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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활/문화/ > 일반기사
2019.10.1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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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 의미 되새기고 기적의 은총 체험하자

기도하기 좋은 묵주기도 성월이다. 묵주기도 성월에 읽으면 더 좋은 책 두 권을 소개한다. 치유의 기적을 기다리며 기도하는 이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이다.





기적은 존재한다 / 베르나데트 모리오 지음 / 조연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1만 3800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전쟁을 겪고 간호사를 꿈꿨다. 프랑스의 예수 성심 프란치스코 수녀회에 입회해 병원에서 일했다. 그런데 20대에 등에서 시작된 통증이 목과 허리, 발까지 퍼져 갔다. 네 차례나 이어진 수술, 목부터 허리까지 차야 하는 의료용 보조기, 신경 자극기, 진통제 등 고통을 경감시키는 모든 기계와 약을 달고 살았다. 더이상 환자들을 간호하지 못하고 스스로 환자가 되어 버린 채, 척추와 좌골 신경에서 느껴지는 통증의 폭력에 시달렸다. 수녀라고 해서 투병생활이 가볍지 않았다. 네 명의 동생이 세상을 떠나는 고통이 더해진다.

40년간 정신ㆍ육체적 고통에 매달렸던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가 루르드에 다녀온 후 기적적으로 치유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불치 판정까지 받았던 수녀가 루르드의 성모 발현 150주년 기념으로 휠체어를 타고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이후 성체 조배를 하며 단 한 순간에 고통이 사라졌고, 바로 걸었다.

해마다 루르드에는 평균 100여 건의 치유 서류가 접수된다. 이중 채택되는 서류는 30여 건이다. 이 가운데 기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단 몇 건에 불과하다. 루르드 의료국이 세워진 이후 지금까지 135년 동안 설명되지 않는 치유 건으로 접수된 서류는 7400여 건이다. 베르나데트 모리오 수녀는 70번째 기적으로 인정받았다.

모리오 수녀는 자신이 은총을 받아 치유된 것은 무슨 자격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치유는 하느님이 무상으로 베풀어주셨으며, 그분의 무한한 관대함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다. "나는 절대로 나를 치유해 달라고 기도한 적이 없었다. 나를 하느님께 봉헌했고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 내 병, 악화되는 병세를 나를 기다리는 하느님이 주셨다고 여기며 살았다.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분과 다른 이를 위한 희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190쪽)

모리오 수녀는 자신의 병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하느님이 이 길로 데리고 오셨다고 확신했고, 그가 환자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환자가 되게 하셨다고 털어놨다. 많은 사람은 수녀의 치유 기적을 보며 말했다. "수녀님은 치유될 만한 자격이 있었을 거야." "수녀님이 희생의 삶을 살아온 승리의 결과야."

그러나 모리오 수녀는 이 말은 곧, 병에 걸린 사람들은 다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심각한 오류라고 지적한다. 하느님은 우리의 희생을 먹고 살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치유는 그저 무상으로 베풀어진 은총이었다.





묵주기도 학교 / 박상운 지음 / 가톨릭출판사 / 1만 2800원


전주교구 박상운 신부가 묵주기도에 대한 교과서를 펴내는 마음으로 썼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신앙 지식, 묵주기도를 부제로, 묵주기도의 의미와 역사, 구성, 기도문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지금까지 묵주기도와 관련된 책은 묵상서가 많았다. 묵주기도를 바치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묵주기도의 유래와 발전 역사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묵주기도의 의미와 역사를 짚었다. 도미니코 성인과 알라노 복자가 발전시킨 묵주기도의 방법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2장에서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추가된 빛의 신비를 안내한다. 3장에서는 총 7가지로 이뤄진 묵주기도 기도문을 알아봤다.

박 신부는 머리말에서 "우리는 삶 안에서 나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많은 어려움을 맞닥뜨리곤 한다"며 "그런 때일수록 묵주기도를 정성되이 바치며 예수님과 성모님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성모님을 통하여 예수님께 가는 가장 확실한 구원의 기도가 묵주기도임을 강조한다.

저자 박 신부는 여산성지 성당 주임으로 사목하며, 전주 푸른군대 담당을 맡고 있다. 2017년부터 월간 「레지오 마리애」에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연재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