자체는 크지 않지만 밝으면서도 경건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신자들 편의를 위한 부대시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며 각종 모임방과 휴게공간을 비롯한 편의시설을 잘 갖췄다고 말했다.

특별히 신경 쓴 곳 중의 하나는 바로 고해소. 고해사제와 신자 모두가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도록 안락하게 만들었고, 내부는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고해소 맞은편에는 감실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성체조배하며 기도에 침잠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길을 끈다. 감실 아래에는 대구 관덕정순교기념관에 있던 김대건 성인 유해를 모셨다.




■ 다시 새롭게! 성모 순례지를 꿈꾸며

준공허가가 난 다음인 지난 9월 1일 옛 성당에서 마지막 주일미사가 봉헌됐다. 이 신부는 이날 신자들과 함께 새로운 공동체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지난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이곳에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겪으며 하느님 은혜에 감사드리며 살았습니다. 이제 새로운 성당으로 가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합니다. 좋지 않은 것들은 이 자리에 묻어두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 신부 말대로 신자들은 새 성당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중이다. 홍보위원장 김덕현(시몬)씨는 "기공식부터 한 층 한 층 공사가 진행될 때마다 신자들과 함께하며 크게 감격했다"면서 "지금도 계속 기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도움에 기도로 보답하며 아름다운 주님의 집에서 기쁘게 신앙생활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본당은 이곳이 성모 순례지로 선포되기를 염원하며 기도의 힘을 모으고 있다. 이 신부는 "루르드의 성모님은 치유의 성모님이시기에 상처 받은 이곳에 위로와 치유를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곳이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대리구 신자들, 나아가 지역민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당은 오는 10월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매주 화~금요일 성모당에서 촛불 묵주기도와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이 신부는 "이곳에서 루르드의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며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길 바란다"면서 "많은 이들이 루르드의 성모 마리아 흥해성당으로 순례 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의 054-262-2258 흥해성당 사무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